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9개월의 공백기. 걸그룹 픽시가 칼을 갈았다. 멤버 린지를 새로 영입하고 유럽, 미국, 일본 등 전세계를 무대로 첫 투어를 다녀오며 값진 경험을 쌓은 픽시는 오랜만에 내는 신보 '초즌 카르마(CHOSEN KARMA)'로 대중에게 픽시란 이름 두 자를 각인시키겠다는 각오다.
10일 발매된 픽시(수아, 디아, 로라, 다정, 린지)의 네 번째 미니앨범 '초즌 카르마'는 이름처럼 운명을 주제로 한다. 디아는 "정해진 운명과 선택받은 운명에 대한 이야기로, 이전 세계관과 이어지는 마지막 앨범이다. 지난 앨범 '리본(REBORN)'이 에피소드 1, 이번이 에피소드 2다. 픽시가 다크씨티의 악에게 피할 수 없는 정해진 운명을 내리고, 우리는 선택받은 특별한 운명이다라는 걸 증명하는 앨범"이라고 설명했다.
멤버들은 운명을 믿는다고 했다. 다정은 "엄청 운명을 믿는다. 운명에 대한 환상도 많다. 저희 앨범이 운명에 관련된 것만 봐도 저는 운명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정해진 운명은 있지만 개척해나가는 게 운명이다. 운명이 정해졌다고 해서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소신을 전했다. 디아는 "운명은 만들어간다고 생각해서 운명을 만들어가는 게 운명"이라고 덧붙였다.
타이틀곡은 '카르마(KARMA)'다. 이 곡은 술래잡기를 하듯 악을 처단하는 내용을 담은 수록곡 '하이드 앤 씩(HIDE & SEEK)'과 악에게 운명에 동전을 던져 심판하는 '플립 어 코인(FLIP A COIN)', 두 곡을 합쳐서 만든 곡이다.
디아는 "이 두 곡이 다 이번 앨범에 수록돼 있다. 원래는 지금 이 타이틀곡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 곡이었다. 회사분들과 타이틀곡을 투표로 정하는 자리가 있었는데 그때 이 두 곡이 후보였다. 다 들어보시고 '이 곡과 이 곡을 섞으면 어떨까. 왠지 픽시의 색깔이 나타나면서 다른 느낌을 주면서 성장한 느낌이 나올 것 같다' 해서 합쳐봤더니 너무 좋았다. 그렇게 타이틀곡 '카르마'가 탄생했다"고 설명했다.
두 곡은 전혀 상반되는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다정은 "'하이드 앤 씩'이 악을 쫓으러 다니는 저희의 통통 튀고 펑키한 멜로디가 있다. '플립 어 코인'은 운명에 심판을 내리니까 어둡고 다크한 곡이다. 두 곡이 잘 섞여서 오묘한 연출을 잘 한 것 같다. 세계관과도 완벽하게 부합한다"고 자부했다.
수아 역시 "곡 분위기가 달라서 오히려 합치니까 픽시 색깔도 나타나면서 다른 느낌이 나는 것 같다. 그게 픽시만의 차별화된 지점"이라고 강조했다.
픽시는 곡에 킬링포인트가 많다며 활발한 챌린지를 기대했다. 수아는 "이번 앨범 키워드가 코인인데 동전 던져서 잡는 부분이 사비에 있다"고 했고, 로라는 "많은 아티스트와 챌린지를 찍어보는 게 저의 자그마한 목표다. 저는 박재범 선배님과 해보고 싶다. 저희가 '블루 체크(BLUE CHECK)' 챌린지를 했었다"고 웃었다.
린지는 "저는 개인적으로 (세븐틴 유닛) 부석순 선배님들과 하면 좋을 것 같다. '화이팅해야지' 그 곡으로 힘과 에너지를 많이 받았다. 부석순 선배님들 노래와 저희 노래 분위기가 되게 다르지 않나. 어떨지 궁금하고 기대된다"고 했다.
그동안 다크한 콘셉트로 강렬함을 보여왔던 픽시는 "이번엔 변화가 많다"며 팬들의 기대를 당부했다.
디아는 "곡이 트렌디하고 세련된 분위기가 많다. 성장하고 세련된 픽시의 걸크러시의 모습을 기대해주셨으면 좋겠다"면서 "외적인 변화도 많다. 수아는 은발, 로라는 빨간 머리로 포인트를 줬다. 저는 처음으로 앞머리를 붙여봤다"고 밝혔다.
이어 린지는 "타이틀 곡에 저희 이름이 다 들어가 있다. 제 이름이 들어간 부분을 꼭 팬분들이 주의 깊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했고, 수아는 "숨겨진 재밌는 포인트가 많다. 코인이 키워드라서 앨범 안에 복권처럼 코인으로 긁으면 멘트가 나오는 것도 있다"고 귀띔했다.
2021년 2월 24일 데뷔한 픽시는 최근 2주년을 맞았다. 다정은 "회사 분들과 같이 축하하고 멤버들끼리 '우리 2주년이다' 하면서 얘기를 많이 했다"고 했고, 로라는 "팬분들에게는 사진을 찍으러 가서 사진 찍고 손편지도 썼다"고 회상했다.
특히 수아는 데뷔일이 생일이다. 수아는 "회사 분들은 '너의 생일에 큰 선물을 준 거야' 말씀하신다. 저는 그래서 2월 24일이 되게 특별한 날로 기억이 된다. 멤버들 생일마다 매니저님께서 생일상을 차려주신다. 올해도 다같이 미역국, 닭볶음탕, 불고기를 먹었다. 브라우니에 초도 해서 축하해주셨다. 진짜 요리를 잘하신다. 감사한 하루를 보냈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어느덧 3년차가 된 픽시는 조금 더 주체적인 가수가 되고 싶다고 희망했다. 디아는 "저는 초반에는 회사분들이 이끌어주시고 잘 따라서 열심히 해야겠다 생각이 들었는데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 없지만 좀 더 주체적이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희끼리도 대화를 많이 하고 저희가 장점을 많이 파악해서 콘셉트나 방향성을 주체적으로 할 필요가 있겠다 싶더라. 그래야 발전을 하고 색깔도 확고해지는 것 같다"고 소신을 전했다.
특히 앞으로는 좀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픽시다. 디아가 "지금까지 다크하고 센 걸 많이 했는데 너무 러블리까지는 아니지만 좀 더 다양한 색깔을 보여주고 싶다. 이번에 펑키한 부분이 들어갔는데 그런 걸 살려도 잘 어울릴 것 같고, 조금 더 실력이 잘 보이는 곡을 해도 잘 어울릴 것 같다"고 하자 다정은 "개인적인 바람으로 걸그룹이 되면 청순함이나 귀여운 걸그룹을 하고 싶었다. 유닛으로 그렇게 활동해도 재밌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픽시의 목표는 원대하다. 멤버들은 "꿈을 크게 가지라고 해서 코첼라 무대에 서는 게 목표다. 빌보드 차트에 들어가는 거대한 욕심도 내고 있다"면서 "좀 더 현실적이게 얘기하면 저희가 차트에 들어간 적이 없다. 차트 TOP 100에 들어가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또 "린지가 같이 해서 하는 첫 활동이니까 업그레이드, 완성형 픽시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린지와 픽시를 각인시키고 화려한 인상을 남기고 싶다"고 강조했다.
디아는 "저희 콘셉트 때문에 무섭다고 얘기하는 분들도 있지만 사실 저희의 목표는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그룹이 되는 것"이라며 "세계관 내용도 보면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결국 우리가 이겨내서 선한 영향력을 주는 내용이 담겨 있다. K팝 시장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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