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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 최석기 "오늘은 편하게 잘 수 있을 것 같다"
작성 : 2014년 12월 03일(수) 22:38
[수원=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데뷔 7년 만의 수훈선수 인터뷰. 최석기의 목소리는 감격으로 떨렸다.

한국전력은 3일 오후 7시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4-2015 V리그 남자부 OK저축은행과의 경기에서 센터 최석기의 깜짝 활약에 힘입어 세트스코어 3-2(19-25 25-17 22-25 35-33 16-14)로 승리했다.

최석기는 이날 블로킹 8점을 포함해 15점을 올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8개의 블로킹이 모두 시몬을 상대로 잡아낸 것으로 그 의미가 더 컸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최석기는 "오랜만인 것 같다. 수훈선수 방송 인터뷰도 처음이다. 신인 때 인터뷰를 많이 했지만, 수훈선수로 하는 것은 7년차인데 처음이다. 뭐가 뭔지 모르겠다. 이렇게 잘할지 나도 몰랐다. 본인도 모르는데 잘 되는 날이 있는데 오늘이 그런 날이었던 것 같다"라며 감격에 젖었다.

벌써 7년차지만, 최석기는 오랜 시간 코트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지긋지긋한 무릎부상이 최석기를 괴롭혔다. 수술만 세 차례. 힘들게 재활을 해도 다시 부상이 재발하는 힘든 시간이 계속됐다.

최석기는 "정말 오랜 시간이었다. 무릎을 다치고 나서 너무 많이 힘들었다. 지금도 사람들은 출전하지를 않으니 최석기라는 선수가 없는 줄 안다. 그만큼 무릎이 안 좋았고 복귀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라며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털어놨다.

이어 "사실 무릎을 다쳤을 때 배구를 그만두려고 했다. 또 수술을 하게 되면 은퇴하려고 했는데, 다행히 수술까지는 가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감독님도 '한 번 더 해보자'고 힘을 많이 주셨다"라며 마지막으로 일어설 수 있었던 이유를 밝혔다.

최석기는 마지막 남은 한국전력의 창단 멤버다. 그동안 부상 때문에도 힘들었지만, 크고 작은 사건 사고들도 수없이 겪었다. 그런 최석기의 부활이기에 오늘 경기는 더욱 의미가 컸다.

최석기는 "창단 멤버가 나 혼자 남았다. 25연패도 두 번 해봤고, 승부조작도 겪었다. 외국인선수도 많이 바뀌었고, 감독님도 바뀌었다"며 그동안의 선수생활을 돌아봤다.

이어 "솔직히 다치기 전까지는 잘 될 줄 알았다. 그런데 다쳐보니 아무것도 아니더라. 정말 많이 울었다. 무릎 수술하고 1년 반을 못 걸어 다녔다. 세 번 수술하면서 거의 배구를 포기했었다. 감독님과 선후배, 프런트에서 정말 많이 도와주셨다. 그만두려고 해도 붙잡아 주시고 할 수 있다고 해주셨다. 너무 감사하다. 이때 아니면 말 못할 거 같다"며 다시 한 번 주위의 도움에 감사를 표했다.

앞으로의 활약도 기대한다는 말에 최석기는 "몸에 대한 적응을 더 해야 할 것 같다. 감독님이 확실하게 나를 기용하지 못하는 이유가 무릎 문제와, 블로킹 높이, 감각 저하 때문이다. 한 번씩 기회가 주어져 들어가면 지금처럼 재밌게 하고 나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최석기는 "오늘 경기는 저에게 많은 생각을 가지게 해준 것 같다. 자신감과 그래도 앞으로 조금 더 해볼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들을 가지게 됐다. 그동안 잘하고 싶었는데 못하니까 불면증에 시달렸는데 오늘은 편하게 잘 수 있을 것 같다. 감사하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쳤다.


이상필 기자 sp907@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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