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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야구 강국 이미지 무너져"…日매체의 뼈아픈 지적
작성 : 2023년 03월 11일(토) 10:35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 / 사진=Gettyimages 제공

[스포츠투데이 이한주 기자] "한국은 야구 강국이라는 이미지가 무너지고 있다"

한국 야구의 현 주소에 대해 일본매체가 날카로운 일침을 날렸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은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B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일본에 치욕스런 4-13 대패를 당했다. 9일 호주전(7-8)에 이어 이날도 무릎을 꿇은 한국은 이로써 2라운드(8강) 진출이 더욱 어려워지게 됐다.

말 그대로 '참패'였다. 한국은 이날 선발투수 김광현(2이닝 4실점)을 비롯해 원태인(2이닝 1실점)-곽빈(0.2이닝 1실점)-정철원(0.1이닝 1실점)-김윤식(0이닝 3실점)-김원중(0.1이닝 1실점)-정우영(0.2이닝 무실점)-구창모(0.1이닝 2실점)-이의리(0.1이닝 무실점)-박세웅(1.1이닝 무실점) 등 무려 10명의 투수를 마운드로 불러 올렸지만 일본 타선의 화력을 견뎌내지 못했다.

이에 일본매체 풀카운트는 11일 '한국은 왜 약해졌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한국 야구의 문제점을 분석했다.

이 매체는 "프로 선수들이 국제대회에 참가하게 된 이후 한일전에서는 2009 WBC 결승(한국 3-5 패)이나 2008 베이징올림픽 준결승(한국 6-2 승)처럼 늘 격전이 전개돼 왔다. 다만 이후 한국은 2013, 2017 WBC에서 모두 1라운드에 탈락하며 (당시 대회에서는) 한일전이 열리지도 않았다. 그리고 이번 경기도 큰 점수 차이가 나며 한국은 야구 강국이라는 이미지가 무너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풀카운트는 한국 야구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마운드를 주목했다. 이 매체는 "이번 한일전 투수 기용이 그 이유를 말해준다. 한국은 호주전에 패하면서 원래 불펜투수로 활용하려던 김광현을 선발로 내세웠다. 그는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하며 '일본 킬러'로 불렸던 과거도 있다. 이강철 감독은 (경기 전) '일본에는 잘 알려진 선수일지 모르겠지만 베테랑이 초반을 리드해줬으면 좋겠다'고 기용 의도를 밝혔다. 말하자면 달리 의지할 선수가 없어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감독의 기대대로 김광현은 1회와 2회를 깔끔히 막아내며 그 바람에 부응하는 듯 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3회 들어 급격한 제구 난조를 보이며 무너졌다.

풀카운트는 "이제 만 34세가 된 김광현은 초반 그 기대에 부응했다. 1회 곤도 겐스케와 오타니 쇼헤이를 연속 삼진으로 잡아내며 포효했다. 2회에도 3개의 아웃카운트를 모두 삼진으로 빼앗아내며 한국 응원단으로부터 열광적인 박수를 받았다"면서 "(그러나 김광현은) 3회 연속 볼넷과 라스 눗바, 곤도의 적시타로 실점했다. 투구수는 59구로 (김광현은) 투구 수 제한으로 마운드에서 내려올 수밖에 없었다. 한국은 10명의 투수를 쏟아 부었지만 일본 타선과 승부할 수 있었던 투수는 2회까지의 김광현뿐이었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 매체는 "한국의 젊은 투수 부족은 명단 발표 때부터 이야기가 나왔다. 과거 한국 야구의 이미지는 이승엽, 김태균 등 호쾌하게 배트를 휘두르는 타자와 투수들이 힘의 대결을 벌인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고교야구가 나무 배트를 사용하면서 승리를 원하는 팀들이 잔기술을 쓰는 것이 유행이 됐고 강타자가 사라지는 현상이 발생했다"며 "37세의 박병호가 홈런왕, 지난 시즌 은퇴한 40세의 이대호가 리그 타율 4위(타율 0.331), 101타점을 기록할 정도로 후배 세대들이 따라 잡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풀카운트는 또한 "기술도 파워도 있는 타자가 줄어들면서 그 영향이 투수에게도 미치고 있다. 지난 시즌 KBO리그에서 평균자책점 상위 10명 안에 든 한국인 투수는 2위 김광현을 포함해 3명 뿐(1위 안우진·2.11, 10위 소형준·3.05)이다. 나머지는 데이비드 뷰캐넌(삼성) 등 외국인 투수들이었다. KBO리그 각 구단은 선발로 쓸 수 있는 외국인 투수 영입에 혈안이 되어 있다. 그로 인해 자국 선수가 경험을 쌓을 기회가 줄어드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이 매체는 "이강철 감독에게 호주전 선발투수 발표가 늦은 이유를 묻자 그는 '우리에겐 훌륭한 투수가 없으니까'라며 웃었다. 이 말에 그의 진심이 담겨 있지 않았을까. 다르빗슈 유나 오타니가 (이강철 감독의) 머리에 떠올랐을 것이다. KBO리그에서 통산 152승을 기록한 언더스로 명투수였던 감독의 표정이 외로워 보였다"고 했다.

[스포츠투데이 이한주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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