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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 출사표부터 깜짝 공약까지…긴장 속에도 웃음 넘쳤던 PO 미디어데이 (종합)
작성 : 2023년 03월 06일(월) 16:03

사진=방규현 기자

[여의도=스포츠투데이 이한주 기자] 색달랐던 출사표부터 깜짝 공약까지. 그 어느때보다 흥미진진했던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PO) 미디어데이가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6일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63컨벤션센터 그랜드볼룸에서는 신한은행 SOL 2022-2023 여자프로농구 PO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PO에 나서는 4개 팀 사령탑 및 대표 선수들은 모두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올 시즌 여자프로농구 PO(3전 2선승제)는 정규리그 1위 팀인 아산 우리은행 우리WON과 4위 인천 신한은행 에스버드, 정규리그 2위 팀인 부산 BNK썸과 3위 용인 삼성생명 블루밍스의 맞대결로 진행된다. 여기의 승자들이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에 진출해 우승컵을 놓고 다투게 된다.

이날 행사는 먼저 각 팀 감독들과 대표 선수들이 PO에 나서는 출사표를 던지는 시간으로 진행됐다. 사령탑들은 영화 제목 또는 영화의 명대사를 인용했으며, 선수들은 '5글자 각오'와 더불어 '우리 팀이 이길 수 밖에 없는 이유'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 / 사진=방규현 기자


올 시즌 25승 5패라는 압도적 성적으로 우리은행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끈 위성우 감독은 "'반지의 제왕'으로 했다"며 "절대 반지를 가지고 뭐 하자는 것이 아니라 개인적으로 제가 현존하는 팀 감독님들 중에서는 (우승) 반지가 가장 많다. PO를 거쳐 챔프전에 올라 반지를 차지하는 것이 제 목표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렇게 했다"고 당차게 말했다.

그러자 우리은행의 대표선수로 나선 김단비도 "우리 팀의 각오는 '이겼다 우리'"라며 "제가 여러 번 말했듯이 상대를 생각하지 말고 우리만 잘하자는 생각을 하고 있다. 선수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할 것 만 한다면 무서울 팀이 없다. 그렇게만 한다면 우리가 제일 높은 곳에서 웃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강조했다.

이에 우리은행과 격돌하는 신한은행 구나단 감독은 "슬램덩크의 명대사로 하려고 한다. 극중 캐릭터인 안 선생님이 정대만에게 한 '포기하는 순간 시합은 끝이다'로 하겠다. 올 시즌 힘들고 어려운 순간이 많았는데 선수들의 노력 덕분에 PO까지 올 수 있었다. 최강 팀인 우리은행과 붙겠지만 열심히 해 보겠다"고 맞불을 놨다.

신한은행 대표선수로 이 자리에 동참한 이경은도 "우리는 '핵흥분러들'이다. 우리 팀의 몇몇 선수들은 흥분을 많이 한다. 정규리그에서도 패턴을 지시할 때 이 선수들의 흥분을 가라앉히느라 고생했다"면서 "이번 PO에서는 그것이 긍정적인 요소로 발휘돼 상대 선수들을 무너뜨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BNK 박정은 감독 / 사진=방규현 기자


부산 BNK 썸은 올 시즌 유의미한 시간을 보냈다. 17승 13패로 2위에 이름을 올리며 지난해에 이어 당당히 PO에 진출했다. BNK 박정은 감독은 "부산 연고 팀이다 보니 '부산행'이 제일 먼저 생각이 났다. 이번 시즌 마지막은 (팬 분들이) KTX를 타고 (부산으로) 오셔서 시즌을 마무리하는 것으로 하고 싶다. 모든 여자농구 팬들의 시선이 부산에 쏠리게 하고 싶다. PO부터 열심히 해 챔프전까지 가는 목표를 가지고 열심히 해 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령탑의 포부를 들은 BNK 안혜지는 "우리의 각오는 '가지각색쇼'"라며 "PO가 지난해 저희 팀의 마지막 무대였다면 올해는 챔프전이 마지막 무대가 될 수 있도록 열심히 뛰어보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함께 자리한 이소희도 "저희 팀을 보면 5명이 한 번에 잘 할때는 별로 없었다. 각자의 색깔을 뚜렷하게 냈을 때 잘하더라"라며 "누구 한 명에 의존하는 것보다는, 다양한 색깔을 내 무지개 같은 팀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가지각색쇼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BNK와 챔프전 진출을 놓고 격돌하는 삼성생명 임근배 감독은 "어린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젊음을 앞세워 99년도에 상영된 '인정사정 볼 것 없다'로 하겠다. 선수들을 믿고, BNK를 꺾고 올라가 결승전에서 누가 됐던 인정사정 없이 꺾고 올라가겠다"고 전했다.

그러자 삼성생명의 베테랑 배혜윤도 "저희는 '나 되게 신나'다. 저희 팀에 어린 선수들이 많고 PO를 처음 뛰는 선수들도 많은데 이 선수들이 긴장보다는 신나야 잘할 수 있다. 그래서 나 되게 신나로 했다"고 말하며 사령탑의 발언에 힘을 보탰다.

한편 이날 행사는 색다른 공약으로도 많은 즐거움을 줬다. 먼저 우리은행 박지현은 "팬들이 어떤 것을 제일 좋아하실까 생각했다. 그 결과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이미 사무국장님께도 허락을 받았는데 우승한다면 팬미팅 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삼성생명 강유림은 "우리 팀은 얼마 전에 팬 미팅을 했다. 팬들과 가까이서 시간을 보내는 게 너무 즐겁더라. 만약 우승을 하게 된다면 팬 50분과 함께 에버랜드에 갈 수 있도록 구단에 부탁드려보겠다"고 미소를 지었다.

BNK 이소희는 다음시즌 팬들에게 커피를 돌리기로 했다. 그는 "다음 시즌 개막전에 팬들께 커피차를 쏘도록 하겠다. 팀과도 하겠다고 이야기가 됐다"고 했다.

신한은행 김소니아의 공약은 다소 파격적이었다. 그것은 바로 구나단 감독 및 코칭스태프들의 삭발이었다. 김소니아는 "팬들을 위해서 시크릿 이벤트를 만들겠다. (구나단) 감독님, (이휘걸) 코치님이 (팬들) 앞에서 삭발하는 것으로 하겠다"고 말해 좌중을 웃음바다로 빠뜨렸다.

이를 들은 구 감독은 "우승만 한다면 삭발을 못하겠나. 대신 나만 하지 않을 거다. 선수 중 한 명이 같이 삭발하는 걸로 하겠다"며 "(김)소니아가 말했으니 소니아를 1순위로 잡아두겠다"고 맞받아쳤다.

과연 올 시즌 여자프로농구 최정상의 오를 주인공은 누구일까. 많은 농구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이날 미디어데이를 통해 시작을 알린 여자프로농구 PO는 11일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리는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의 1차전으로 대단원의 막을 올린다.

사진=방규현 기자


[스포츠투데이 이한주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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