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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라드 듣지 않는' 별이 발라드로 돌아온 이유 [인터뷰]
작성 : 2023년 01월 13일(금) 12:35

별 인터뷰 / 사진=콴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12월 32일'이라는 명곡으로 가요계에 등장해 데뷔 20년을 맞은 별이 하하의 아내, 삼남매의 엄마가 아닌 '가수' 별로 돌아왔다.

별은 11일 여섯 번째 정규앨범 '스타트레일(Startrail)'을 발매했다. 무려 14년 만의 정규앨범이다. 그동안 삼남매 육아에 집중하며 엄마로 살아왔던 별은 다시 가수로 돌아오기까지 큰 용기가 필요했다고 밝혔다.

"14년 동안 일부러 쉬어야지 해서 쉬었던 건 아니다"며 별은 "간간이 싱글 앨범들은 있었지만 가요계 환경적인 부분이 정규를 내기가 쉽지 않지 않나. 감히 상상을 못 했던 것 같다. 왕성하게 활동하는 가수도 정규를 내기 힘든데 저는 오래 쉬었었고, 많은 용기가 필요했다"고 고백했다.

쉽지 않았지만 '데뷔 20주년'을 맞은 만큼 별은 꼭 정규를 내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데뷔한지 20년인데 누군가한테 '저 20주년 가수예요' 얘기하기에 면이 안 서더라. 20대부터 10년은 쉼 없이 노래했지만 30대부터 음악적인 활동은 확실히 저조했기 때문에 싱글이나 미니로는 성이 안 찼다. 무리를 해서라도 정규를 보여드려야 팬분들한테도, 많은 대중분들한테도 '20주년 노래한 가수예요'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도전을 했다"고 털어놨다.

별 인터뷰 / 사진=콴엔터테인먼트 제공


별의 20주년은 사실 2022년이었다. 실제 22년 발매를 목표로 1년 반 이상 준비해왔다고. 그는 "곡 수집이 오래 걸렸다. 저도 곡 작업을 많이 했고, 작곡가분들한테 죄송할 정도로 곡도 많이 받았다. 많이 돌려보내고, 그렇게 추려진 곡들이 이번에 나온 10곡"이라고 설명했다.

앨범명 '스타트레일'은 '별의 궤적'이라는 의미로 별이 그려온 지난 20년의 궤적, 그리고 앞으로 그려갈 궤적을 담았다. 타이틀곡은 치열한 과정을 거쳐 '오후'로 최종 선정됐다.

별은 "전에 정규 앨범을 만들 때 보면 타이틀곡을 거의 정해놓고 가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다 세팅됐는데 끝까지 100점짜리 타이틀곡이 안 나와서 마지막 한자리를 놓고 계속 다시 받거나 만드는 경우가 있었다. 이번에는 곡 완성이 다 됐는데 의견이 너무 갈렸다. 이렇게 갈린 적이 없었다. 회사 내부에서도 갈려서 더 다양한 모니터링을 해봤는데 '오후'가 별을 오랫동안 기다려주신 분들에게 가장 반가움을 안겨드릴 수 있는 곡이라는 말이 설득력 있었다. '이게 별이지' 하는 느낌이었다는 반응이 있어서 최종적으로 '오후'를 하게 됐다"고 했다.

'오후'가 타이틀곡으로 낙점됐지만 별은 나머지 9곡의 퀄리티도 타이틀곡 감이라고 수번 강조했다. 그는 "곡 수집 단계부터 제가 찾아가서 받아왔다. 한 곡 한 곡 모두에 애정이 있다. 사실 제가 예전에 정규앨범들 만들 때 보면 저 스스로 아쉬웠던 부분들이 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표현 너무 싫어하지만 정규를 만들면 타이틀 말고 나머지 곡들은 깔리는 곡이라고 표현하지 않나. 근데 그 깔리는 곡이 처음 써질 때는 깔리는 곡이라고 하고 쓰여지는 곡은 아니다. 한 곡 한 곡 다 의미가 있다. 이 10곡으로 다 활동하면 좋지만 그럴 수 없기 때문에 '오후'가 타이틀곡이 된 거다. 나머지도 타이틀로 손색이 없는 곡들로 채우고 싶었다. '곡 수 채우자' 그런 마음이 절대 아니다. 한 곡 한 곡에 영혼을 끌어모은 것들을 집어넣어놨다. 제가 들어도 플레이리스트에 넣고 운전할 때, 운동할 때 계속 듣고 싶은 음악들로 10곡을 채웠다. 저한테는 얘네들이 다 타이틀곡 같다"고 덧붙였다.

