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한때 예능프로그램을 종횡무진하던 방송인 조형기가 최근 자료화면에서 모자이크 처리된 채 등장했다. 조형기의 방송 퇴출이 확인사살된 셈이다.
지난 18일 방송된 MBC '라디오스타'에서는 게스트 이경규가 자신의 이름을 내 건 프로그램이었던 월드컵 특집 '이경규가 간다!' 비하인드를 밝혔다.
이날 역대 '이경규가 간다!' 방송분이 공개되며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한국 대 포르투갈전 직관 장면도 그려졌다. 그러나 이경규의 옆자리 인물은 모자이크 된 채 등장해 궁금증을 안겼다.
이는 앞서 다수의 예능프로그램에서 활약하던 조형기였다. 현재 각 지상파 방송사는 범죄, 사회적 논란 등으로 물의를 일으킨 전과자 연예인에 대해 자체 심의를 적용해 모자이크 처리를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MBC 역시 자체 심의 의견으로 조형기를 모자이크 처리했다.
다만 조형기가 공식적으로 지상파 방송에 출연 정지 처분을 받진 않았다. 또한 MBC 측 역시 조형기를 심의 의견 연예인으로 분류한 명확한 사유를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일각에선 조형기가 과거 음주운전 뺑소니 사건을 일으킨 것에 주목하고 있다. 조형기는 1991년 8월 강원도 정선의 한 국도에서 주취 상태로 운전하던 중 30대 여성을 치어 숨지게 하고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조형기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위반 혐의로 징역 5년형을 선고받았으나 1993년 가석방돼 방송에 복귀했다.
복귀한 조형기는 누구보다 활발히 활동했다. KBS2 '위기탈출 넘버원' '스펀지' SBS '좋은 아침' '솔로몬의 선택' 등 지상파 방송프로그램 단골 패널로 활약했다.
그러나 2010년에 들어서며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조형기의 과거사가 재조명되기 시작했다. 여론을 의식한 듯 방송사 역시 조형기를 '손절'하기 시작했다. 이후 조형기는 결국 2017년 종합편성채널 MBN '황금알'이 마지막 방송이 됐다.
언뜻 보기엔 조형기가 방송가를 떠난 듯 보였지만, 사실상 퇴출 수순이었다. 이어 조형기는 2020년 1월 소통전문가 김대현과 유튜브 채널 '동네형TV'를 개설해 복귀를 꿈꿨다. 그러나 이미 일파만파 퍼진 조형기의 과거사로 인해 비난 여론이 들끓었고, 그는 댓글창을 막은 채 4개월 만에 유튜브 채널 운영을 중단했다. 해당 유튜브 채널은 현재 3년째 방치된 상태다.
그런 조형기는 지난해 10월 뜻밖의 근황을 전했다. 그가 미국 필라델피아 한인타운 식당에서 목격됐다는 소식이었다. 이에 국내 여론을 의식한 조형기가 타국살이를 선택했다는 추측이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방송가에서 감초 역할로 등장했던 조형기는 결국 음주 뺑소니 전력과 동시에 '공식 퇴출'도 아닌, '사실상 퇴출'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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