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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스만, 히딩크·벤투 행보 따를까 [ST스페셜]
작성 : 2023년 02월 27일(월) 21:19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 사진=Gettyimages 제공

[스포츠투데이 이한주 기자]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거스 히딩크, 파울루 벤투 감독의 뒤를 따를 수 있을까.

대한축구협회는 "새 사령탑에 독일 출신의 클린스만 감독을 선임했다"고 27일 밝혔다. 계약 기간은 3월부터 2026년 북중미 월드컵 본선까지 약 3년 5개월이며 연봉은 양측의 합의에 따라 밝히지 않기로 했다.

클린스만 감독의 선수 경력은 화려함 그 자체다. 1988년부터 1996년까지 3회 연속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에 출전했으며 1996년에는 독일의 우승을 이끌었다. 월드컵에도 1990년 이탈리아 대회를 시작으로 1994년 미국 대회, 1998년 프랑스 대회까지 3회 연속 나섰으며 특히 1990년 대회에서는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감독' 클린스만은 다소 기복이 심한 행보를 보였다. 2004년 독일의 지휘봉을 잡은 클린스만은 2006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3위에 올랐고, 2011년부터는 미국 사령탑에 부임해 2013 골드컵 우승을 달성했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미국의 16강 진출을 견인했다.

하지만 이후부터 클린스만은 부진에 빠졌다.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한 데 이어 2019년에는 독일 분데스리가 헤르타 베를린의 지휘봉을 잡은 지 77일 만에 구단과 갈등을 이기지 못하고 물러났다. 이후 그는 사령탑으로서 별다른 업적을 남기지 못했다. 감독으로서는 분명한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인물이었다.

다만 우리가 여기에서 주목할 점은 한국 축구를 한 단계 발전시켰다고 평가받는 히딩크와 벤투도 처음 한국의 지휘봉을 잡을 당시에는 감독으로서의 전성기가 지났다고 평가를 받는 인물들이었다는 것이다.

거스 히딩크 감독 / 사진=DB


1998 프랑스 월드컵에서 네덜란드를 4위로 이끈 히딩크는 이후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명문 레알 마드리드로 향했지만, 리그 7위까지 떨어지는 부진 속에 경질됐다. 이어 2000년에는 레알 베티스의 사령탑에 부임했지만 이번에도 경질을 피하지 못했다.

점점 하향세를 보이던 히딩크는 자국에서 열리는 월드컵에서의 선전을 위해 외국인 사령탑을 찾고 있던 한국의 레이더망에 걸려 들었고, 끝내 2002 한·일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일궈내며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이후 그는 PSV 에인트호번(네덜란드), 호주 축구 국가대표팀, 러시아 축구 국가대표팀 등에서 성공적인 감독 경력을 써 내려갈 수 있었다.

'벤버지(벤투+아버지)' 벤투 또한 한국에서 재기했다. 2010년 모국인 포르투갈의 사령탑을 맡아 유로 2012 4강 진출 등의 성과를 냈던 벤투는 2014 브라질월드컵 예선에서 고전했고 본선에서는 조별리그 탈락의 아픔을 맛보며 경질됐다.

이어 그는 크루제이루 EC(브라질), 올림피아코스FC(그리스), 충칭 당다이 리판(중국) 등을 거쳤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채 모두 팀을 떠나야 했다.

그러나 벤투는 한국에서 자신의 진가를 입증했다. 자신만의 확고한 전술로 많은 팬들에게 '고집불통'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었으며 그 결과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한국을 16강 무대에 올려놨다. 분명한 성과를 낸 벤투는 현재 유럽 여러 클럽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울루 벤투 감독 / 사진=DB


이처럼 히딩크 및 벤투와 클린스만은 사령탑 경력의 하향세를 걷고 있던 중 한국과 만났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과연 클린스만이 히딩크, 벤투처럼 한국 축구를 발전시키며 자신의 감독 커리어에도 반전을 연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츠투데이 이한주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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