별 인터뷰 / 사진=콴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루브한 R&B곡 '유어(You're)'는 서브 타이틀곡이라는 설명이 붙었다. 별은 "모니터링할 때 '유어'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았다. MZ 분들이 좋아해서 '이번에 별의 방향성을 바꿔볼까' 갈등도 있었는데 그래도 별을 기다려주신 분들은 '오후'의 감성을 더 '이게 별이지' 하실 것 같아서 그분들을 배반할 수는 없기에 '오후'를 메인으로 했지만 목 놓아서 '유어'가 너무 좋다고 얘기한 강력한 마니아층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도 발라드 가수지만 평소에 발라드를 듣지 않는다. 발라드라는 장르를 어떻게 구분 짓느냐는 기준이 다르겠지만 저는 원래가 리듬이 있고 그루브가 있는 장르를 좋아한다. 힙합을 좋아하고 뉴진스, 빅나티 음악 즐겨 듣는다. 농담 삼아 음악제작팀 친구들한테 '부캐'로 이름 바꿔서 언더신으로 들어가서 활동 없이 음원만으로 제야에서 활동하고 싶다고 하기도 했다. 그렇게 제가 좋아하고 힙한, 소리 지르고 울부짖지 않아도 되는, 듣기 편하고 가사 편한 노래를 하고 싶은데 그게 갈등의 지점인 것 같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그는 "20년을 노래해서 좋은데 어려운 점이 있다면 늘 익숙하게 들어왔던 저의 감성을 다른 식으로 표현했을 때 어떤 분들은 그걸 낯설게 여기고 반감을 드러내기도 한다. 근데 저는 하고 싶은 음악이 많고 좋아하는 음악 장르가 발라드만 있는 건 아니라서 앞으로 나아가는 방향성에 고민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유어'를 비롯한 다른 트랙들을 들어보시면 '별이 이런 노래를 하네' 하는 곡들이 있으실 거다. '근데 괜찮다' 이러실 것 같다"고 자신했다.

그러면서도 별은 "들어보시고 별로면 얘기해달라. 정신을 차리고 발라드만 할 테니까. 가고 싶은 방향을 슬슬 확장해나가고 있는 상황이고. 그 과정에 있는 앨범이 이 앨범인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주변 반응에 대해서도 "지인들한테 들려주면 '언제 나오냐'면서 계속 다시 듣고 싶어했다. 들려주는 곡마다 '이게 타이틀이냐? 한 곡 한 곡 다 좋다'고 했다"면서 "다시 한번 말씀 드리지만 만약에 들어보시고 그 정도는 아닌 것 같으면 얘기해달라"고 재차 웃었다.

별 인터뷰 / 사진=콴엔터테인먼트 제공


공백은 길었지만 다음 앨범을 위한 준비는 이미 마친 상태다. 별은 "총알이 준비돼 있다. 엔트리 10곡에 들어가지 않은 좋은 곡들이 많다. 구성을 하면서 전체적인 색깔을 맞추다 보니 '이 곡은 다음 텀에 패키징을 하자' 해서 남긴 게 있다. 그것들도 좋다. 미리 기대하셔도 좋다. 아마 음악은 제가 열심히 하면 된다는 노하우가 생겨서 계속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별이 이번 앨범에 거는 기대는 크다. 그는 "요즘 친구들은 저를 가수로 모르는 경우도 많다. 이번 앨범을 듣고 '6집이요? 이 사람이 2002년에 데뷔했어?' 하면서 옛날 음악들을 찾아볼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이 앨범으로 저를 신인가수 만난 것처럼 느끼셔도 좋을 것 같다. 오히려 어설프게 아는 것보다 저를 몰라서 객관적으로 이 앨범을 들어줬으면 좋겠다. 옛날의 별의 모습을 기억하고, 누구의 아내고 그런 정보 없이 10곡 노래만 듣고 생각해도 너무 좋다. 누군가한테 '입덕'할 때 옛날 작품을 다 찾아보지 않나. 이 앨범으로 저에게 '입덕'시키고 싶다. 나이를 보고 깜짝 놀라면서"라고 웃었다.

기존 팬들에게도 별의 가수력을 알리고 싶다고. 그는 "'녹슬지 않았구나. 여전하구나'란 반응을 듣고 싶다. 경거망동을 하면 안 되는데 제가 자신이 있을 정도로 열심히 해서 앨범 퀄리티에는 자신이 있다. 너무 빨리 들려드리고 싶다"고 기대했다.

별 인터뷰 / 사진=콴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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