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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시혁, 'SM 인수전' 직접 입 열었다 "하이브스러움 지킬 것" [ST이슈]
작성 : 2023년 03월 15일(수) 16:42

방시혁 / 사진=하이브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인수와 관련해 입을 열었다.

방시혁 의장은 1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개최된 관훈포럼에 참석했다.

이날 SM 인수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고, 방 의장은 관련된 입장을 직접 밝혔다.

앞서 하이브는 카카오와 치열한 SM 인수전을 펼쳤다. 하이브가 SM 창업자인 이수만 대주주가 보유한 지분 14.8%(352만3420주)를 4228억 원에 매입하며 SM 최대주주가 됐고, 더하여 주당 12만 원의 공개매수에 나서며 총 15.8%의 지분을 획득했다.

이에 카카오는 주당 15만 원으로 공개매수에 나서며 반격했고, 이처럼 양측의 SM 지분 인수전이 격화되면서 대규모 자금 출혈이 불가피한 까닭에 일각에서는 '승자의 저주' 우려까지 내놨다.

결국 하이브는 12일, SM 경영권 인수 절차를 중단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하이브는 "카카오와 경쟁 구도로 인해 시장이 과열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고 판단했고, 이는 하이브의 주주가치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의사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날 방 의장은 2019년부터 SM 인수를 검토했다고 털어놨다. 두 번 오퍼를 넣었으나 다 거절 당했다고. 그는 "내부에서도 찬반이 갈렸다. 찬성은 글로벌 성장 동력을 위해 K팝 덩치를 키워야 한다는 의견이었고, 반대는 그 비용을 다른 분야에 쓰는 게 맞지 않겠느냐는 의견이었다. 작년 중순 이후 또 좋은 기회가 있었는데 그땐 SM이 지금 하이브에게 필요한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운을 뗐다.

그러나 최근 SM 경영권 분쟁 상황이 발발, 이수만 전 총괄이 하이브에 손을 내밀며 인수에 다시 불이 붙었다. 방 의장은 "이수만 씨한테 갑작스럽게 연락이 왔다. 그때 내부에서 짧게 토론했는데 과거에 인수를 반대했던 요인이 많이 사라졌다고 판단했다. 이수만 씨 지분을 평화롭게 인수할 수 있다고 봤다"고 전했다.

하지만 뜻밖에 SM 인수전은 과열 양상을 띄며 치열하게 흘러갔다. 방 의장에게도 예상 밖의 일이었다. 그는 "하이브는 오랜 시간 SM에 대해 생각을 해왔기 때문에 명확한 가치를 알고 있었다. 어느 순간 인수비용이 그 가치를 넘어섰다고 생각이 드는 순간 이걸 인수하는 게 맞는지 치열한 논의가 있었다. '하이브스러운'지에 대한 고민이 깊었다. 하이브의 주주가치를 훼손하고 시장 질서를 교란하면서까지 들어갈 순 없다고 생각했다"며 "일선 직원들이 느낀 감정노동이 심각하다고 들었다. 그때 이건 하이브스럽지 않다고 생각했다. 글로벌 기업이자 혁신 기업으로서 합리적인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하이브스러움에 대해 방 의장은 "음악을 믿고 그 음악을 통해 세상에 좋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공감대가 있다. 그런 믿음을 갖게 하려면 행동이 수반돼야 한다. 옳은 선택, 구성원이 부끄럽지 않은 선택, 투명하고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게 하이브스러움"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번 결과를 두고 카카오의 일방적인 승리가 아니냐는 시각을 내놓기도 했다. 이 질문에 방 의장은 먼저 지난 주말에 있었던 가수 보아의 데뷔 20주년 콘서트를 언급했다. 이어 그는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어떤 기여를 했건 이 산업의 중심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온 건 아티스트라는 걸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사람들이 인수전을 전쟁으로 보고 말초적으로 중계하는 순간에도 아티스트는 자기 할 일을 했고, 팬들은 그들을 응원했다. 나 역시 인수전을 전쟁이라고 바라본 적이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아티스트와 팬들의 행복을 위해 시작한 인수전이었는데, 이렇게까지 그들이 아파하는 게 맞는지 고민이 들었다. K팝과 아티스트, 팬들을 배려하지 못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 자리를 통해 그분들에게 사과드리고 싶다"면서 "인수를 승패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데 동의하기 어렵다. 오기로 누군가를 이기겠다는 마음가짐보다는 궁극적으로는 주주가치를 훼손하지 않는지 상장사로서 고민하는 게 우선이라고 본다"고 했다.

특히 방 의장은 이번 SM 인수전 결과, 카카오와 플랫폼 사업 협업을 이끌어냈다는 점에 큰 만족감을 보였다. 그는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 줄임말)'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이번 인수에서 후퇴하면서 하이브의 미래에서 가장 중요한 축인 플랫폼에 관해 카카오와 합의를 끌어내 개인적으로는 아주 만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센 척하려는 게 아니다. 실무들은 상당히 고생했지만, 난 인수 과정에서 감정적으로 소모되는 기분을 못 느꼈다. 합의서에 도장을 찍은 날부터 현실로 돌아와서 다시 일하고 곡을 썼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방 의장은 카카오와 구체적인 협력 방안에 대해서는 "아직 공개할 수 없는 단계"라고 못 박았다.

SM 인수 포기에 대한 이수만의 반응도 전했다. 방 의장은 "(카카오와의) 합의 중간에 이수만 씨에게 말할 수 없었던 건 사실이다. 끝나고 소상하게 설명해 드렸다. 특별하게 감정을 드러내진 않았다. '이길 수 있는데 왜 그만하지?'라고 말한 게 전부"라며 "한참 후배 앞에서 실망스러운 기색을 드러내시진 않았을 것 같다"고 답했다.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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