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방송인 윤영미가 외벌이의 고통과 이를 알아주지 못하는 남편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17일 방송된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이하 '금쪽상담소')에서는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윤영미가 남편 황능준과 경제적인 문제로 상담을 요청했다.
부부는 별거설과 불화설을 부인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웃음을 안겼다. 그러나 윤영미에게는 백수 남편에 대한 불만이 쌓이고 있었다.
윤영미는 "한 번도 통장에 돈이 쌓여본 적이 없다. 들어오는 순간 나간다. 서울 사는 집도 몇 백만원씩 월세가 들어간다. 자동차에도 기름값까지 200만원 이상 들어간다. 저도 나이가 들어 방송 일이 많이 줄었다. 수입이 뻔하지 않나. 저축해 둔 것도 없고 시댁과 친정에서 도와주는 사람도 없다. 오로지 (수입원이) 저 하나다"라며 경제적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남편에게 받은 돈이 20년 전 받은 월급 100만원이 전부라며 "매달 생활비를 벌고 피눈물 나는 시간을 보내는데 남편은 늘 한량 같고 한심하기도 하다"라며 불만이자 고민을 털어놓았다.
남편 황능준 씨는 자신이 "돈 버는 재주가 없다"라고 인정하면서 "뭔가를 하려면 필요한 게 많은데 그걸 융통해서 쓸만한 여유는 전혀 없다. 그런데 늘 같은 얘길 반복하는 아내가 약간 야속하고 한편으론 미안하다"라고 말했다.
윤영미는 남편에게 경제적으로 의지할 수 없다는 외로움과 가장의 무게를 토로했다. 집 4채의 렌트비, 자동차, 두 아들의 유학비, 남편 용돈 등 매달 수천만원의 생활비를 20여 년간 홀로 감당하고 있다며 눈물을 보였다.
오은영은 누가 버느냐의 문제가 아닌 더 깊은 문제점이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근본적인 부부 갈등에 대해 윤영미도 "'왜 나만 벌어?'가 아니다. 그런데 태도의 문제라고 본다. 아내가 평생을 열심히 일하면 뭐라도 하려는 애쓰는 모습을 보여주면 했는데 우리 남편은 '없으면 애들 들어오라고 하고 작은 집에 들어가서 살면 되지' 이런 식이다"라고 밝혔다. 국민연금까지 미리 받아야 하는지 고민하는 윤영미와 달리 남편은 경제적인 힘듦을 전혀 공감하지 못한다는 것.
그동안 수입에 대해 윤영미는 "아이를 낳고 3년간 남편이 전업주부 생활을 했다. 제가 프리랜서 선언하고 동시에 아이들이 유학을 가게 됐다. 그때부터 지출 규모가 커진거다"라고 말했다. 이어 "프리 선언하고 10년 됐는데 혼자 벌어서 다 아들들에게 보내고, 마이너스 됐다가 좀 갚다가 마이너스 됐다가 좀 갚다가 이런 식이다. 저는 늘 일하고 수입을 위한 연구를 해야 했다. 과부하가 일어 차에서 많이 울었다. 또 갱년기가 돼 기운이 너무 없더라. 집에 들어가면 기력이 하나도 없을 때 남편 욕이 막 나온다"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남편은 제주도에 있어 도와줄 길이 없다고.
오은영은 이 부부가 유독 경제 갈등 점수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아울러 황능준 씨의 문제로 "경제적 활동을 통한 수입을 남을 위해 쓴다는 것이다. 그건 선한 행동이지만, 가장 가까운 아내와는 경제적 강자라고 생각해서 나누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타인을 돕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결혼 생활에 있어서는 배우자를 힘들게 하는 일이라고. 이는 돈에 대한 부부의 가치관이 달라서 시작된 문제였다.
사실 황능준 씨도 다양한 사회·경제 활동을 했던 바 있다. 무역회사에 다니다 출판사로 이직, 3년 전업 주부 생활 후 다시 일반 기업에서 근무도 했다. 이후 신학 대학원을 수료 후 탈북민센터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편의점·배달 아르바이트 등도 했지만 건강 등의 문제로 그만두고 이후로 수입이 0원이었다.
두 사람은 어린 시절 가정 환경부터 달랐다. 자녀들을 위해 노력한 어머니 덕분에 부족함 없이 자란 윤영미는 어머니처럼 자식을 위해 돈을 벌고 있었다. 그러나 황능준 씨는 아버지의 두 번의 부도에 가세가 기울기도 했지만, 크게 힘들다는 생각없이 자라왔다.
이때 오은영은 윤영미의 '결핍'을 발견했다. 어릴 때 보고 자란 어머니를 따라 '열심의 덫'에 갇혀있다는 것. 또한 윤영미는 과도한 책임감에 자신을 혹사시키고 있었다.
오은영은 "경제적 개념, 가치관, 기준 등이 너무 다르시기 때문에 서로 취약점은 공격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 그런데 윤영미가 답답하실 수 있다. 그럴 땐 표현을 바꾸셔야 한다. '너무 책임이 무거운 거 같다. 내가 이런 부분이 힘든 가봐. 아프고 힘들고 약해졌어'라고 말씀하셔라"고 말했다.
또한 황능준에 대해서도 "가족과 이웃, 생계 등을 위한 노동은 너무나 가치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라며 "나의 소중한 사람들을 위한 생업 활동을 그 자체로 소중하다"며 작은 돈이라도 벌어 아내에게 나누고 아내의 가치관을 이해하면 소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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