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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만 부활설 '개그콘서트', 왕의 귀환 이뤄낼까 [ST이슈]
작성 : 2023년 01월 27일(금) 11:53

개그콘서트 / 사진=KBS 제공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공개 코미디의 원조 '개그콘서트'의 부활설이 제기됐다. 유일무이 공개 코미디에서 연이은 부진과 불법촬영물 논란으로 불명예 퇴장했던 이들은 과연 화려하게 부활할 수 있을까.

27일 오전 KBS2 장수 공개 코미디프로그램이었던 '개그콘서트'가 6월 방송을 목표로 복귀를 준비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다만 KBS 관계자는 스포츠투데이와 통화에서 "구체적으로 논의된 것은 아니다. 편성 시기와 출연진 전부 확정된 바 없다"고 조심스럽게 선을 그었다.

개그콘서트 / 사진=KBS 제공


'개그콘서트'는 명실상부한 국내 최대 공개 코미디프로그램이다. 지난 2020년 종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레전드'로 회자된다.

지난 1999년 9월 4일 첫 방송된 '개그콘서트'는 21년간 '밤바야' '무를 주세요' '얼굴도 못생긴 것들이' '그까이꺼 대충' '그걸 아는 사람이 그래' '자이자이 자슥아' '스타가 되고 싶으면 연락해' 등 수많은 유행어를 탄생시켰다.

또한 출연 코미디언들의 세대 교체도 활발히 이루어지며 매번 새로운 코너와 유행어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일요일 밤 9시엔 모두 텔레비전 앞에 모였고, 엔딩곡이 나올 때면 주말이 끝났음을 실감했다.

경쟁작이었던 MBC '코미디에 빠지다'와 SBS '웃찾사'의 부진으로 인한 종영에도 '개그콘서트'만큼은 공개 코미디의 명맥을 이어왔고, 공채 개그맨도 매해 선발했다.

그러나 정상이 있다면 내리막길도 있다. 종영 직전까지 '개그콘서트'는 2%대 시청률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10% 안팎을 유지하던 시청률은 한자릿수로 떨어졌고, 이후 2~3%대를 유지했다. 과거 2003년 8월 31일 방송분이 역대 자체 최고 시청률인 32.3%였음을 짚어봤을 때 전성기 시절을 고려해도 침체임은 확실했다.

'개그콘서트' 부진의 가장 큰 이유는 트렌드에 따른 시청자들의 눈높이 변화다. 과거 일부 코미디언들은 외모에 대한 언급을 하는 등의 1차원적인 개그에 주력했다. 그러나 시대는 변화했다. 누군가를 비하하는 개그는 더 이상 유머로 통하지 않았다. 시대의 흐름에 맞춰 개그 코드를 바라보는 시청자들의 시선은 달라졌다.

이는 시청자들을 웃겨야 하는 코미디언들에겐 끊임없이 고민해야 하는 숙제다. 그러나 누구보다 '트렌디'해야 하는 이들은 여전히 1차원적인 개그를 답습했고, 이는 곧 시청자들의 외면으로 이어졌다. 또한 시청자들이 제기하는 불편들을 소위 '프로불편러'로 몰아가는 분위기 역시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설상가상으로 '개그콘서트'는 종영을 앞두고 공채 개그맨 A씨가 KBS 여의도 연구동 건물 여자 화장실에서 불법 촬영용 카메라를 설치한 사실이 적발돼 최악의 불명예 퇴장을 했다.

개그콘서트 / 사진=KBS 제공


연이은 악재로 문을 닫은 '개그콘서트' 탓에 코미디언들 역시 갈 길을 잃었다. 이들을 위해 또 다른 공개 코미디 서바이벌 '개승자들'이 방영됐으나 미미한 반응만을 얻은 채 종영했다. 현재로서 방영되는 공개 코미디는 tvN '코미디 빅리그' 뿐이다.

이후 자리를 잃은 코미디언들이 향한 곳은 유튜브다. 코미디언 김원훈, 조진세, 엄지윤은 '숏박스'를, 김대희는 '꼰대희'를, 정재형, 김민수, 이용주, 박세미 등은 '피식대학' 등의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이다.

무엇보다 이들이 활동하는 유튜브는 지상파 채널보다 제약이 적다. 개그의 한계 없이 아이디어를 쏟아내고 창조할 수 있다. 동시에 숏폼 콘텐츠가 익숙한 MZ세대들의 취향을 저격하며 어느샌가 이들은 '코미디언'이라는 타이틀보다 '유튜버(크리에이터)'가 더 익숙해졌다.

개그의 트렌드가 유튜브로 향한 현시점에서 공개 코미디의 조상인 '개그콘서트'의 복귀설은 의미가 남다르다. 그동안 빛을 보지 못했던 코미디언들에겐 기회의 장이며, 동시에 아쉬운 퇴장을 맞이했던 이들에겐 설욕전이 될 터다.

다만 여전히 숙제는 남아있다. 시청자들의 불편 요소가 많아졌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의 시선이 상향평준화 됐다는 것이다. 과연 전설의 '개그콘서트'가 건강한 웃음과 함께 시청자들과 재회하게 될지 기대감이 더해진다.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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