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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대전' 김옥빈 "두려워하지 않고 이것저것 입어볼래요" [인터뷰]
작성 : 2023년 02월 22일(수) 12:01

연애대전 김옥빈 인터뷰 / 사진=넷플릭스 제공

[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연기 중에서 가장 어렵다는 개그. 여기에 로맨스를 더하면? 어려움이 배가 된다. 사랑스러움과 코미디를 적절하게 버무려야 하는데 그 균형을 잡기란 쉽지 않다.
그런데 김옥빈은 첫 로맨틱 코미디 도전부터 호평을 얻고 있다. 그의 표정과 목소리는 주접스럽다가도 또 시원시원하고 또 사랑스럽다. 경우에 맞게 복식을 갖춰 입는 TPO처럼 연기도 적재적소에 맞게 '갈아입는' 김옥빈에게 '어울리지 않는 옷'이란 없어 보인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연애대전'은 남자에게 병적으로 지기 싫어하는 여자 여미란(김옥빈)과 여자를 병적으로 의심하는 남자 남강호(유태오)가 전쟁 같은 사랑을 겪으며 치유받는 로맨틱 코미디. 김옥빈의 첫 로맨틱 코미디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은 작품이다.

어떻게 '연애대전'과 만나게 됐냐는 질문에 김옥빈은 "그동안 해왔던 작품들에 있어 다른 장르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던 시기에 이 작품을 만나게 된 것이다.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 재미있고 대사도 재미있고 예뻐서 이 작품을 무조건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극본이 너무 좋았다"라고 답했다.

가장 처음 김옥빈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여미란'이라는 캐릭터였다. 김옥빈은 "로코인데 여주가 남주를 계속 패지않나.(웃음) 제가 느끼기엔 이런 캐릭터가 너무 희한하고 이상하더라. 실제로 하는 게 아니라 액션 파트너로 대련하는 것이지만, 몇 번이나 남자주인공을 때려붙이고 어딜 가서도 여주가 남자들을 이기고 싶어 하던 캐릭터가 그런데 나중에 진정한 사랑을 알게 되면서 상대에 대한 선입견을 벗어나는 과정이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여자도 남자도 서로에 대한 선입견이 있지않나. 그 선입견을 아름다운 방식으로 융합을 해주는 것 같아서 그런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고 밝혔다.

극 중 두 주인공 여미란과 남강호(유태오)는 이성에게 상처 입고 이로 인한 편견을 가진 인물이다. 그리고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드러낸다. 두 사람의 이야기는 이 시대의 젠더 갈등과 매우 가깝게 맞닿아있다. 자칫 젠더 갈등으로 인한 이슈에 휘말리지 않을까 우려스럽진 않았을까?


김옥빈은 오히려 속이 시원했다며 "서로가 서로에 대한 선입견을 캐릭터의 입을 빌려 방송에 나간 적이 없지 않나. 그 말이 사실이어서가 아니라, 서로에 대한 선입견을 긁어주는 거 없이 '이런 이야기를 하면 이상한 사람이야, 쉿'하면서 건강하게 좋은 방향으로 모색하고 대화하는 분위기가 아니라 '이런 얘기를 하면 안 돼' 하는 상황이 안타깝다 생각했다"라는 김옥빈은 "이 작품이 가진 방향은 무게감있게 진지하게 다뤄서가 아니라 밝고 사랑스럽게 라이트하게, 사람들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 방식으로 융화를 시켜주더라. 그래서 귀한 대본이라고 생각했다"고 이야기했다.

