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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태 수습 못하는 흥국생명, 선수단은 '한숨' [ST스페셜]
작성 : 2023년 01월 08일(일) 18:17

사진=권광일 기자

[화성=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불은 구단이 질렀는데 수습은 선수들이 하고 있다.

흥국생명은 8일 오후 화성종합경기타운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4라운드 IBK기업은행과의 원정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5-23 30-28 23-25 26-24)로 승리했다.

4연승을 달린 흥국생명은 16승4패(승점 47)를 기록하며, 선두 현대건설(18승2패, 승점 51)을 바짝 추격했다. 4연승 가운데 처음 2승은 권순찬 전 감독 하에서 거뒀고, 이후 이영수 전 감독대행 체제에서 1승, 김대경 감독대행 체제에서 1승을 추가했다.

최근 권순찬 전 감독 사퇴와 이후 불거진 구단의 선수 기용 개입 논란 등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거둔 성과라 더욱 값지다. 게다가 오늘 경기에서는 에이스 김연경이 컨디션 문제로 인해 출전하지 못했음에도 완승을 거뒀다.

흥국생명은 오는 11일 선두 현대건설과 홈경기를 갖는다. 만약 이 경기에서도 승리한다면 5연승을 달림과 동시에 현대건설을 턱밑까지 추격하지 할 수 있다.

문제는 흥국생명 구단이다. 권순찬 전 감독을 사실상 경질한지 1주일 가까이 지났지만 아직도 사태를 수습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6일 김기중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지만, 계약 문제가 마무리되지 않아 8일 IBK기업은행전에서는 김대경 코치가 감독대행직을 맡았다.

새 감독 선임을 구단이 공식 발표했음에도 김기중 감독이 IBK기업은행전 지휘봉을 잡지 않은 것은 여전히 흥국생명 구단이 큰 혼란에 빠져 있음을 보여준다. 김기중 감독이 본격적으로 지휘봉을 잡는다고 해도 분위기 수습에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들도 답답해 하고 있다. 김대경 코치는 "(김기중 감독과 선수단이) 언제 만날지는 (구단으로부터) 듣지 못했다"면서 "선수들이 훈련하고 동요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역할"이라고 전했다.

다만 "코칭스태프에서도 동요가 있다. 다들 마음 속으로 아픔을 간직한 채 열심히 하고 있다"고 한숨을 쉬었다.

베테랑도 김해란도 "우리(선수단)도 알고 있는 부분이 없다. 지금 상황에서는…"이라며 현 상황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선수들이 너무나 잘해주며 위기를 극복하고 있는 흥국생명이지만, 더 이상 선수들에게 부담을 안겨줘서는 안된다. 여러 악재 속에서 잘 버텨주고 있는 흥국생명 선수들이지만 혼란이 계속된다면 선수들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구단이 선수들의 발목을 잡는 모습이 계속돼서는 곤란하다. 선수들이 책임감을 보여주는 만큼, 구단도 책임감을 보여줄 때다.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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