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투데이 이한주 기자] KIA 타이거즈 신인 투수 윤영철이 시범경기 첫 등판을 가진 소감을 전했다.
윤영철은 16일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 시범경기에 선발등판해 60개의 볼을 뿌리며 4이닝을 2피안타 1사사구 7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충암고 출신 윤영철은 많은 기대를 받아 온 좌완투수다. '완성형 투수'라는 평가를 들어온 그는 지난해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KIA의 지명을 받았다. 그리고 이날 처음으로 공식전 마운드에 선 윤영철은 쾌투하며 자신의 진가를 마음껏 보여줬다.
1회말은 다소 불안했다. 김혜성과 이형종을 각각 2루수 땅볼,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이정후와 에디슨 러셀에게 안타와 볼넷을 내줬고, 이정후에게는 3루도루까지 헌납하며 2사 1, 3루에 몰린 것. 그러나 흔들리지 않았다. 후속타자 박주홍을 4구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잠재우며 실점을 막았다.
2회말 임지열(삼진), 임병욱(삼진), 김재현(좌익수 플라이)을 차례로 잡아내며 안정감을 찾은 윤영철은 3회말에도 호투를 이어갔다. 김휘집과 김혜성을 상대로 연속 삼진을 뽑아냈다. 이어 이형종에게는 좌전 안타를 맞았지만, 이정후를 유격수 땅볼로 이끌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이후 4회말에도 마운드에 오른 윤영철은 러셀과 박주홍, 임지열을 각각 포수 땅볼과 1루수 땅볼, 삼진으로 처리하며 이날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경기 후 윤영철은 구단을 통해 "공식 경기 첫 등판이라 설레기도 하면서 긴장감도 들었다. 첫 이닝 때는 몸이 약간 떠있는 느낌이었지만 두 번째 이닝부터 차분하게 내 공을 던질 수 있었다. 팬 분들의 응원이 있어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빠른 템포와 포수가 리드하는 쪽으로 투구 하려고 계획했는데 그 부분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삼진을 잡겠다는 생각은 전혀 없었고 (포수) 주효상 선배가 리드하는대로 공을 던졌는데 생각보다 삼진이 많이 나왔다"며 "오늘 아쉬웠던 점은 주자를 지나치게 의식했던 거 같다. 다음경기에는 주자보다 타자에 더욱 집중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달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에서 치러진 대한민국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국가대표팀과의 평가전에서 이정후를 상대한 바 있는 윤영철(당시 2이닝 2실점)은 이날 또 이정후와 재회했다. 첫 타석에서 깔끔하게 우중간에 떨어지는 안타를 맞은 윤영철은 두 번째 타석에서는 유격수 땅볼을 이끌어내며 설욕했다.
윤영철은 "대표팀과의 연습경기 이후 다시 이정후 선배를 만났는데 첫 타석부터 공격적으로 배트가 나와서 솔직히 당황했지만 두 번째 타석에서는 땅볼 아웃을 잡아내 기분이 좋았다"고 미소를 지었다.
마지막으로 윤영철은 "남은 기간 부상없이 개막전 엔트리에 들어갈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윤영철의 호투에도 KIA는 이날 키움에 2-3으로 무릎을 꿇었다. 이로써 2연승이 중단된 KIA는 시범경기 전적 2승 2패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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