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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컬: 100', 11분짜리 원본 영상이 말한 '진실' [ST이슈]
작성 : 2023년 03월 09일(목) 15:33

피지컬:100 / 사진=넷플릭스 제공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경기 조작 의혹에 휩싸인 "'피지컬: 100' 제작진이 결국 초강수를 뒀다. 결승전 당시 상황부터 의혹이 제기된 장면까지 '무편집'된 영상을 공개하며 전면 반박에 나섰다.

넷플릭스 예능 '피지컬: 100'은 최고의 몸을 찾기 위해 100인의 참가자가 벌이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지난 1월 24일 첫 공개 후 최종화까지 국내외 순위 상위권을 차지하며 인기를 끌었다.

'피지컬: 100' 최종 우승자를 향한 관심도 뜨거웠다. 최종 결승전에서는 크로스핏 우진용 선수와 경륜 정해민 선수의 무한 로프 당기기가 펼쳐졌고, 우진용이 승리를 차지했다. 그러나 승리의 영예는 곧바로 '경기 조작 의혹'으로 점철됐다. 준우승자 정해민이 녹화가 수차례 재개됐다고 주장하면서부터다.

제작진은 장비 문제로 인한 경기 재진행을 인정하면서도 절대 경기 결과를 번복하거나, 조작을 하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하지만 명확한 증거 없는 해명은 논란을 잠재우기 역부족이었다. 오히려 유튜브를 중심으로 의혹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듯 생산됐고, '피지컬: 100'의 명예는 실추되고 있었다.

피지컬:100 / 사진=넷플릭스 제공


제작진이 논란 3주 만에 원본 영상을 공개한 이유다. 9일 김영기 책임 프로듀서와 장호기 PD는 결승전 이슈 관련 기자간담회를 진행하며 당시 결승전 상황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전날 저녁 급하게 간담회 진행 소식을 알렸던 제작진의 절박함마저 느껴졌다. 촬영 원본을 엄격하게 관리하는 넷플릭스가 기자들에 한해 원본을 공개토록 했다는 점도 이례적이다.

제작진은 타임라인 조작 의혹도 차단하기 위해 무편집 상태 그대로를 보여줬다. 11분 분량의 영상에서 가장 놀랐던 건 '소음'이었다. 우진용의 로프가 초반부터 잘 당겨지지 않았지만 정해민의 줄은 무난하게 당겨졌다. 이때 우진용의 줄에서 귀가 찢어질 듯한 엄청난 소음이 시작됐다. 간담회 현장을 가득 메울 정도. 그럼에도 영상 속에는 경기 중단 의사를 내비치는 어떠한 말도 행동도 없었다.

제작진은 소음에 대해 "시뮬레이션에서 없었던 돌발상황"이라며 "방송, 플랫폼을 통해 콘텐츠를 제공할 때 특정 데시벨 이상을 전할 수 없다. 제한된 데시벨로 소음이 발생해 오디오 사고라고 자막을 내보낸다면 또 다른 의혹이 생길 수 있다"고 경기 중단 첫 번째 이유를 전했다.

두 번째 이유는 줄꼬임 문제다. 제작진은 경기 재개 후 상황을 재생했다. 해당 타임라인에는 줄과 줄이 꼬인 모습이 담겼다. 잘 풀리던 로프가 외부로 흘러나오더니 꼬여 멈추게 됐다. 무리하게 진행된다면 로프가 튕겨 나올 수 있는 상황이었다. 제작진 역시 돌발상황을 우려한 듯 호각을 불어 정해민에게 상황을 인지시켰다.

제작진은 이밖에도 우로보로스의 꼬리 릴레이에서 우진용이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 재경기를 압박했다는 의혹 등에 대해서도 영상을 통해 해명했다. 영상에는 의혹이 사실이라 입증할 만한 그 어떤 것도 없었다. '피지컬:100' 제작진은 원본 영상 설명 후 진행된 질의응답에서도 최대한 성실히 답했다. 대부분에 답에는 '전적으로 제작진의 탓'이라는 태도로 일관했다.

논란이 불거질 것이라 예상 못한 점도 반성한 제작진이다. 당시 있었던 모든 돌발상황과 경기 재개 등에 대해선 출연자들과 상호 합의 하에 진행됐지만, 제작진은 "'피지컬: 100'은 작년 8월에 편집이 끝났다. 실시간으로 방송되는 프로그램이었다면 편집 방향을 다듬어 갈 수 있었는데, 매뉴얼 원칙을 고수한 건 아닐까, 표현에 있어 오해가 있던 것이 아닐까란 생각을 이제 와서 하게 된다"고 말했다.

사실 아쉬운 부분은 더있다. 논란 3주나 지나 이제야 원본 영상을 공개한 점, 출연자들의 의사도 중요했겠지만, 원활한 경기 진행을 위해선 경기 중단 통보가 필요했을 것으로 보인다. 최초 소음 문제 후 경기 중단이 있었던 건 사실이니. 마지막 남은 건 제작진과 우승자 우진용, 준우승자 정해민의 대화다. 특히 정해민은 경기 조작 의혹을 주장한 사람이기도 하다. 세 사람이 갈등을 풀고 논란을 완전히 매듭지을지 지켜볼 문제다.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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