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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 설경구 "개런티? 상관없어…내가 하고 싶다면" [인터뷰]
작성 : 2023년 01월 17일(화) 12:30

유령 설경구 인터뷰 / 사진=CJ ENM 제공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오랜 세월 배우로 활동해 온 설경구도 안 해본 배역이 있다. 안 해본 장르가 있고, 안 해본 작품이 있다. 여전히 연기적인 도전 욕구가 가득한 배우 설경구다.

설경구는 18일 개봉하는 영화 '유령'(감독 이해영·제작 더 램프)에서 총독부 내 통신과 감독관 무라야마 쥰지 역을 맡았다. '유령'은 1933년 경성, 조선총독부에 항일조직이 심어놓은 스파이 '유령'으로 의심받으며 외딴 호텔에 갇힌 용의자들이 의심을 뚫고 탈출하기 위해 벌이는 사투와 진짜 '유령'의 멈출 수 없는 작전을 그린다.

설경구가 '유령'을 선택한 계기는 뜻밖의 것이었다. 단순히 제안이 와서가 아닌, 일제강점기 시대극을 안 해봤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설경구는 "모든 배우들이 그렇겠지만 저도 제 모습이 반복되는 걸 싫어한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반복된다는 걸 저도 알고 있다"며 "처음 이해영 감독님을 만났을 때 이 영화가 항일 줄거리만이 아니라, 장르적으로 접근하고 싶다는 얘기를 했다. 다른 독립운동 소재 영화들과는 차별점을 뒀다는 점이 저에게 좋게 들렸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유령'이 타 독립운동 소재 영화들과 갖는 가장 큰 차이점은 추리와 액션을 섞었다는 점이다. 초반부 진짜 '유령'을 찾기 위한 추리극으로 그려진다면, 중반부를 넘어서며 대부분의 장면이 액션으로 그려진다.

작품 내 변주점이 언급되자 설경구는 "추리만 갖고 두 시간을 넘게 끌고 가기엔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유령'을 잡자'가 아니라 ''유령'이 어떻게 목적을 이루느냐'다"라며 "각 캐릭터들이 호텔을 뛰쳐나오면서 영화가 다른 장르로 변주되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다행히 배우로서 부담감이나 거부감은 없었다. '이렇게 될 수도 있지'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초반부가 추리물로 그려지며 설경구가 맡은 무라야마 쥰지 역시 용의선상에 오르게 된다. 관객들은 무라야마 쥰지가 과연 '유령'인지, 아군인지, 적군인지 끝없이 심리전을 벌인다.

이에 대해 설경구는 "쥰지는 기능적인 역할이 있는 인물이다. 온통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고 있다. 감독님께 '나는 '유령'처럼 하겠다'고 선포하고 촐영했다. 일부러 혼선을 주려는 역할이었다"며 "모두가 저에게 마지막 반전이 있을 거라고 예상하실 것"이라고 의미심장한 힌트를 남겼다.

유령 설경구 인터뷰 / 사진=CJ ENM 제공


특히 무라야마 쥰지는 군인 출신 일본 경찰이다. 이러한 탓에 작품 내 대사 중 3분의 1은 일본어로 소화해야 했다. 앞서 영화 '역도산'을 통해 한차례 일본어 연기를 선보였던 설경구는 그때의 경험을 살려 '유령'을 채웠다.

일본어 대사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설경구는 "일본어 대사는 어렵다. '역도산' 때 너무 고생해서 지금은 조금 덜 부담스러운 것 같다. 그래도 당연히 연습은 필요하다"며 "일본어 선생님이 발음 하나하나 꼼꼼하게 체크해서 현장에서 안 되면 후시 녹음을 해야 한다. 일본 사람 정도까진 아니겠지만, 꽤 잘 들리는 소리라고 하더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무엇보다 앞서 '불한당' '야차' 등에서 액션신을 소화했던 설경구는 이번엔 맨몸 액션에 도전했다. 하물며 상대는 박차경 역의 여성 배우 이하늬였다. 두 사람은 작품 내에서 묵직한 날것의 주먹을 주고받는다.

이에 대해 설경구는 "감독님이 성별에 있어서 차이가 보이는 걸 원하지 않으셨다. 사실 저는 액션을 잘 못한다. 힘으로 하다 보니까 혹시 잘못 터치해서 다칠까 봐 초반엔 그게 너무 겁났다"며 "근데 하루 이틀 지나니까 오히려 이하늬가 잘 받아줘서 편하게 했다. 상대 배우가 힘들어서 인상을 쓰면 부담스러운데 이하늬는 유쾌하다. 덕분에 제가 편했다. 전혀 저에게 그런 부담을 주지도 않고, 오히려 즐겁게 해 줬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유령 설경구 인터뷰 / 사진=CJ ENM 제공


올해로 56세가 된 설경구는 본의 아니게 연달아 액션 장르를 소화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설경구는 "한동안 액션 연기를 안 하다가 '불한당' 때 잠깐 했다. 그다음엔 '킹메이커'하면서 다시 액션신이 없었다가, '야차' 때부터 계속하고 있다. 차기작 '길복순'에도 액션이 있다"며 "예전엔 액션신을 찍고 나서 힘든 표정을 지었는데 지금은 오히려 재밌다. 내 마음에 따라 이 작업이 힘들 수 있지만, 동시에 재밌게 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소신을 밝혔다.

연이은 액션 장르와 상대 배우와의 '케미'는 설경구에게 젊은 팬층을 안겨줬다. 특히 설경구는 '지천명 아이돌'이라는 독특한 수식어를 가진 중년 배우다.

'지천명 아이돌'이 언급되자 설경구는 "감사하다. 환영해 주신다는 건 굉장히 힘을 받는 거다. 응원해 주시면 더 힘이 난다"며 "수식어에 대한 집착은 없다. 제가 하는 작품들은 그냥 제가 하고 싶어서 하는 거다. '자산어보'도 사극을 안 해봐서 했다. 저는 그냥 사극이 하고 싶었다. 개런티를 못 준다? 그런 건 상관없다. '이게 멋있어서 결정한다' 이런 건 없다"고 강조했다.

유령 설경구 인터뷰 / 사진=CJ ENM 제공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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