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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없다"던 안길호 PD, 학폭 인정으로 얼룩진 '더 글로리' [ST이슈]
작성 : 2023년 03월 13일(월) 18:30

더 글로리 안길호 PD / 사진=DB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학교 폭력 피해자의 이야기를 다룬 '더 글로리' 연출자 안길호 PD가 학창 시절 학폭 가해자로 지목됐다. "기억에 없다"던 첫 입장과 달리 결국 그는 폭력 사실을 인정, 고개를 숙였다.

지난 12일 안길호 PD의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지평 김문희 변호사는 공식입장을 통해 "안길호 감독은 96년 필리핀 유학 당시 교제를 시작한 여자친구가 있었는데, 여자친구가 본인으로 인해 학교에서 놀림거리가 되었다는 얘기를 듣고 순간적으로 감정이 격해져 타인에게 지우지 못할 상처를 줬다"고 밝혔다.

이날 안길호 법률대리인은 "이 일을 통해 상처를 받으신 분들께 마음속 깊이 용서를 구한다"며 "기회가 주어진다면 직접 뵙거나 유선을 통해서라도 사죄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전했다.

최근 한인커뮤니티 '헤이 코리안'에 안길호 PD의 학교 폭력 폭로글이 게재됐다. 작성자 A씨는 1996년 당시 필리핀 로컬 학교에 재학 중이던 안길호 PD의 여자친구 B씨를 놀렸다가 그에게 약 2시간가량 구타와 폭언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다만 폭로글이 게재된 직후 안길호 PD는 필리핀 유학에 대해선 인정하면서도, 폭력 의혹은 부인했다. 또한 안길호 PD는 "전혀 그런 일이 없다"며 "아무리 생각해도 누군가를 무리 지어 때린 기억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틀 만에 입장이 번복됐다. 안길호 PD는 법률대리인을 통해 "마음속 깊이 용서를 구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더 글로리 파트2 / 사진=넷플릭스 제공


문제는 안길호 PD의 학폭 논란이 공론화된 시점이 그의 연출작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 파트2 공개일과 겹쳤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파트1 공개 직후 세간에 큰 파장을 일으켰던 '더 글로리'는 파트2 공개 전부터 연일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연출을 맡은 PD의 학교 폭력 논란으로 온전히 작품만의 화제성이 아닌 구설수에 오른 것이다.

무엇보다 '더 글로리'는 유년 시절 폭력으로 영혼까지 부서진 한 여자가 온 생을 걸어 치밀하게 준비한 처절한 복수와 그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학교 폭력' 소재를 앞세운 '더 글로리'는 파트1 공개 이후 수많은 피해자들이 목소리를 내며 가해자들의 뒤늦은 처벌을 소원했다. 이를 통해 '더 글로리'가 학교 폭력 근절에 대한 목소리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문제는 그런 작품을 연출한 PD가 오히려 학교 폭력 가해자로 지목됐다는 점이다. 심지어 폭력 사실 일부를 인정하며 공식 사과까지 전했다. 파트2 공개로 흥행만을 앞둔 '더 글로리'에 뿌려진 재였다.

일각에선 '더 글로리'에 대한 불매 운동에 대한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학교 폭력'을 소재로 하는 작품을 가해자로 지목된 PD의 작품을 소비할 수 없다는 시선이다.

학폭 가해자들에게 통쾌한 복수의 카타르시스를 안겨줬던 '더 글로리'는 PD의 논란으로 온전히 흥행의 기쁨을 누리기 어려워졌다. '더 글로리'의 신기록과 영광들은 결국 연출자의 손에 의해 퇴색됐다.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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