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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비', 꼬롬한 정치판 이야기 [무비뷰]
작성 : 2023년 03월 01일(수) 09:02

대외비 / 사진=영화 포스터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대외비'는 정치 권력 싸움을 과하지도 않게, 부족하지도 않게 그려냈다. 현실적인 이들의 싸움은 관객들에게 결론 대신 질문을 건넨다.

3월 1일 개봉한 영화 '대외비'(연출 이원태·제작 트윈필름)는 1992년 부산, 만년 국회의원 후보 해웅(조진웅)과 정치판의 숨은 실세 순태(이성민), 행동파 조폭 필도(김무열)가 대한민국을 뒤흔들 비밀 문서를 손에 쥐고 판을 뒤집기 위한 치열한 쟁탈전을 벌이는 범죄드라마다.

영화는 부산 해운대구 총선을 앞두고 여당의 지역구 후보로 자신이 공천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 해웅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그러나 해웅의 예상과 달리, 듣도보도 못한 정치 뜨내기가 자신의 자리를 대신하게 된다. 이는 정치판 숨은 실세 순태의 짓이었다.

해웅은 순태를 이기고, 다시 정치판에 입성하고자 필도의 검은돈까지 손을 뻗는다. 나쁜 놈과 망설임 없이 손잡은 해웅은 무소속으로 총선에 출마하지만, 이 또한 순태의 손에 저지된다.

이에 해웅은 '대외비'에 손을 댄다. 해웅은 '대외비'가 순태를 꺾을 수 있는 마지막 카드라 믿는다. 과연 해웅은 순태를 잡고 다시 정치판에 복귀할 수 있을까.

대외비 / 사진=영화 스틸컷


'대외비'의 영문 제목은 통상적으로 쓰이는 'Top Secret'이 아닌 'The Devil's Deal'이다. 이는 극 중 '대외비'가 단순히 비밀스러운 문서가 아닌, 악마의 거래에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의미를 뜻한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 본 '대외비'에선 문제의 대외비 문서가 그리 강한 인상을 남기진 않는다. 쉽게 예상할 수 있듯 해웅이 순태를 압박하는 소재로 사용하지만, 이에 대한 잔상이 오래 남지 않는다.

'대외비'가 주는 무게감보다는 오히려 작품 내내 강렬하게 맞부딪히는 주연 조진웅과 이성민의 연기력이 더 긴장감을 안긴다. 두 사람이 스크린에 등장하는 것만으로도 압박감이 생기기 때문이다.

다만 전체 흐름과 각 캐릭터들은 어딘가 낯이 익다. 두 배우 모두 흠잡을 데 없는 연기력이지만, 부산 사투리를 쓰는 우렁찬 정치인과 어딘가 '꼬롬'한 의문의 노인은 이미 배우들의 전작에서 본듯하다. 특히 이성민의 전작 JTBC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속 진양철 역시 사투리를 쓰는 재벌집 회장님이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터라, 순태와 완전히 분리하긴 어렵다.

1992년, 부산, 정치, 흑막, 실세 등의 키워드들은 타 작품들과 큰 차별점을 두기 어려운 소재들이다. 그런 소재들 속 '대외비'가 갖는 포인트는 '현실성'이다. '대외비'는 착한 놈과 나쁜 놈의 경계가 모호하다. 그렇기에 작품이 가진 매력은 더 뚜렷하다. 권력을 대하는 주인공의 모습과 점차 스며들어가는 모습이 사실적이다. 보고 나면 어딘가 찝찝하지만, 그래도 궁금해지는 '대외비'다.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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