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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타자 상대 노히트' 고영표, 올림픽 아픔 털어낼 준비 끝 [ST스페셜]
작성 : 2023년 03월 04일(토) 02:05

고영표 / 사진=팽현준 기자

[고척=스포츠투데이 이한주 기자] 우완 사이드암 투수 고영표(KT위즈)가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의 선발진 한 자리를 예약했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은 3일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SSG랜더스 퓨처스(2군) 팀과의 연습경기에서 10-2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대표팀은 기분좋게 국내 일정을 마치게 됐다. 4일 결전지인 일본으로 향하는 대표팀은 6일과 7일 각각 일본프로야구 팀인 오릭스 버팔로스, 한신 타이거즈와 공식 평가전을 치른 뒤 WBC에 돌입한다.

박건우(3안타 1홈런 4타점)와 오지환(3안타 3타점) 등이 대표팀 타선에서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공격을 이끈 가운데 이날 마운드에서 가장 빛난 투수는 고영표였다. 선발투수로 출격한 그는 13타자를 상대로 단 한 개의 안타도 맞지 않는 쾌투를 선보였다.

경기 초반부터 고영표는 위력적인 구위를 과시했다. 1회초 SSG 소속으로 나선 대표팀 최지훈을 좌익수 플라이로 잠재운 뒤 최상민과 이정범을 각각 삼진과 2루수 땅볼로 처리했다. 2회초에는 오태곤을 좌익수 플라이로 이끈 데 이어 김건웅, 이거연을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3회초에도 호투는 계속됐다. 전진우와 이지영, 김민준을 상대로 차례로 아웃카운트를 늘렸다. 그럼에도 고영표는 예정된 투구 수에 한창 모자랐고, 이에 양 측의 합의 하에 세 명의 타자와 추가로 맞대결을 펼쳤다.

먼저 전경원과 최지훈을 각각 유격수 땅볼, 좌익수 플라이로 유도한 고영표는 이후 아웃된 최지훈을 1루 주자로 놓고 셋포지션으로 투구를 이어갔다. 이때 폭투와 볼넷을 범하며 잠시 흔들리기도 했지만, 이정범을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실점 없이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경기 후 이날 고영표의 공을 받은 포수 양의지(두산 베어스)는 "(최근까지 대표팀 합동훈련을 진행한) 애리조나 때보다 밸런스와 제구력이 많이 좋아졌다. 감독님도 믿고 선발을 하셨고, 나 또한 (고)영표를 믿고 있다"고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고영표는 경기 후 "국내에 들어오니 밸런스가 더 좋아졌다. 공인구도 돔구장이다 보니 건조한 것이 덜해 편한 경기를 했다"고 밝은 미소를 지었다.

WBC 1라운드에서 B조에 속한 한국은 9일 호주와의 맞대결을 시작으로 일본(10일), 체코(12일), 중국(13일)과 차례로 도쿄돔에서 격돌한다. 여기에서 2위 안에 들어야 2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는데, 고영표는 2라운드 진출의 명운이 걸린 호주전에 선발투수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고영표는 호주전 각오에 대해 "준비해왔던 대로 많은 스트라이크를 던지겠다"며 "내 장점인 체인지업과 제구를 잘 살려 범타 유도를 하겠다. 그렇게 하면 좋은 경기가 될 것 같다. 한 타자, 한 타자 막는다는 마인드로 임하겠다"고 했다.

2021년 개최된 2020 도쿄올림픽에 처음으로 성인 대표팀에 발탁된 고영표는 다소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 오프닝 라운드 2차전과 준결승에서 각각 미국, 일본을 상대했지만 1패와 함께 평균자책점 5.86(9.2이닝 6실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당시 대표팀도 '노 메달'의 수모를 겪어야 했다.

고영표는 "그때는 밸런스가 좀 아쉬웠다. 이번 대회에서는 더 좋은 모습으로 좋은 피칭을 하고 싶다"며 "오늘 폼이 많이 올라온 것 같아 그때보다는 좀 더 견고한 피칭을 하고 싶다. 이번 대회에는 더 좋은 피칭을 하겠다"고 힘을 줬다.

2년 전 아픔을 씻기 위해 칼을 갈고 있는 고영표. 과연 그가 2009년 이후 14년 만의 WBC 4강 진출을 노리는 대표팀의 선봉장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츠투데이 이한주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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