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스포츠투데이 이한주 기자] 2022-202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에서 맹활약한 대한민국 쇼트트랙 국가대표팀이 금의환향했다.

시즌 종합 우승자 박지원을 비롯한 남녀 쇼트트랙 대표팀 10명은 1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빛난 선수는 박지원이었다. 1차대회에서 3관왕에 오른 박지원은 2차대회에서도 금메달 1개와 은메달 3개를 수확했다. 이어진 3차대회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를 따낸 그는 4차대회 3관왕, 5차대회 2관왕에 이어 마지막 월드컵 대회에서도 3관왕에 등극하며 남자 쇼트트랙 에이스임을 증명했다. 이번 월드컵 동안 박지원이 따낸 메달은 총 18개(금메달 14개, 은메달 4개)에 달한다.

이로써 월드컵 랭킹 총점 1068점을 기록, 홍경환(674점)과 스티븐 뒤부아(668점·캐나다)를 따돌리고 2022-2023시즌 월드컵 남자부 개인종합 1위에 오른 박지원은 시즌 종합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크리스털 글로브'까지 차지했다.

박지원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이번에 ISU에서 크리스털 글로브라는 아름다운 트로피를 만들어 주셨는데 그 주인공이 돼서 기쁘다.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 매일 보고 만지면서 (기쁨을) 느끼겠다"며 "트로피를 안았을 때 만감이 교차했다. 숙소에 꼭 챙겨둘 것이다. 일어나거나 자기 전에 가장 잘 보이는 곳에다 트로피를 둘 것"이라고 밝은 미소를 지었다.

박지원은 그동안 오랜 무명 생활을 견뎌냈다. 2015-2016시즌 태극마크를 달았지만 린샤오쥔(중국), 황대헌(강원도청) 등 주요 선수들에게 밀리며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과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하며 참여조차 못했다.

우여곡절 끝에 올 시즌 다시 태극마크를 단 박지원은 최고의 활약을 선보이며 남자 대표팀 에이스로 발돋움했다.

그는 "2, 3년 간 공백이 있었는데, 날 잊고 있던 경쟁자들에게 다시 내 이름을 새길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며 "힘들었지만 보람찬 시즌을 보냈다"고 전했다.

박지원 본인이 생각할 때 이번 대회에서 그가 선전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그는 "매번 똑같은 것을 고수하지 않았다. 쇼트트랙은 변수가 많다. 그래서 같은 레이스를 펼치면 상대에 읽힌다. 새로운 것에 도전한 것이 많은 우승의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지원은 이번 대회 최고의 순간으로 6차대회 1000m를 꼽았다. "그는 "(종합 우승을) 확정 짓는 순간이고 시즌 마무리하는 경기라 더 1등이 하고 싶었다. 마지막 1000m 금메달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당시를 돌아봤다.

오는 3월 서울에서는 시즌 마지막 대회인 세계선수권이 펼쳐진다. 박지원은 "첫 세계선수권 데뷔 장소가 서울이었다. 금메달은 딸 때마다 기쁜데, 이번에는 그 개수를 더 늘려가겠다. 무조건 많이 딸 것"이라고 욕심을 감추지 않았다.

한편 올 시즌 여자부 종합 우승은 1062점을 획득한 수잔 슐팅(네덜란드)의 몫이었다. 한국 선수들 중에서는 700점을 획득한 김길리가 4위로 가장 높은 순위에 위치했으며 이어 심석희(6위), 최민정(9위)이 뒤를 이었다.

1500m에서 정상에 오르기도 한 김길리는 "이전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것들을 레이스를 통해 느꼈다"며 "1500m 우승이라는 목표를 이뤄 기쁘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어 그는 "대회를 치르며 확실히 내가 경험하지 못했던 부분, 레이스 측면에서 많은 경험을 했다. 내가 노련하지 못했던 부분을 하나하나 더 알아가게 됐다. 전반적으로 레이스를 이끌어가는 부분에서 매우 부족했던 것 같다"면서도 "다른 선수들보다 체력적으로는 내가 제일 우수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3월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는) 한국 팬들이 많이 오시는 경기이니 지금까지 했던 노력보다 더 큰 노력을 해 준비하겠다"며 "앞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는 세계랭킹 1위다. 세계선수권에선 가장 먼저 들어오는 게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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