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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진선규'다운 '카운트' [인터뷰]
작성 : 2023년 02월 27일(월) 08:11

카운트 진선규 인터뷰 / 사진=CJ ENM 제공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배우 진선규가 '가장 진선규'다운 작품을 만났다. 강렬한 연출 없이, 화려한 CG 효과 없이도 통한다는 '착한' 영화로 데뷔 이래 첫 주연으로 나선 진선규다.

진선규는 데뷔 19년 만에 첫 단독 주연 타이틀을 차지했다. 진선규가 주연을 맡은 영화 '카운트'(연출 권혁재·제작 필름케이)는 금메달리스트 출신, 한번 물면 절대 놓지 않는 마이웨이 선생 박시헌(진선규)이 오합지졸 핵아싸 제자들을 만나 세상을 향해 유쾌한 한 방을 날리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실제 1988년 제24회 서울올림픽 복싱대회 라이트미들급 금메달리스트인 박시헌 감독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첫 주연의 부담감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다는 진선규는 "행복도 하지만 부담도 된다. 여러 복합적인 마음이 든다"며 "모든 배우들이 그렇겠지만, 특히 저는 스스로에 대한 의심이 많다. 완성본을 보면서도 계속 제 부족함이 많이 보였다. 다른 캐릭터들이 저를 받쳐주고 있어서 영화 전체 흐름이 잘 흘러간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진선규는 언론시사회 당시 '카운트' 실제 주인공 박시헌 감독이 보낸 문자메시지를 언급하며 눈물을 보였다. 이에 대해 그는 "(박시헌) 선생님이 저한테 해주시는 말들은 영화 속에서 제가 아이들에게 했던 말처럼 들린다. 그래서 울컥했었다"고 회상했다.

카운트 진선규 인터뷰 / 사진=CJ ENM 제공


'카운트'는 실제 인물인 박시헌 감독을 모티브로 한다. 당시 편파 판정 의혹과 심판 매수 의혹 등에 휩싸여 불명예 은퇴를 결정했다.

이에 대해 진선규는 "영화가 막 제작되기 시작할 때 시헌쌤과 시헌쌤 부인분은 어떻게 자기들이 보일지 두려워하시더라"며 "그래도 시헌쌤이 영화를 보시고 '제 30년의 세월을 이 영화가 조금이나마 치유해줬다'고 말씀해 주셨다. 그런 말을 들으니까 감사했다. 선생님의 따뜻한 부분을 영화에 잘 넣고 싶었다"고 이야기했다.

진선규가 극 중 박시헌 캐릭터에게 느낀 첫인상은 "통(通)했노라"였다. 본인 스스로도 놀랄 높은 싱크로율이었다. 진선규는 박시헌과 같은 진해 출신이었으며, 취미로 오랜 기간 복싱을 했고, 학창 시절 체육교사를 꿈꿨다고.

진선규는 "진해 중앙고등학교에서 시작해, 체육 선생님이 제 고등학교 때 꿈이었고, 제가 취미로 복싱을 하고 있고, 가족애에 대한 것들, 주변 동료, 꿈을 헤쳐나가며 실패했던 일화, 그리고 그것을 극복해 나가는 방식이 전부 저와 비슷했다"며 "제가 진해고등학교에 다닐 때 진해 중앙고등학교는 다른 학교였다. 대본을 읽고 나니 이분의 마음이 저와 참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덕분에 시나리오에 대한 공감이 빨랐다"고 말했다.

카운트 진선규 인터뷰 / 사진=CJ ENM 제공


조심스러운 접근으로 출발한 '카운트'에서 진선규에게 가장 큰 힘이 됐던 존재는 복싱부 제자들이었다. 진선규는 "첫 촬영 두 달 반 전부터 운동을 시작했다. 매일 다 함께 땀을 흘리면서 운동했다. 그 친구들이 진짜 고등학생은 아니지만 서로의 눈높이를 맞췄기 때문에 '케미'가 좋았던 것 같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진선규는 "그 친구들이 너무 예쁘고 잘해서, 제가 부족한 게 계속 보였다. 촬영이 끝난 게 3년 전이라 더 부족한 점이 보였던 것 같다"며 "제가 단역 시절엔 준비했던 것도 다 하지 못하고 갔던 걸 안다. 그래서 다른 단역 배우들과도 일대일로 밥을 먹고 연습도 같이 하면서 서로의 빈틈을 막아줬다"고 자랑했다.

카운트 진선규 인터뷰 / 사진=CJ ENM 제공


'카운트'의 단독 주연은 진선규지만, 그 안엔 무수히 많은 인물들의 도움이 있다. 복싱 코치인 박시헌을 위해서 복싱부원들이 필요한 것처럼 말이다.

현장에서도 실제 '시헌쌤' 같았다는 진선규는 "저는 원래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라기 보단,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사람으로 살아왔다. 상대 배우가 원하는 연기를 하면, 저는 거기에 제 생각을 보탠다"며 "저는 부족한 게 많은 사람이다. 겸손한 것이 아니다. 제가 주인공이라고 욕심을 내지 않는다. 모든 사람들이 잘할 수 있게끔 하고 싶은 것이 제 진심"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진선규는 작품 속 강한 배역으로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영화 '범죄도시' 위성락 역을 시작으로 지난해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몸값'에서도 강렬한 연기를 선보였다.

이에 대해 진선규는 "그동안 '세다' '스타일리시하다' '진짜 나쁜 놈 같더라'라는 이야기를 듣다가 5년 만에 '카운트'로 '너 같은 미소, 너 같은 눈빛이 고스란히 묻어져 나와서 참 좋고 따뜻하다'는 피드백을 처음 들어봤다"며 "영화 자체도 '건강하다' '따뜻하다' '희망적이다'라는 피드백이 오더라. 그동안 보여드렸던 장르와 다른 작품을 보여드려서 괜찮은 것 같다. 사실 설레고 있다. 어찌보면 밋밋하고 평밤할 수도 있는 이 캐릭터를 어떻게 봐주실지 기대감도 있다"고 털어놨다.

아울러 진선규는 "'카운트'는 시헌쌤과 시헌쌤의 아내분께 제일 먼저 보여드리고 싶었다. 사모님은 아직 그 시간이 너무 아파서 영화를 보시기 어렵다고 하시더라"며 "이번 영화는 따뜻하고 희망적인 영화다. 힘이 조금 빠지고, 기운이 빠진 대한민국 국민의 어떤 분들이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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