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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 10명 출격에도 13실점…적나라하게 드러난 韓 야구의 현실 [ST스페셜]
작성 : 2023년 03월 10일(금) 23:50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 / 사진=Gettyimages 제공

[스포츠투데이 이한주 기자] 인정하기는 싫지만, 이게 현실이다. 이강철호가 일본에 치욕스럽게 무릎을 꿇었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은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B조 조별리그 일본과의 2차전에서 4-13 대패를 당했다.

전날(9일) 1차전에서 호주에 7-8로 분패했던 한국은 이로써 2패를 떠안으며 조 2위에게까지 주어지는 2라운드(8강) 진출권 획득이 더욱 어려워졌다.

치욕스러운 이번 대패는 투수진의 부진이 주요 원인이었다. 한국은 이날 선발투수 김광현(2이닝 4실점)을 비롯해 원태인(2이닝 1실점)-곽빈(0.2이닝 1실점)-정철원(0.1이닝 1실점)-김윤식(0이닝 3실점)-김원중(0.1이닝 1실점)-정우영(0.2이닝 무실점)-구창모(0.1이닝 2실점)-이의리(0.1이닝 무실점)-박세웅(1.1이닝 무실점) 등 무려 10명의 투수가 총 출동했지만, 일본 타선의 화력을 견뎌내지 못했다.

특히 6회말은 그야말로 '악몽' 그 자체였다. 양의지의 투런포와 이정후의 1타점 적시타, 박건우의 솔로포 등을 앞세워 4-6으로 팽팽한 분위기를 이어가던 한국은 6회말에만 무려 5점을 헌납하며 단숨에 일본에 승기를 내줬다.

5회말 2사부터 등판한 정철원이 선두타자 나가노 타쿠무에게 우익수 방면 3루타를 맞은 것이 시작이었다. 이후 김윤식이 마운드에 올랐지만, 나카무라 유헤이와 라스 눗바에게 볼넷과 몸에 맞는 볼을 내준 데 이어 곤도 켄스케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했다.

다급해진 한국은 급히 투수를 김원중으로 교체했지만, 일본의 기세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오타니 쇼헤이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은 김원중은 무라카미 무네타카, 요시다 마사타카에게도 각각 우익수 방면 희생플라이, 1타점 적시타를 헌납했다.

좀처럼 아웃카운트가 쌓이지 않자 한국은 정우영을 마운드로 불러올렸지만, 이마저도 큰 효과가 없었다. 오카모토 가즈마에게 1타점 좌전 적시타를 맞았다. 이후 한국은 마키 슈고가 3루수 병살타로 물러날 때까지 너무나 큰 무력감을 느껴야 했다.

7회말에도 한국 투수진은 반등하지 못했다. 좌완투수 구창모가 마운드에 올랐지만, 나가노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다. 이어 나카무라는 좌익수 플라이로 잠재웠지만, 눗바에게도 안타를 허용하며 1사 2, 3루에 몰렸다.

좀처럼 불이 꺼질 기세를 보이지 않자 한국은 이의리를 등판시켰다. 그러나 이의리는 곤도에게 볼넷을 내준 데 이어 오타니 타석에서 폭투까지 범하며 추가 실점했다. 이후 오타니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무라카미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이의리는 요시다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며 치욕적인 콜드패에 1점 만을 남겨놨다. 다행히 뒤이어 등판한 박세웅이 오카모토를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그런 불상사는 벌어지지 않았지만, 이미 한국 야구는 자존심에 너무나 큰 상처를 입고 말았다.

연이틀 치욕적인 패배를 당한 한국 야구는 '우물 안 개구리'란 사실을 끝내 증명해냈다. 그중에서도 특히 마운드의 붕괴는 큰 충격을 안겼다. 박세웅을 제외하고는 나오는 투수들마다 깔끔히 맡은 이닝을 매조짓지 못했으며 사사구는 무려 9개를 남발했다. 어쩌다 볼이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가면 여지없이 날카롭게 돌아간 일본 선수들의 방망이에 맞아 나갔다.

이날 대패로 2연패에 빠지며 한국의 8강 진출 가능성은 더욱 묘연해졌다. 그러나 이것보다 더욱 뼈아픈 것은 고액 연봉을 받는 한국 투수들이 일본은 고사하고 더 이상 국제무대에서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스포츠투데이 이한주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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