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한주 기자] '도쿄 대첩'대신 '도쿄 참사'가 재현된 가운데 이를 지켜본 레전드 해설위원들도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은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조별리그 일본과의 2차전에서 4-13 대패를 당했다.
9일 호주에게 7-8로 충격패를 당했던 한국은 이로써 2연패에 빠지며 조 2위까지 할 수 있는 2라운드(8강) 진출이 더욱 어려워졌다.
말 그대로 완패였다. 한국은 이날 선발투수 김광현(2이닝 4실점)을 비롯해 원태인(2이닝 1실점)-곽빈(0.2이닝 1실점)-정철원(0.1이닝 1실점)-김윤식(0이닝 3실점)-김원중(0.1이닝 1실점)-정우영(0.2이닝 무실점)-구창모(0.1이닝 2실점)-이의리(0.1이닝 무실점)-박세웅(1.1이닝 무실점) 등 무려 10명의 투수가 총 출동했지만, 일본 타선의 공세를 견뎌내지 못했다.
이정후(4타수 2안타 1타점)를 비롯해 박건우(4타수 1안타 1홈런 1타점), 양의지(4타수 1안타 1홈런 2타점)는 타선에서 존재감을 드러냈지만, 대참사를 막기엔 힘이 모자랐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아시아인 통산 최다승 기록(124승)을 보유하고 있으며 일본프로야구, KBO리그를 모두 경험한 한국 야구의 레전드 박찬호 KBS 해설위원은 이 경기를 중계하며 "후배 투수들이 긍정적이고 편안한 루틴을 제대로 잡지 못했다. 승패에 너무 집착해 자신이 갖고 있는 좋은 직구를 제대로 못 던지는 모습도 봤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위원은 "타자들이 방망이를 계속 휘두르면서 공을 잘 칠때까지 적응하는 과정 속에 요리조리 피해가는 승부를 펼치면 되는데, 우리 투수들은 처음부터 피해가는 모습이었다. 각자의 공이 좋은데도 자신감이 없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면서 "호주전보다 참담하다. 너무 부끄럽고 아프다. 이게 한국 야구의 현실"이라고 탄식했다.
아쉬운 마음은 KBO리그 개인 통산 최다 안타(2504개) 기록을 보유 중인 박용택 해설위원도 마찬가지였다. 박 위원은 "초반은 정말 좋았다. 김광현이 역투했고, 3회 양의지의 투런 홈런과 이정후의 1타점 적시타로 먼저 3점을 앞서갔는데 그것을 지키지 못해 결국 9점 차가 났다"고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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