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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 '안우진 WBC 출전 불발'에 소신발언…"징계 다 받았는데 못 나가"
작성 : 2023년 01월 22일(일) 22:29

추신수 / 사진=DB

[스포츠투데이 이한주 기자] 추신수(SSG랜더스)가 안우진(키움 히어로즈)의 2023 월드베이스볼(WBC) 출전 불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추신수는 지난 19일 댈러스 지역 한인 라디오 방송 DKNET을 통해 이번 WBC 대표팀 엔트리에 관련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은 오는 3월 '야구 월드컵'이라 불리는 WBC에 출전한다.

WBC 1라운드에서 일본을 비롯해 호주, 중국 체코와 함께 B조에 속한 한국은 3월 9일 호주와 첫 경기를 치른 뒤 차례로 일본(10일), 체코(12일), 중국(13일)과 격돌한다. 여기에서 2위 안에 들면 8강 토너먼트에 진출할 수 있으며 8강전까지 경기 장소는 모두 일본 도쿄돔이다. 이후 4강에 진출하게 되면 미국 마이애미로 이동해 챔피언십 라운드를 치르게 된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 이강철 감독은 지난 4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WBC에 출전하는 30명의 엔트리를 발표했다.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최지만(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등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에서 활약 중인 해외파들이 이변 없이 뽑혔고 국내파에서는 김광현, 최정(이상 SSG), 양현종(KIA 타이거즈), 이정후(키움), 고우석(LG 트윈스) 등이 선발됐다. 한국계 빅리거 내야수 토미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도 포함돼 많은 관심이 쏠린 가운데 안우진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었다.

시속 150km대 강속구와 날카로운 슬라이더를 보유한 안우진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토종 우완 에이스다. 2022시즌에도 KBO리그 10개 구단 선발 투수들 중 가장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지난해 30경기에 출전해 196이닝을 소화한 안우진은 15승 8패 평균자책점 2.11을 올렸다. 평균자책점과 탈삼진은 나란히 리그 1위였으며 다승은 2위였다. 특히 탈삼진(224개)은 고(故) 최동원(1984년·223개)을 넘어선 국내 투수 한 시즌 최다 탈삼진 신기록이었다. 역대 1위인 2021년 아리엘 미란다(225탈삼진·당시 두산 베어스)와는 딱 1개 차이였다.

가을야구에서도 안우진의 호투는 계속됐다. 특히 SSG와의 한국시리즈에서는 손가락 물집 부상에도 마운드에 오르는 투혼을 선보였다. 비록 소속팀 키움은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안우진의 역투는 많은 팬들의 박수를 이끌어냈다. 시즌 후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도 그의 차지였다.

시즌을 마친 안우진은 WBC 출전 의사를 여러차례 드러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발표된 WBC 50인 예비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던 그는 30인 명단에서도 제외됐다. 과거 학교폭력 전력이 발목을 붙잡았기 때문이다.

키움 안우진 / 사진=DB


안우진은 휘문고 재학시절 학교폭력을 행해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로부터 3년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다. 대한체육회 규정에 따라 그는 KBSA가 주관하는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의 대회에 영구적으로 나설 수 없다.

안우진의 학교폭력 피해자로 알려진 이들 중 일부는 지난해 말 공식 입장문을 통해 안우진을 변호하고 나섰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안우진이 모든 피해자들에게 용서를 받은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가 꾸준히 나왔다.

MLB가 주관하는 WBC는 KBSA의 징계와는 별개로 한국야구위원회(KBO)만 허락한다면 안우진의 출전 자체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지만, 안우진은 결국 WBC에 나서지 못하게 됐다.

추신수는 이에 대해 "(안우진이) 분명히 잘못된 행동을 했고 제3자로서 들리고 것만 보면 굉장히 안타깝다. 어떻게 보면 박찬호 선배님 다음으로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는 재능을 가진 선수인데…"라며 "저도 한국에서 야구를 하고 있지만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너무 많다. 한국에서는 용서가 좀 쉽지 않은 것 같다. 어릴 때 (그릇된 행동을) 해서 잘못을 뉘우치고 처벌도 받고 출장 정지도 받고 다 했는데 국제대회를 못 나간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어 그는 "많은 야구 선배들한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일찍 태어나고 일찍 야구를 해서 선배가 아니다. 이런 불합리한 상황에 놓인 후배들이 있으면 발 벗고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아무도 나서질 않는다. 저는 그게 너무 아쉽다"며 "야구 먼저 하고 먼저 태어났다고 선배, 어른이 아니라 후배들이 잘못된 길을 가고 잘못된 곳에서 운동을 하고 있으면 제대로 바꿀 수 있는 그런 목소리를 내고 뭔가 도움이 되려 해야 하는데 그냥 지켜만 본다. 그게 좀 아쉽다"고 소신을 드러냈다.

또한 추신수는 대표팀의 세대교체에 대해서도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그는 "가장 가까운 일본만 봐도 국제대회를 하면 새로운 얼굴들이 많다. 그런데 저희 한국은…"이라며 "김현수(35·LG)만 봐도 그렇다. 김현수가 한국을 대표해서 나갈 성적과 실력은 된다. 정말 좋은 선수이긴 하지만 저라면 미래를 봤을 것 같다. 당장의 성적보다도 앞으로를 봤더라면 많은 선수들이 안 가는게 맞고, 새로 뽑히는 선수들이 더 많아야 했다. 언제까지 김광현(35·SSG), 양현종(35·KIA)인가. 일본에서도 '김광현이 또 있다'는 기사가 나오지 않았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추신수는 "경험해보니 (한국에) 어리고 재능 있는 선수들이 많다. 그런 선수들이 어릴 때부터 많은 팀들이 참가하는 국제대회에 참가하게 되면 느끼는 감정이나 마인드가 어마어마하게 달라진다"며 "예를 들면 문동주(20·한화 이글스)가 제구가 부족하다고 하지만 지금 그만큼 던지는 투수가 없다. 안우진도 마찬가지다. 이런 선수들이 국제대회에 얼굴을 비쳐 외국으로 나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이 한국야구가 해야 할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스포츠투데이 이한주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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