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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영 "'오은영 게임'이 희망이 됐으면" [인터뷰]
작성 : 2023년 02월 17일(금) 09:26

오은영 게임 오은영 / 사진=ENA 제공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육아 대통령' 오은영 박사의 사명감은 컸다. 자신의 이름 내건 프로그램이 많아질수록 책임감은 무겁지만, 아이에 대한 관찰과 존중은 멈추지 않는다. "잃어버리면 안 되는 소중한 가치에 대해 같이 생각하고 싶어요"라는 진심이 마음을 울린다.

오은영 박사는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이하 '우아달') '금쪽같은 내새끼' 등 육아 상담 방송으로 '육아 대통령'이란 수식어를 얻었다. 최근엔 놀이 처방 프로그램 '오은영 게임'을 선보이며 솔루션을 확장했다.

오은영은 '오은영 게임'을 기획한 이유를 묻자 '놀이'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그는 "대부분의 부모님들이 중요하다는 건 알고 있지만 놀이가 아이들의 고른 발달에 중요한 자극, 과정이 된다는 걸 모른다. 놀이 안에는 모든 육아가 다 들어있다. 관찰, 이해, 상호작용, 심지어 학습도 제대로 된 놀이가 뒷받침 돼야 한다. 놀이가 성장 발달에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다"이라고 밝혔다.

놀이의 개념을 바꾸고자 했다는 오은영은 "놀이는 소통이다. 육아에 있어 놀이는 부모들에게 부담과 양육 공포를 낮추면서 아이들과 질 좋은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교육이다. 사실 4~5년 전부터 놀이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었다. 거의 완성 단계"라고 전했다. 이어 "더 많은 분들이 보시고 경험할 수 있는 방법이 뭘까 고민하던 중에 ENA와 만나 의논을 하게 됐다. ENA 역시 공익적으로 도움 되는 선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고 해서 의기투합하게 됐다"고 전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오은영에게 아이, 놀이는 한 사람을 이해하는 출발선으로 다가왔다고 한다. 오은영은 "내가 올해로 32년 차다. 바이러스를 찾아내고 치료제를 발견, 세균을 구별하는 것도 인간의 생명을 유지하는 중요한 과정이지만, 그런 증상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인간이다. 난 사람 전체를 보는 의사가 되고 싶었다. 그래서 정신과를 선택했다"며 "인간의 시작은 다 아이에서부터 출발한다는 걸 느꼈다. 세상에 태어나 처음 만난 사람과의 관계가 편안하고 좋다면 건강한 삶을 살 수 있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아달', '금쪽같은 내새끼'에서 처방을 해보면서 아이를 이해하고, 문제점을 찾아봤다. 때로는 부모가 노력할 점을 살펴보기도 했다. 처방이 문제가 있는 아이들에게만 해당되는 거라 생각한 사람도 많았다. 처방은 대부분 놀이에서부터 시작된다. 놀이는 아주 질 좋은 상호작용이고 소통이다. 가지고 있는 힘도 엄청 크다"고 덧붙였다.

오은영 게임 오은영 / 사진=ENA 제공


놀이가 중심인 '오은영 게임'인 만큼 '편안함'이 차별점이라고. 오은영은 "아이를 이해하는 것은 인간을 이해하는 첫걸음이다. 아이를 잘 이해하고 잘 키우고 싶어 하는 건 모든 부모가 똑같다"며 "'우아달' '금쪽같은 내새끼'는 아이의 문제를 전문가적인 눈으로 진지하게 파악하고 소통하는 것이다. '오은영 게임'은 아이의 고른 발달을 위한 것으로 정리하고 싶었다. 우리네 가정의 아이들이 부모와 함께 쉽게 따라 하고 즐겁게 볼 수 있다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오은영 게임' 첫 방송은 100명의 아이들과 함께하는 운동회 콘셉트로 그려졌다. 넓은 세트장에서 저마다 즐겁게 노는 아이들의 모습은 가히 장관이었다. 오은영은 "생각한 것보다 훨씬 어메이징 했다. 아이들을 대할 때 언제든 예상 못하는 일들이 있다. 아이들은 느끼는 그대로 표현하기 때문이다. 첫 회 어린이 운동회는 기대감도 있지만 안전에 대한 걱정도 했다. 아주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동시에 아이들의 모습에서 감동도 느꼈다는 오은영은 "위험하지 않은 건 만져도 보고, 자신보다 어린아이들을 도와주는 등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보면서 '그래 아이들은 이렇게 크는 거지'라는 걸 알게 됐다. 또 아이들은 어른이 잘 가르치면 잘 배우는 구나를 느꼈다. 아이들은 제가 생각한 것보다 많은 것들을 보여줬고, 오히려 제가 배울 점이 많았다"고 흐뭇해했다.

그러면서 오은영은 "가장 소중한 사람과의 소통, 아이에 대한 관찰과 존중이 '오은영 게임'에 담겨있다. 저는 부모님의 사랑도 받았지만, 제가 여태 받은 걸 조금씩 나눠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사명감이 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서 어떤 아이가 편안해진다면, 그 가정이 조금 더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면 힘을 보태고 싶다"고 전했다.

오은영 게임 오은영 / 사진=ENA 제공


오은영은 '오징어 게임' 밖에도 '우아달' '금쪽같은 내새끼' '금쪽 상담소' '결혼 지옥'까지 여러 상담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이중 자신의 이름을 내건 프로그램도 다수다. 흔히 '오은영 매직' '오은영 효과'로 불리며 대중의 신뢰를 얻고 있다.

부담감은 없냐는 질문을 받자 오은영은 "물론 있다. 제 말이 정답이고, 저보고 신이냐고 하는데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신은 더더욱 아니다. 저 이외에도 실력을 갖추고 본인의 자리에서 열심히 하는 분들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진단을 할 때는 아주 전문가의 시각으로 진단하지만, 대중과 만날 때는 최선을 다해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할 뿐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이야기는 지극히 보편적으로 맞춰서 이야기한다. 제 얘기를 듣고 도움이 된다면 그 정도로 받아들이시면 좋겠다"며 "'나는 저렇게 생각 안 해'라고 해도 그 순간에 조금 더 사람을 이해해 보고 생각해 본다는 거 자체가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다 같이 의논하고 살아나가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오은영의 목표는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교육'이다. 우선 수백 개의 놀이 프로젝트는 완성 단계에 들어섰다. 만 나이로 3세부터 7세까지,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까지 연령별로 1년을 52주로 보고 매주 제공될 예정이다. 모든 콘텐츠는 비용 부담 없이 대방출된다.

오은영의 다음 프로젝트는 무엇일까. 그는 "발달장애가 있는 아이들에게 힘을 보태고자 하는 계획이 있다. 학교에서 국어, 수학, 사회, 과학 등을 배우는데 '마음 교과서'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초1부터 고1까지 매주 한 시간만이라도 마음에 대해 공부해 보는 것이다. 국가에서 시행하면 중간 단계가 많아 빨리 안 되는 부분이 있다. 내 나름대로 아이와 타인을 이해할 수 있는 교과서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게 웃었다.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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