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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떨뿐' 임시완의 책임감 [인터뷰]
작성 : 2023년 02월 23일(목) 10:59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임시완 인터뷰 / 사진=넷플릭스 제공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작품 하나, 캐릭터 하나를 연기하기까지 스스로 '납득'이 필요하다. 배우 임시완은 작품부터 자신의 캐릭터까지, 과연 대중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지 끝없이 고민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연출 김태준·제작 넷플릭스, 이하 '스떨뿐')는 평범한 회사원이 자신의 모든 개인 정보가 담긴 스마트폰을 분실한 뒤 일상 전체를 위협받기 시작하며 벌어지는 현실 밀착 스릴러다.

임시완은 극 중 의문의 인물 우준영을 맡았다. 나미(천우희)의 스마트폰 습득자이자, 그의 일상을 위협하는 인물이다.

당초 임시완은 시나리오를 받은 뒤 한차례 우준영 역할을 고사했다. 우준영이 단순한 빌런이 아니라, 누군가의 고통을 즐기고 이를 보며 재미를 추구하는 비상식적이면서, 끔찍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임시완은 "작품 출연을 결정할 때 고민을 굉장히 많이 했다. 대본은 재밌지만 캐릭터 자체가 사회적으로 좋은 작용을 하는 인물은 아니기 때문"이라며 "배우의 역량 중에 좋은 작품을 고르는 것도 있겠지만, 사회적으로 좋은 영향을 끼쳐야 한다는 책임도 있다"고 말했다.

그런 그를 설득한 것은 우준영 아버지 역할이자 형사인 우지만 역의 배우 김희원이었다. 결국 '스떨뿐'을 선택하게 된 임시완은 "배우로서 가치관의 기준을 잡는 게 어려웠다. 배우로서 좋은 작품을 잡아야 하는지, 사회적인 영향력을 생각해야 하는지 생각을 많이 했다"며 "근데 계속 작품이 머릿속에 남아있었고, 결국은 하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또 다른 선택 이유는 매력적인 대본이었다. 임시완은 "대본의 짜임새를 봤을 때 만나기 쉽지 않은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배우로서 이런 대본을 놓친다는 게 과연 옳은 선택인가에 대해서도 고민을 했었다"고 덧붙였다.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임시완 인터뷰 / 사진=넷플릭스 제공


무엇보다 '스떨뿐'은 '현실 밀착형' 스릴러다. 극 중 그려지는 범죄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법한 범죄를 그려내 몰입감을 높였다. 이에 빌런을 연기하는 임시완 역시 모방에 대한 우려를 드러내며 "배우가 선한 영향력과 반대되는 지점을 연기하면서 경각심을 가지게 하는 것도 책임이라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스떨뿐' 속 우준영이 더 소름 돋는 이유는 현실에 '있을 법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그는 범죄를 저지르며 죄책감은커녕, 오히려 이를 오락처럼 소비한다.

임시완 역시 "가장 키포인트로 잡았던 건 우준영에게 모든 것이 장난 같길 바랐던 것"이라며 "다른 사람의 일상이 파괴되고, 위협적으로 느껴지는 극적인 순간에도 이를 웃기게 바라보는 시선을 포인트로 잡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임시완은 "우준영은 현실에 있을 법하다. 그 남자의 목적 자체는 단순히 금전적인 게 아니라 더 답이 없고 소름 끼친다"고 말했다.

이러한 우준영을 연기하며 더 무거운 책임감을 지닌 임시완이 선택한 것은 '기부'였다. 배우로서 선한 영향력을 가져야 한다는 소신에 따라 악역을 연기했을 때에 대한 무게감을 나눔으로 실천했다.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임시완 인터뷰 / 사진=넷플릭스 제공


이번 '스떨뿐' 우준영 역을 포함해 앞서 영화 '비상선언' 등에서도 빌런을 연기한 임시완은 "악역에 대한 책임감을 더하고자 조금씩 기부를 하게 됐다. 악역을 선택한 다음엔 최대한 집중하고, 몰입해야 된다. 기부는 저에게 있어 어떻게든 스스로 당위성을 찾는 방식이다. 다만 기부가 어떤 방식, 형식적인 것이 된다는 건 썩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지난 2010년 그룹 제국의 아이들로 데뷔한 임시완은 '가수' 타이틀과 동시에 '배우'라는 직업이 선명하게 새겨졌다. 특히 임시완은 영화 '불한당:나쁜 놈들의 세상' '비상선언'으로 이미 두 차례 칸 영화제에 입성했다. 이에 대해 임시완은 "저에 대한 사전 정보가 전혀 없는 분들이 영화가 끝난 뒤 다 같이 일어나서 기립박수를 쳐주시는데 '이래서 연기를 하는구나' 싶었다. 앞으로 이걸 목표로, 이 반응을 얻기 위해 연기를 해야겠다는 모교가 명확해졌다"며 "스스로 기준점을 높이고, 적당히 하면 안되겠다. 악착같이 해야 이 영광을 다시 누릴 수 있겠다 싶었다"고 털어놨다.

다만 임시완은 자신의 연기를 두고 '제대로 배우진 못했다'고 표현했다. 임시완은 "'해를 품은 달' '적도의 남자'에서 아역 연기를 한 뒤 단계를 너무 점프했다. 회사에 작품 제안이 왔을 때 몇 번 거절한 적도 있다. 제 역량으로는 못 할 것 같았다. 저한텐 큰 도전이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임시완은 "제가 군대를 다녀오고 나면 막연하게 조금 더 남자의 냄새가 묻어나지 않을까 했다. 근데 실제로 똑같긴 했다"고 웃음을 보였다.

처음 연기를 시작했을 때도, 좋은 작품으로 호평을 받으면서도, 현재 시점에서도 임시완은 배우로서 자신의 책임감을 되짚었다. 이와 함께 그는 "불특정 다수의 외국인 분들도 작품을 볼 수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의 정서만 고민하면 됐는데 지금은 전 세계의 정서도 고민하고, 염두에 둬야 한다"며 "팬데믹 시대를 거쳤고, 시대가 바꼈고, 그 시대를 따라가는 후배들이 갖춰야 할 기본 소양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임시완 인터뷰 / 사진=넷플릭스 제공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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