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새신랑' 김시우가 아내 오지현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김시우는 16일(한국시각)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의 와이알레이 컨트리클럽(파70)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소니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8개와 보기 2개를 묶어 6언더파 64타를 쳤다.
최종 합계 18언더파 262타를 기록한 김시우는 헤이든 버클리(미국, 17언더파 263타)를 1타 차로 제치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김시우는 지난 2021년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우승 이후 2년 만에 승전보를 전했다. 시즌 첫 승, 통산 4승째.
이날 김시우는 선두 버클리에 3타 뒤진 채 최종 라운드를 맞이했지만, 빼어난 뒷심을 선보이며 짜릿한 역전 우승을 연출했다.
김시우는 우승 기자회견에서 "4승을 하게 돼 기쁘다. 1승, 2승까지는 빠르게 찾아왔는데 3승은 시간이 조금 걸렸던 것 같다. 이후 4승도 시간이 조금 걸렸는데 생각보다 일찍 찾아온 것 같다"고 우승 소감을 전했다.
소니오픈에서 한국 선수가 우승한 것은 지난 2008년 최경주 이후 15년 만이다. 김시우는 "최경주 프로님이 우승한 시합에서 나도 따라 우승하게 되는 것 같다. 좋은 징조인 것 같다"면서 "최경주 프로가 닦아놓은 길을 내가 따라갈 수 있어서 영광"이라고 말했다.
김시우는 지난 2016년 윈덤 챔피언십에서 첫 승을 기록한 뒤, 2017년 제5의 메이저대회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오르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이후 오랫동안 우승 소식이 없었다. 2021년 아메리칸 익스프레이스에서 오랜만에 승전고를 울렸지만, 다시 한동안 우승과 연을 맺지 못했다.
그런데 지난해 12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활약 중인 오지현과 결혼식을 올린 뒤, 불과 한 달 만에 우승이 찾아왔다. 이번 우승은 김시우와 오지현에게 잊을 수 없는 결혼 선물이 됐다.
김시우는 "1승, 2승이 루키 때 찾아왔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운이 더 따랐는데, 그것이 내 발목을 잡아서 스스로 중압감을 받았던 것 같다. 내가 더 좋은 선수라고 착각했다. 그후로는 내 플레이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면서 "(오)지현이와 결혼한 후에 첫 시합이었는데 같이 와줘서 고맙고 서로 굉장히 기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시우는 또 "미국에 있어서 시즌 중이라 (한국에) 들어갈 수 없었다. 지현이도 시즌 중이었지만 결혼 준비까지 다 해줬다. 나도 도울 수 있는 것이 있으면 좋았을 텐데, 시즌 중이라 한국에서 함께하지 못해서 미안했다"면서 "너무 잘 준비해줘서 한편으로는 고맙다. 결혼식장도 예쁘게 꾸며주고 잘 마무리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아내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한편 김시우는 소니오픈 우승의 기운을 다음 대회인 아메리칸 익스프레스까지 이어간다는 각오다. 김시우는 지난 2021년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에서 우승을 차지한 기억이 있다. 김시우는 "우승했던 대회인데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한국에 계신 팬분들이 많이 응원해주시면 좋겠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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