공감되는 대사가 무엇이었냐는 질문에 김옥빈은 "도원준(김지훈) 대표가 '여자 변호사를 싫어해서요' 이랬을 때 (여미란이) '변호사면 변호사지 굳이 여자?를 왜 붙이는 거야' 이런 대사들이 충분히 나올만한 대사였다. 또 도 대표가 있는 자리에서 남강호가 최수진(김성령)이랑 티격태격하는 장면이 있다. 서로 해볼 법한 선입견을 주거니 받거니 하는데 웃기더라. '남자들은 아부만 떨고 제대로 안 하던데?', '여자들은 얼굴만 믿고 제대로 일 안 하잖아' 이렇게 쨉을 치는 대사를 보며 재미있더라. '이렇게 시원하게 얘기해주는 캐릭터가 있었나?' 싶더라"며 누구나 생각할법하지만 쉬쉬하던 이야기를 툭 터놓고 꺼낸 장면과 대사들이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로맨틱 코미디라는 밝은 장르 특성만큼 현장 분위기도 좋았다고. 김옥빈은 "미란이라는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도 신나고 유태오 오빠랑도 호흡이 정말 좋았다. 잘할 수 있을까에 대한 스트레스와는 별개로 현장이 가진 분위기는 전혀 스트레스가 없었다. 지금도 다시 돌아가고 싶다. 입버릇처럼 '연애대전 찍으러 가고 싶다'고 얘기하곤 했다. 사실 배우들도 현장에서 성격에 영향을 받는다. '연애대전'은 배우들의 호흡이 좋으면 좋을수록, 친밀도가 좋을수록 케미도 서로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져서 친하게 지냈다. 그게 작품에 드러나 담기는 게 너무 좋더라"고 전했다.

캐릭터와 상당 부분 비슷해 애정이 많이 간다는 김옥빈은 "남자에게 지기 싫어 도장에 간다던지, 저도 어릴 때 잘 싸우고 싶어서 태권도장을 다녔다(웃음). 미란이가 자라온 환경 자체가 저랑 비슷하다. 이쁨 받는 오빠 아래에 덜 이쁨 받는 미란이, 전 오빠는 없지만 그런 분위기가 있었다"면서 공감했다.

실제 성격도 미란이만큼이나 고집이 세다는 김옥빈은 "제 생각이 확고하다고 생각이 들면 밀어붙이는 성격이기도 하다. 때로는 사람들이 말하는 것에 인정도 잘하는 거 같다. '맞는 말이야', '내 잘못인데 뭐' 이렇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화려하게 뭘 할 거 같지만 소박하게 집에 가만히 있는 걸 좋아하고 노을 보러 가는 것에 행복을 느끼는 등 소소하고 재미없게 사는 거 같다"고 덧붙였다.


작품에서는 이성간 서로에 대한 선입견을 이야기한다면, 김옥빈에 대한 대중의 선입견은 어떻게 생각할까. 김옥빈은 "각자가 가진 감정이나 이미지가 있을 것이다. 그런 거에 대해 제가 해명하거나 '바꿔주겠어' 이런 생각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 사람의 생각이 맞을 수도 있다"면서 "나에 대한 많은 작품을 보여주고 자연스럽게 편해져가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첫 로맨틱 코미디에 대한 아쉬운 점이 있냐는 질문에는 "저도 저를 잘 모르겠어서 많이 헤맨 부분이 있었다. 미란이를 받아들인 거 같아 전까진 '이게 맞는거야?' 했다"면서도 "비슷한 장르를 만난다면 좀 더 수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망가짐'에 대한 고민도 있었다. "정도를 모르겠어서 여러 번 시도하고 좋은 거 써달라고 감독님한테 선택지를 주는 방법을 쓰기도 했다. 우악스럽지 않으면서 사랑스러운 부분을 가져가야 하는데, 조절하는 게 어렵더라"고 털어놓았다.

자신에겐 맞지 않는 옷 같아 선뜻 도전하지 못했던 장르라고 밝힌 김옥빈. 그러나 이번 '연애대전'을 비롯해 앞서 출연했던 쿠팡플레이 'SNL코리아'에서도 유쾌하면서도 사랑스러운 연기로 많은 호평이 잇따랐다. 이러한 평가에 대해 김옥빈은 "웨딩드레스를 입을 때 자신이 맘에 드는 것보다 친구들이 예쁘다 생각하는 걸 골라야 한다고 하지 않나. 남들이 봤을 때 어울리는 옷도 있는 거 같다. 너무 두려워하지 말고 이것저것 입어봐야겠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옥빈은 '연애대전'을 시작으로 장르를 가리지 않고 흥미가 가는 작품이 생기면 가리지 않고 도전할 생각이라며 "처음이 어렵지 하고나니 얻은 게 많다. 벌벌 떨면서 했는데 잘할 수 있을 거 같다. 저에게 자신감도 준 거 같다"고 말해 기대를 모았다.

[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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