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배우 정성화가 뮤지컬과 영화 '영웅'과 관련한 비하인드를 밝혔다. 작품을 소화하기 위한 배우의 고충이 전해졌다.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뮤지컬 '영웅'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현장에는 에이콤 윤홍선 대표, 윤호진 예술감독, 안중근 역의 배우 정성화·양준모가 참석했다.
뮤지컬과 영화 '영웅' 모두 안중근 역으로 분한 정성화는 영화 촬영 당시 "캐스팅 제의를 받고 얼마 안 있어 살을 본격적으로 빼야 하는 시기가 됐다. '영웅'을 공연하고 있을 때였는데, 원래 제가 먹는 것도 술도 좋아한다. 그걸 일절 할 수 없는 상황이라 정신적 스트레스가 상당했다"라고 토로했다.
무려 16kg나 감량한 정성화는 다이어트 과정에 대해 "비결이랄 게 아예 없다. 그냥 아침에 안 먹고 튀고 점심에 현미밥이나 짜지 않은 것 먹고 저녁에 닭가슴살, 아롱사태 같은 걸 현미밥에 먹고 한 달 지내니까 어느새 10kg가 빠져있더라. 공연도 해야 했고 집 근처 24시간 헬스장에서 한 시간 뛰었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힘들게 다이어트했지만 다신 못 할 것 같다고. 그는 "갑자기 살을 빼다보니 몸에 무리가 오더라. 공연할 때 한 번 기절한 적이 있다. 바로 암전 되는 장면이라 관객은 모르시는데 스태프는 난리가 났었다"라고 밝혔다. 그 이후로 혹시나 또 블랙아웃돼 위에서 떨어질까 봐 우려를 샀다고.
뮤지컬 '영웅'의 영화화는 정성화의 오랜 숙원을 이룬 것이기도 했다. 그는 "항상 조연을 하거나 단역이었는데 주연인데다 꿈에 그리던 뮤지컬영화란 점이 안 할 이유가 없었다. 그렇기에 '입금 후 다이어트'가 아니라 제 꿈을 위해 뺀 거였다. 유지하는 것도 힘들더라. 몸매 유지를 위해 신경 많이 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이어트 후 시사회 때 촬영하고 제 얼굴을 보니 자랑스럽더라. 작품 할 때는 어느 정도 얄쌍한 몸매로 찍어야겠다 싶었다"고 너스레 떨었다.
영화 '영웅'은 현장 라이브로 녹음을 진행했다. 그 이유에 대해 "관객 여러분들에게 호흡을 들려드리기 위함이었다. 뮤지컬 노래에서는 배우가 흐느끼는 소리와 함께 노래를 부르게 된다. 그런 디테일한 부분에서 관객에게 드리는 감정이 엄청나다고 생각했다. 이번 영화에서도 제 대사에 이어서 호흡이 들려지는 그런 자연스러운 느낌을 영화에서도 느끼게 해주고 싶다고 감독님과 제가 말하던 가장 큰 공감대였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절대 쉬운 과정은 아니었다. 정성화는 "현장에서 녹음을 하면서 연기를 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란 걸 몰랐다. 노래를 잘하면 감정이 무너지고, 감정에 몰입하면 노래가 무너지고, 둘 다 하면 뭔가 애매하고. 모든 노래를 15번이 넘게 부르고 '장부가'가는 40번을 불러서 거의 탈진하다시피 됐다"고 고백했다.
영화와 뮤지컬이라는 서로 다른 매체를 통해 관객을 만나는 정성화는 "뮤지컬 안에서는 섬세하고 정제된 목소리로 노래하는 게 가능하다. 좀 더 또렷하게 들려드리기 위해 발성적으로 신경 쓰며 연기 중이다. 영화를 보신 분들이 뮤지컬을 또 보는 것도 나름 만족하실 수 있게 공연 중이다. 이전보다 책임감이 더 강해졌다"고 이야기했다.
영화화될 만큼 오랜 시간 '영웅'이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 정성화는 "안중근이라는 역사에 중요한 인물을 연기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여기에 뮤지컬작품으로서 재미없거나 지루하다면 관객이 오시지 않았을 것. 잘 짜여진 구조가 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이어 "또 심금을 울리는 음악이 있다. 그리고 이 작품을 관통하는, 짜릿하게 만들어진 안무가 존재한다"면서 "그리고 감독님이 작품을 조금씩 디벨롭을 해오셨다. 지난 시즌에 보셨던 분들이 많이 바뀌었다고 생각하실 수 있다. 현대의 입맛에 맞게 디벨롭 해왔기 때문에 꾸준히 사랑받을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생각을 전했다.
끝으로 정성화는 "'레미제라블'은 30년이 넘은 작품이다. 그런데 오픈런으로 공연을 하더라도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다. '영웅'도 그런 작품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ent@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