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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령탑의 믿음에 응답한 무라카미 "더 발전할 것"
작성 : 2023년 03월 22일(수) 14:08

무라카미 무네타카 / 사진=Gettyimages 제공

[스포츠투데이 이한주 기자] "(대회가) 끝나고 나니 기쁘기도 하지만 아쉬움도 있다. 스스로 더 발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일본의 우승에 기여한 무라카미 무네타카(23)가 소감을 전했다.

일본은 22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 파크에서 열린 2023 WBC 미국과의 결승전에서 3-2로 짜릿한 한 점차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일본은 WBC 우승컵과 마주하게 됐다. 일본의 WBC 우승은 지난 2009년 대회 이후 14년 만이자 통산 세 번째(2006, 2009, 2022)다.

일본의 이번 우승은 여러 선수들의 활약이 모아진 결과물이었다. 그중 가장 빼어난 모습을 선보인 선수는 대회 MVP로 선정된 오타니 쇼헤이였지만, 무라카미의 공도 결코 빼놓을 수 없다.

무라카미는 지난해 일본프로야구를 지배한 타자였다. 그는 2022시즌 야쿠르트 스왈로스 유니폼을 입고 56개의 아치를 그리며 오사다하루(왕정치) 소프트뱅크 호크스 구단 회장이 1964년 작성한 일본인 단일 시즌 최다 홈런 기록(55홈런)을 58년 만에 경신했다.

아울러 무라카미는 센트럴리그 타율(0.318), 홈런(56개), 타점(134타점)에서도 모두 1위에 오르며 역대 일본프로야구 최연소 트리플크라운 및 센트럴리그 MVP 타이틀도 손에 넣었다. 무라카미는 이러한 활약을 바탕으로 이번 대회 일본 대표팀에서도 4번 타자의 중책을 맡게 됐다.

그러나 정작 대회가 시작하자 무라카미는 깊은 부진에 빠졌다. 1라운드에서 타율 0.182(11타수 2안타)로 침묵한 것. 타순도 토너먼트부터는 5번으로 밀려나며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하지만 일본 구리야마 히데키 감독은 많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그를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하지 않았다. 그리고 무라카미는 이러한 사령탑의 믿음에 보답이라도 하듯 이탈리아와의 8강전(일본 9-3 승)부터 조금씩 살아나기 시작했다. 3타수 2안타 1볼넷 1타점 3득점으로 반등의 계기를 마련한 것. 이후 멕시코와의 4강전에서는 일본이 4-5로 뒤진 9회말 무사 1, 2루에서 극적인 역전 끝내기 2루타를 때려내며 일본의 결승행을 이끌었다.

미국과의 결승전에서도 무라카미의 방망이는 매섭게 돌아갔다. 일본이 2회초 트레이 터너에게 좌월 솔로포를 내주며 0-1로 뒤진 2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상대 선발투수 메릴 켈리의 초구를 받아 쳐 동점 우월 솔로포를 작렬시켰다. 무라카미가 이번 대회에서 터뜨린 첫 홈런이었다.

이는 분위기를 일본으로 완벽히 가져온 한 방이었다. 이후 흐름을 탄 일본은 2회말 1사 만루에서 나온 라스 눗바의 땅볼 타점과 4회말 오카모토 카즈마의 솔로포, 오타니의 세이브 등을 묶어 3-2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일본의 우승이 확정된 후 끝내 눈가가 촉촉해진 모습으로 방송 인터뷰에 나선 무라카미는 "1점 뒤진 상황에서 뭔가 추격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홈런 한 방으로 따라잡을 수 있어 너무 다행"이라며 "끝나고 나니 기쁘기도 하지만 아쉬움도 있다. 스스로 더 발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한편 일본매체 스포니치 아넥스도 "무라카미는 미국과의 결승전에서 대회 첫 홈런을 터뜨리는 등 빛나는 활약을 했다. 경기 흐름을 단숨에 바꿔놓았다"고 그의 공을 인정했다.

[스포츠투데이 이한주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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