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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쩐' 문채원, 의미있는 고민 [인터뷰]
작성 : 2023년 02월 14일(화) 10:28

법쩐 문채원 / 사진=아이오케이컴퍼니 제공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차분함 속에서 느껴지는 단단함이 인상적이다. 어려운 역할이었음에도 끝내 자신만의 것으로 만들어냈다. 장르물이 주는 매력까지 알게 됐다는 15년 차 배우 문채원의 이야기다.

SBS 금토드라마 '법쩐'(극본 김원석·연출 이원태)은 법과 쩐의 카르텔에 맞서 싸우는 돈장사꾼 은용(이선균)과 법률기술자 박준경(문채원)의 통쾌한 복수극을 그린 드라마다.

문채원은 극 중 전직 검사이자 법무관 육군 소령 박준경 역을 맡아 연기했다. 어머니 윤혜린(김미숙)이 스스로 목숨을 끊자 뒤에 얽힌 이들에게 복수하는 인물이었다.

문채원은 '법쩐' 대본을 처음 받고 어려움을 느꼈다고. "수월하게 읽히지는 않았다. 저한테 들어온 대본 중에서는 이런 류가 많지 않아 잘 읽히는 것도 있었다. 제 것만 보니 큰 줄기가 이해가 되지 않아 여러 번 읽었다"고 밝혔다.

이는 역할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졌다. 하나뿐인 가족을 잃은 상실감과 복수에 대한 분노로 가득 찬 박준경을 소화한 문채원은 "역할이 조금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이어 "유독 웃는 장면이 없었다. 일반적이지 않아 오히려 좋다고 생각했는데, 흡사한 캐릭터를 해본 적이 없어 혼자 연습도 많이 해보고, 상상도 많이 해봤다. 머릿속에서 상상해준 대로 나와줬으면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박준경이 재밌거나 사람을 끌어당기는 사람이 아닐 수 있지만 '나라면 저렇게 못 하겠다'고 느끼는 사람으로 보이고 싶었다. 막상 친해지면 멋있고 정의롭고 멋있는 인물로 표현하고자 했다"며 "평소 일관성이 있는 사람을 멋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일관성을 유지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외모적인 욕심도 내려놓고 최대한 작품에 녹아들고자 노력했다는 문채원이다. 그는 "건조한 사람처럼 느껴지게 하는데 생명력은 있어 보이고자 했다. 특히 강유석 배우 빼고는 다 저보다 한참 나이가 있고, 상대적으로 남자 배우가 많은 환경이었다. 이 속에 너무 튀지 않고 조화롭게 가려고 했다. 영화 '스포트라이트'가 '법쩐' 이야기와 똑같진 않은데, 여자 주인공이 보여주는 앙상블이 인상적이었다. 그런 느낌을 내고자 했다"고 전했다.

법쩐 문채원 / 사진=아이오케이컴퍼니 제공


배우 이선균, 박훈, 김미숙, 강유석과의 호흡은 문채원에게 소중한 경험이 됐다. 특히 이선균과 함께 꼭 작품을 해보고 싶었다던 문채원은 "개인적으로 이선균 선배가 나온 작품을 많이 봤다. 사람 냄새가 많이 나는 연기를 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함께 촬영하면서도 그런 부분이 느껴져 좋았다. 같이 있는 장면들은 선배에게 많이 의지하면서 찍었던 것 같다"고 존경심을 드러냈다.

문채원은 이들과의 관계성을 일관성 있게 이끌어가며 서사를 쌓아갔다. 몰입을 깰 수 있는 러브라인은 배제하려고 했다고. 그는 "연인이 될 거란 생각은 전혀 없었다. 작가한테도 물어봤는데 이성 간의 느낌은 없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 집중했으면 한다고 명확히 얘기해 줘 연기하기 좋았다"고 전했다.

특히 '법쩐'은 최고 시청률 11%대를 돌파하며 인기를 끌었다. 드라마 흥행 덕분에 문채원은 안방 복귀를 성공적으로 치르게 됐다.

소감을 묻자 문채원은 "드라마팀이 많은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시청자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이라며 "개인적으로 기대한 것보다 많이 봐주셔서 더 감사하다. 처음에는 얼떨떨하기도 했다. '법쩐'은 복수가 끝나고 나서도 마음이 편안해질 수 있다는 걸 보여주려고 했던 것 같다. 복수의 결이 달랐기 때문에 사랑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결말도 흡족했다고. 문채원은 "돈과 권력을 소중하게 생각했던 이들이 모두를 잃음으로써 죗값을 치루게 된다. 그들에게 더한 복수는 없지 않나 싶다"며 "더 통쾌하고 사이다 같은 결말을 원하실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제가 작가가 돼 상상을 해보니 이것보다 더 복수를 할 수 없겠더라. 복수를 한 다음에 마음이 편안하게 지는 것까지 염두한 것 같다"고 작품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더불어 '법쩐'은 장르물의 매력을 알려준 작품이 됐다고. 문채원은 "그간 멜로드라마 경험이 더 많았다. 멜로 빼고 다른 걸 할 수 있을 때, 떠오르는 제 모습이 없더라. 전작 '악의 꽃'에서 장르물을 아주 살짝 맛봤다. 당시 형사 역할이긴 했지만 멜로가 중심이었다. 멜로가 빠진 작품을 해보니 장르물에 매력을 느꼈다. 이후 비슷한 작품을 만나게 되면 그땐 긴장감이 덜 할 것 같다"고 웃었다.

법쩐 문채원 / 사진=아이오케이컴퍼니 제공


어느덧 데뷔 15년 차에 접어든 문채원. 연기를 향한 열정과 고민은 더욱 깊어졌다고 한다. 문채원은 "새롭고 신선한 걸 해보고 싶기도 했다. 하지만 많지는 않더라. 배우는 많고, 작품 개수는 정해져 있지 않나"며 "데뷔 초에는 캐릭터에 욕심을 더 냈었다. 이제는 하고자 하는 얘기가 재밌는지, 캐릭터가 신선한데 얘기는 뻔한지 등 전체적인 이야기를 바라보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감독님 옆에 앉아서 모니터를 보는 걸 굉장히 어려워했다. 어느 순간 스스로 무언가가 조금이라도 나아질까, 도움이 될까 싶어서 보게 됐는데 보탬이 되고 있다. 아무래도 감독님과 가까워지는 속도가 빨라지고, 대화를 조금 더 하게 돼 그런 것 같다. 연기도 상상한 대로 보여줬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화면을 보면 다를 때도 있더라. 시청자분들의 반응이 중요하니까 필요성을 점점 더 느끼게 됐다"고 솔직한 모습을 보였다.

끝으로 문채원은 "봐주시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제가 다음 작품도 할 수 있는 것이다. '법쩐'을 통해 영향을 많이 받았다. 과정도 좋았는데 결과까지 재밌다고 해줘서 기분 좋은 에너지를 갖고 다음 작품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법쩐' 전에 영화도 찍어놨다. 올해 안에 개봉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개봉하면 홍보활동도 적극적으로 하고 싶다"고 밝게 웃었다.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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