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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 제작사 대표 "대기업 자회사, 투자 빌미로 음원 불공정 거래"(PD수첩)[종합]
작성 : 2023년 01월 31일(화) 23:53

사진=MBC PD수첩 캡처

[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그룹 베이비복스를 탄생시킨 윤등룡 대표를 포함한 많은 음반 제작자 및 작곡가들이 L 대기업의 자회사 K사로부터 불공정거래로 인한 피해를 입었다고 호소했다.

31일 방송된 MBC 'PD수첩'에서는 '음원전쟁'을 주제로 음악 저작권 분쟁 및 음원 시장 실태를 전했다.

윤등룡 음반제작사대표는 2015년 목돈이 급하던 찰나 솔깃한 제안을 받았다고 말했다. "구 음원을 우리한테 맡겨주면 앞으로 만드는 모든 음악에 투자하겠다'라더라. 음악을 만들고 싶고 히트시키고 싶었기에 다 팔아먹고 잡아먹힐 것도 없어서 다들 그렇게 쉽게 우리의 약점을 파고들었던 거 같다"라고 설명했다.

음반 제작자는 저작권에 준하는 저작인접권을 받는다. 70년간 보호받는 권리다. 음원스트리밍의 수익 중 48.25%가 저작인접권자에게 돌아간다. 당시 윤 대표는 400여곡에 대한 저작인접권료로 1년간 8000만원 정도를 받았다.


이러한 5년간의 저작인접권을 담보로 음원을 양도인수하면 3억을 주기로 K사 대표가 약속했다는 것. K사 대표는 윤 대표에게 양도양수 2억, 신규 투자 1억으로 편의상 나누겠다고 설명하며 이메일로 계약서를 보냈지만, 투자계약서에는 도장을 찍지 않았다. 2억원만 보내고 감감무소식이 됐다고. 윤 대표의 400여곡의 저작인접권이 K사로 넘어갔지만 약속했던 1억원을 주지 않았다.

전 K사 대표는 투자를 빌미로 음원권을 먼저 양도시킨 불공정 거래를 인정했다. K사는 대기업 L그룹의 자회사로, L그룹 회장이 99.4%의 지분을 갖고 있다. 윤 대표는 대기업 자회사였기에 약속을 철석같이 믿었다고 말했다.

K사로부터 유사한 피해를 입은 음반 제작자가 또 있었다. 해당 제작자의 저작인접권료는 연간 1억원이 훌쩍 넘었다. K사는 저작인접권을 4억원에 매입하기로 약속하고 투자금 8억원 이상을 구두로 약속했다. 새 음반 투자에 투자하겠다고 약속하곤 제작자는 16억 중 6억만 받았다. 10억원이 미지급된 상태. 당시엔 계약서 쓰는 것이 흔치 않았기에 더 피해가 컸다.

특히나 이 제작자들은 한 '선배'에게 K사를 소개받았다. 윤 대표는 전 한국음반산업협회회장을 언급하며 "뒤에 연관이 있을 거라고 꿈에도 생각못했다"라고 말했다.


놀랍게도 제작자들에게 K사를 소개한 두 선배는 K사 고문이었고, K사의 법인카드를 받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K사 내부 관계자는 업계 선후배간 신뢰관계를 이용해 포섭한 것이라고 말했다.

K사 대표는 저작권도 사들였다. 유명 작곡가에게도 투자 이야기로 접근했다. 근로자로 인정받지 못해 은행 대출이 쉽지 않다는 점을 노렸다는 것. K사의 가장 큰 문제는 문서를 위조한 것이었다.

K사 금고 안에는 수십개의 도장들은 작곡가, 작사가들 몰래 위조된 것이었다. 피해 작곡가는 K사 대표가 은행 대출을 위해 위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KDB산업은행 관계자는 위조를 인지하고 전액 조기 상환받아 종결됐다고 말했다.

K사 전 대표는 'PD수첩' 제작진에게 "동의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서류에 도장이 찍힌 거다. 목도장 형태로 상대측이 전혀 잘못된 것도 없고 계약과 관련해 첫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 것도 없어서 아무 문제없는 것이라 생각했다"라는 입장을 전해왔다.

L그룹은 K사 대표를 교체했다. 이후 2021년 4월 자회사인 K사를 500억원에 팔았다. K사가 사들인 1만곡의 음원들은 통째로 B사로 넘어갔다. 윤등룡 대표는 "대기업은 음원을 모아서 팔아버리고 500억을 챙기고. 저는 소스 역할만 해야된다는 게 제 자체가 용서가 안 된다"라고 말했다.

B사는 현재 임직원과 무관하다며 선을 그은 상태다.

[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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