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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에는 완벽했는데…클린스만호 빛과 그림자 모두 보여준 콜롬비아전 [ST스페셜]
작성 : 2023년 03월 25일(토) 07:00

콜롬비아전이 끝나고 클린스만 감독과 한국 선수들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사진=팽현준 기자

[울산=스포츠투데이 이한주 기자] 클린스만호의 명과 암을 모두 볼 수 있었던 콜롬비아전이었다.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24일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열린 콜롬비아와의 친선경기에서 2-2로 비겼다.

이로써 한국은 지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이후 첫 A매치이자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전 감독의 후임인 클린스만 감독의 한국 사령탑 데뷔전을 무승부라는 다소 아쉬운 결과로 마감해야 했다.

희망과 아쉬움을 모두 남긴 한 판이었다. 전반전에 한국은 '역대급'이라고 할 정도로 최고의 경기력을 뽐냈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날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을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는 '프리롤'로 배치했는데 이 점이 적중했다.

위치 제한이 없어진 손흥민은 측면에 위치한 정우영(SC 프라이부르크)과 지속적으로 위치를 바꿔가며 콜롬비아 수비진을 위협했다. 반대쪽 측면에 있던 이재성(FSV 마인츠 05)과 최전방에 포진한 조규성(전북현대)도 적극적으로 둘을 받쳤고, 여기에 강력한 전방 압박까지 더해지며 초반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었다.

이에 힘입은 한국은 전반에만 두 골을 뽑아냈다. 전반 10분 강한 전방 압박으로 공을 탈취한 손흥민이 상대 골키퍼가 자리를 비운 틈을 타 환상적인 감아차기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기세가 오른 손흥민은 전반 45분에는 페널티박스 앞에서 본인이 얻어 낸 프리킥을 직접 마무리하며 2-0으로 격차를 벌렸다.

손흥민이 콜롬비아전에서 선제골을 넣고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 사진=팽현준 기자


하지만 후반 들어 한국의 경기력은 눈에 띄게 하락했다. 수비진이 잠시 집중력을 잃은 것이 원인이었다. 후반 1분 다니엘 무뇨스가 왼쪽 측면을 파고든 뒤 하메스 로드리게스에게 볼을 건넸다. 로드리게스는 실수 없이 이를 득점으로 연결했다. 후반 5분에는 또다시 왼쪽 측면을 돌파한 무뇨스의 패스를 받은 호르헤 카라스칼이 깔끔한 슈팅으로 한국의 골망을 흔들며 경기는 순식간에 원점이 됐다.

날카로워진 콜롬비아의 공세에 한국 수비진은 막기에 급급했다. 콜롬비아는 특히 전반 23분 부상으로 빠진 김진수(전북현대)를 대신해 들어온 이기제(수원삼성)가 있는 왼쪽을 집중 공략했다. 콜롬비아의 빠른 스피드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던 이기제는 뒷공간 돌파와 크로스를 연이어 허용했다.

수비가 흔들리자 공격도 무뎌졌다. 오현규(셀틱FC)와 이강인(RCD 마요르카) 등 교체 투입된 자원들이 부지런하게 움직였고 황인범(올림피아코스FC)도 중원에서 몇 차례 위협적인 침투 패스를 뿌렸지만 결정적인 한 방이 부족했다. 전체적인 움직임은 물론 세밀함도 떨어졌다.

결국 콜롬비아전에서 무승부라는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게 된 한국.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이 부임한 후 이제 첫 경기를 치른 만큼 벌써부터 낙담하기에는 이르다. 이날 보여준 강점들은 더욱 발전시키고 아쉬웠던 부분들을 보완해 다음 경기에 나서면 된다.

콜롬비아전이 끝나고 클린스만 감독은 "(후반 5분 만에) 2골은 허용한 것은 아쉽지만, 나머지 85분 정도는 좋은 경기를 했다"면서 "이런 경기로 배워나가며 선수들을 계속 파악해 더 좋은 경기를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앞으로의 선전을 약속했다.

이날 풀타임 소화는 물론, 멀티골까지 기록하며 한국의 공격을 이끈 '캡틴' 손흥민도 "(콜롬비아전은) 100점 만점에 70점이다. 개선할 부분이 분명히 나왔다"면서 "다음 경기에서는 팬들에게 더 좋은 선물을 드릴 수 있다면 좋겠다"고 다짐했다.

과연 사령탑과 캡틴의 포부처럼 한국이 다음 경기에서는 강점을 극대화하고, 약점을 보완해 더 나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까. 많은 축구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 오는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우루과이와 평가전을 가진다.

클린스만 감독 / 사진=팽현준 기자


[스포츠투데이 이한주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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