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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부터 다른 '웅남이', 코믹과 누아르의 앙상블 [무비뷰]
작성 : 2023년 03월 20일(월) 13:41

웅남이 / 사진=영화 포스터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코미디가 주는 유쾌함과 주연 배우 본연이 주는 누아르적인 모습을 자연스럽게 녹여냈다. 신비로운 BGM도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살렸다. 박성광의 연출 고민이 엿보이는 '웅남이'다.

영화 '웅남이'(감독 박성광·제작 영화사 김치) 인간을 초월하는 짐승 같은 능력으로 국제 범죄 조직에 맞서는 웅남이(박성웅)의 좌충우돌 코미디를 그린 작품이다.

영화는 두 마리의 곰이 숲 속을 뛰노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반달곰을 프로젝트를 연구하던 나복천(오달수) 박사는 갑작스럽게 곰이 사라지자 당황한다.

아내 장경숙(염혜란)과 곰을 찾아 나선 나복천은 동굴 속에서 마늘과 쑥을 먹고 사람이 된 웅남이를 발견한다. 아이가 없던 부부에게 그렇게 웅남이는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된다. 웅남이는 부모의 사랑을 받고 친구 조말봉(이이경)과 어울리며 평범한 20대로 자란다.

타고난 힘과 후각, 청력으로 에이스 경찰이 되기도 했지만 현재는 백수신세다. 웅남이는 마을 주민들에게 어려움이 닥칠 때마다 충돌해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웅남이의 쌍둥이 형제 웅북이(박성웅)도 사람이 됐지만, 마약 밀매 조직의 1인자 이정식(최민수)에게 발견돼 다른 인생을 살게 된다. 형사들은 2인자 킬러로 자란 웅북이(박성웅)를 잡아 조직을 일망타진할 계획을 세운다. 웅남이는 형사들의 위장 작전에 투입돼 웅북이 행세를 하게 된다. 웅남이는 작전을 성공할 수 있을까. 또 웅북이와 형제 상봉을 이뤄낼 수 있을까.


'웅남이'는 개그맨 박성광의 첫 번째 상업영화이자 장편작이다. 단군 신화를 차용한 김황도 작가의 원안을 각색해 재탄생했다. 장고의 끝에 대본을 수정하고 또 수정했다는 박성광의 말처럼 영화는 사운드부터 이야기의 개연성 등 연출 완성도를 높이려는 노력이 곳곳에 보였다.

우선 '개그콘서트' 출신의 영화 감독인 만큼 콩트 요소도 곳곳에 등장한다. 반복되는 상황이 주는 웃음부터 고전적인 개그, 익살스러운 몸짓, 예상치 못한 개그맨과 배우의 특별출연은 웃음을 터져 나오게 한다. 웅남이의 코믹함은 또 어떤가. 물속에서 맨 입으로 물고기를 낚아채거나, 힘 조절이 안돼 조말봉을 가뿐히 날려버리는 장면, 잠들지 않기 위해 물싸대기를 맞는 등 순수하고 착한 웅남이의 모습은 웃음을 유발한다.

웅남이와 웅북이로 1인 2역을 소화한 배우 박성웅표 곰 연기도 압권이다. "곰 영상을 보고 연구를 많이 했다"는 박성웅의 망가짐은 적재적소였다. 킁킁거리며 얼굴표정을 한껏 찡그리는데도 부담스럽지 않다. 실제 본인의 특기를 살린 '귀 움직이기'도 웅남이의 특징으로 살렸다. 뛸 때도, 밥을 먹을 때도 '곰처럼' 행동하며 캐릭터에 녹아들었다.

웅남이 스틸컷 / 사진=CJ CGV


기본적으로 코미디를 표방하지만 그렇다고 단순한 코미디물이 아니었다. 웃음이라는 건 주관적인 영역이라 대놓고 웃기려고만 했다면 오히려 거부감이 드는 경우가 많다. 박성광은 초반 유쾌한 웅남이의 이야기로 관객을 끌어들이고, 중반부부터는 냉렬한 웅북이의 이야기로 호흡을 조절한다. 여기서 범죄조직을 쫓는 형사들을 가미해 개연성을 놓치지 않았다. 후반부로 달려갈수록 코미디와 누아르 설정이 조화를 이루며 감동까지 안긴다. 영화 마지막, 곰이었던 웅남이와 웅북이가 숲 속을 뛰노는 장면이 나올 때 괜시리 울컥하는 이유다.

또한 '웅남이'의 BGM도 인상적이다. 마치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을 떠올리게 하는 신비한 사운드는 설화를 모티브로 한 '웅남이'만의 분위기를 배가시킨다. 초반 등장하는 애니메이션도 같은 맥락에서 시선을 사로잡는다.

'웅남이'는 개그맨 겸 감독 박성광의 장점을 잘 살린 영화다. 맛깔난 대사와 예기치 못한 상황이 주는 웃음은 박성광의 고뇌마저 느끼게 한다. 여기에 박성웅, 최민수, 이이경, 염혜란 등 연기파 배우들이 이야기에 설득력을 높임으로써 부족한 부분을 채웠다. 관객들에게 거부감 없는 편안한 시간을 선사할 '웅남이'는 22일 개봉한다.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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