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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소희' 배두나, 25년 차 배우의 외침 [인터뷰]
작성 : 2023년 02월 08일(수) 09:20

다음 소희 배두나 / 사진=트윈플러스파트너 제공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진심을 쏟은 작품은 기억에 남는다. 배두나에게 '다음 소희'가 그렇다. "좀 더 나은 세상이 되면 좋겠단 순수한 마음"이 25년 차 배우 배두나를 움직인다.

영화 '다음 소희'(감독 정주리·제작 트윈플러스파트너)는 18살 소희(김시은)가 콜센터 현장실습에 나가면서 겪게 되는 사건과 이를 조사하던 형사 유진(배두나)이 같은 공간, 다른 시간 속에서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이야기는 2017년 1월에 발생한 전주 콜센터 실습생 자살 사건을 모티브로 했다.

배두나는 극 중 소희 사건을 수사하는 형사 유진을 맡아 열연했다. 소희가 극단적 선택을 하자 그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그려냈다.

출연 이유를 묻자 배두나는 "영화 시나리오를 읽자마자 결심했다. 꼭 해야겠다 싶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청소년, 젊은 세대, 청춘의 이야기 등 그들에 대한 사건사고에 관심이 많다. 걱정도 있고 오지랖일 수도 있지만 관련 얘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참여한다. 되게 단순하게 조금 더 나은 세상이 되면 좋겠다는 순수한 마음으로 참여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영화는 실화를 재구성한 작품이다. 이에 따른 부담감은 없었을까. 배두나는 "유진이란 캐릭터는 픽션이라 부담이 덜했다"며 "감독님이 모티브로 한 책을 읽었다. 실제 사건을 취재했던 기자가 있었는데, 이후에는 상황이 나아졌을지 그 마음으로 다가갔다. 그런 분들을 대변하는 캐릭터라고 생각하며, 어떤 느낌을 느낄지에 대해 집중하며 연기했다"고 밝혔다.

배두나가 보여준 유진은 조용하지만, 부당한 것에 소리 높일 줄 아는 인물이었다. 다만 영화 속 유진의 서사가 부족해 궁금증을 안기기도 했다. 배두나는 "관객들이 소희의 이야기에 집중되길 바랐다"며 "어머니 병간호를 10년 동안 하고 본청 복귀를 기다리는 사람이다. 감독님으로부터 '지친 사람, 어두운 사람'이라는 짧은 몇 마디만 듣고 제 나름대로 백그라운드 스토리를 만들어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사 중에 '힘든 일을 하면 더 존중받아야 하는데 더 무시한다'가 있다. 감독님이 하고 싶은 얘기 중에 하나구나 싶었다. 유진을 이런 생각을 계속해왔던 사람으로 보고 캐릭터를 잡아나갔다"고 덧붙였다.

유진의 서사를 하나씩 쌓아간 배두나는 "엔딩으로 갈수록 멘털이 부서지는 느낌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영화 속 유진은 소희의 죽음이 누구 탓인지 따져 묻지만, 누구에게도 사과를 받지 못한다. 이에 배두나는 "그럴 줄 알고 시작하긴 했지만. 사건을 취재했던 기자도 벽에 부딪히는 순간이 얼마나 많았을까 싶었다"고 속상해했다.

배두나는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극 중 소희 친구를 만나 얘기하는데 손을 보는 장면이 너무 힘들었다"며 "센터, 학교, 교육청 등등 만나면서 점점 멘털이 나갔다. 마치 '그것이 알고 싶다'의 앞모습이 유진의 모습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었다. 관객분들도 씁쓸함과 답답함을 함께 느끼게 될 것이라 생각된다"고 담담히 말했다.

다음 소희 배두나 / 사진=트윈플러스파트너 제공


정주리 감독은 '다음 소희' 안에 사회 고발 메시지를 담아냈다. 이는 배두나가 '도희야' 이후 7년 만에 다시 정 감독과 손잡은 이유이기도 하다.

배두나는 정 감독에 대해 "사회적 약자를 다룸에 있어서 표현이 담담하고, 우리가 그동안 얘기해오지 않았던 얘기를 끄집어낸다. '도희야'도 그랬고 '다음 소희'에도 이해하기 쉽게 담아냈다. 관심을 기울여서 한 번 더 보지 않으면 안 되는 영화를 만든다는 점에 매료된 것 같다"고 끈끈함과 동지의식을 표현했다.

'다음 소희'는 한국 영화로서는 최초로 칸 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장된 바 있다. 배두나는 '도희야' 이후 두 번째로 정주리 감독과 칸에 입성했다. 소감을 묻자 "엄청 반응이 좋았다고 하더라. 사실 한국에 국한된 얘기라 생각했는데, 외국의 사회초년생들도 겪는 일은 다 같은 것 같다"고 전했다.

유독 합이 좋은 정 감독과 배두나다. 다음 작품에도 함께 할 것인지에 대해 묻자 배두나는 "다음에는 한 장면 만"이라고 해 웃음을 안겼다. 그러면서도 "어떤 작품을 해도 너덜너덜할 각오, 마음의 갑옷을 입는다는 각오로 연기하고 있다"고 열정을 내비쳤다.

다음 소희 배두나 / 사진=트윈플러스파트너 제공


작품에 진심을 다하는 배두나는 어느덧 25년 차 연기 내공을 쌓고 있다. 특히 다소 진중하고 무거운 주제의식이 담긴 작품으로 필모를 채우고 있는 배두나. 실제 그의 모습을 묻자 "최대한 영화로만 얘기한다"고 답했다. 그는 "20년 넘게 배우로서 일을 하면서 역할 이름이 아닌 제 이름으로 불릴 때 속상하다. 신인들에 비해서 그 캐릭터가 아니라 배두나로 먼저 보일 테니까 말이다. 그게 많이 속상해서 배두나로서는 이야기를 안 하려고 한다"고 솔직히 말했다.

더불어 '브로커' '다음 소희'에 이어 '레벨 문'까지 숨 가쁘게 달리고 있는 배두나는 "쉬지 않고 가고 있는데 이젠 웃고 싶다는 생각이다. 제가 그렇게 느꼈으면 분명 관객들도 저의 웃는 모습을 보고 싶을 것 같다"며 "다음 작품은 코미디로, 제 자신이 밝아지고 싶다. 지난 영화들에서 답답한 상황을 많이 겪어 밝고 건강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고 웃었다.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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