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방송인 박수홍이 친형 부부를 믿고 재산 관리를 맡겨왔기획사 자금 등 수십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친형 진홍씨를 강력하게 처벌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15일 오후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횡령)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수홍의 친형 박 모씨와 배우자 이 모씨에 대한 4차 공판을 열었다.
친형 부부는 10년간 연예기획사 두 곳을 운영하며 62억 원에 달하는 박수홍의 출연료 등을 횡령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이날 재판에는 박수홍이 증인으로 참석했다. 그는 공판 전, 취재진 앞에 선 뒤 "다른 모든 분들이 그렇듯 가족들을 사랑하고 (그들이) 행복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평생을 부양했다. 하지만 청춘 바쳐 열심히 일했던 많은 것을 빼앗겼다. 바로잡으려 노력했지만 그렇게 되지 않아 이 자리에 섰다"며 "저와 같이 가까운 이들에게 믿음을 주고 선의를 베풀었다가 피해자가 된 많은 분들께 희망이 될 수 있는 재판 결과 나올 수 있도록 증언 잘하고 오겠다"고 말했다.
재판이 시작되고 박수홍은 "많은 세월 동안 제 자산을 지켜준다는 말을 믿었다"면서 "피고인은 제가 법인 운영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는 걸 안다. '수홍이는 모른다'는 대화를 나눈 내용을 세무사가 증거로 제출한 걸로 안다"고 했다.
또 그는 법인카드와 상품권 구매 내역에 대해 "회사 법인카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형수다. 법인 운영을 저들이 했으니까 카드를 몇 장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제가 백화점에 (상품권을 구매하러) 간 적 없다. 지인들에게도 물어봤지만 상품권을 받았다는 사람이 없었다"고 말했다.
상가 매입 역시 "법인의 횡령금"이라며 "법인 자금이 개인 부동산에 쓰였다는 걸 이번 사건이 불거진 뒤 알았다"고 밝혔다.
박수홍은 "정작 저는 30년 간 일했지만 통장에 3380만 원 남아 있더라. (세입자에게) 전세 보증금 낼 돈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생명보험을 해지해 지불하기도 했다"면서 "ATM 기계도 사용할 줄 모른다. 정말 믿었다. 통장을 보려고 하면 화를 냈다"고 증언했다.
그는 '처벌을 희망하느냐'는 질문에 "처벌을 강력히 원한다"며 "이 사건을 알게 된 후에도 피고인들이 가족이었기에 마지막까지 '원만히 나타나서 해결하자'고 했는데 1년 반 동안 변명을 대며 나타나지 않았다. 끝까지 숨기려고만 노력했다. 전화를 수없이 해도 받지 않았다. 정말 기가 막히고 받아들일 수 없어 절벽의 문턱에 서서 '내가 죽어야 하나'하면서도 사랑하는 가족이라고 생각했다. 괴로움과 지옥 속에서 살았다"고 분노했다.
그는 또 "이 횡령 혐의 본질과 상관없는 사람들까지 인격 살인을 했다. 그 예로 형수는 가장 친한 20년지기 친구인 이모 씨를 통해 각 커뮤니티에 나와 내 곁에 있는 사람들, 심지어 고양이에 대해서 말도 안 되는 비방을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다만 박수홍은 재판 말미, 재판부에 "증인이 처음이다. 흥분한 모습을 보여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박수홍은 4월 19일 열리는 5차 공판에 한 차례 더 출석해 증언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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