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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우진 WBC 낙마' 日 매체 "KBO 최고투수, 여론 반대 부딪혀"
작성 : 2023년 01월 05일(목) 13:22

키움 안우진 / 사진=DB

[스포츠투데이 이한주 기자] 키움 히어로즈 우완투수 안우진이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 30인 명단에 들지 못한 사실이 일본에서도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일본매체 더다이제스트는 5일 "한국 대표팀 30명 중 KBO 최고 투수로 평가받는 안우진이 WBC 엔트리에 선발되지 않아 상당한 파문을 일으켰다"고 전했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은 오는 3월 '야구 월드컵'이라 불리는 2023 WBC에 참가한다. WBC 1라운드에서 일본을 비롯해 체코, 호주, 중국과 함께 B조에 속한 이강철호는 일본에서 9일 호주와 맞대결을 가진 뒤 이후 차례로 일본(10일), 체코(12일), 중국(13일)과 승부를 가진다. 여기에서 2위 안에 들면 8강 토너먼트에 진출할 수 있으며 4강에 진출하게 되면 미국 마이애미로 이동해 챔피언십 라운드를 치르게 된다.

이강철호는 이를 대비하기 위해 4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WBC에 출전하는 엔트리 30명을 발표했다.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최지만(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등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에서 활약 중인 해외파들이 이변 없이 뽑혔고 국내파에서는 김광현, 최정(이상 SSG랜더스), 양현종(KIA 타이거즈), 이정후(키움), 고우석(LG 트윈스) 등이 선발됐다. 한국계 빅리거 내야수 토미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도 포함돼 많은 관심이 쏠린 가운데 최근 연달아 WBC 출전 의지를 내비친 안우진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었다.

시속 150km대 강속구와 날카로운 슬라이더를 보유한 안우진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토종 우완 에이스다. 2022시즌에도 KBO리그 10개 구단 선발 투수들 중 가장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지난해 30경기에 출전해 196이닝을 소화한 안우진은 15승 8패 평균자책점 2.11을 올렸다. 평균자책점과 탈삼진은 나란히 리그 1위였으며 다승은 2위였다. 특히 탈삼진(224개)은 고(故) 최동원(1984년·223개)을 넘어선 국내 투수 한 시즌 최다 탈삼진 신기록이었다. 역대 1위인 2021년 아리엘 미란다(225탈삼진·당시 두산 베어스)와는 딱 1개 차이였다. 이러한 공을 인정받은 안우진은 시즌 후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도 차지했다.

이후 안우진은 WBC 출전 의사를 여러차례 드러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발표된 WBC 50인 예비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던 그는 4일 공개된 30인 명단에서도 제외됐다. 과거 학교폭력 전력이 발목을 붙잡았기 때문이다.

안우진은 휘문고 재학시절 학교폭력을 행해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로부터 3년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다. 대한체육회 규정에 따라 그는 KBSA가 주관하는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의 대회에 영구적으로 나설 수 없다.

안우진의 학교폭력 피해자로 알려진 이들 중 일부는 지난해 말 공식 입장문을 통해 안우진을 변호하고 나섰고, 안우진도 변호인측을 통해 입장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안우진이 모든 피해자들에게 용서를 받은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가 꾸준히 나왔다. 그 결과 안우진은 WBC에 나서지 못하게 됐다.

이강철 감독과 이번 엔트리 발표 기자회견에 동석한 한국야구위원회(KBO) 조범현 기술위원장은 안우진의 추가 발탁 가능성에 대해 "선수 선발 기준은 기량도 중요하지만, 나라를 대표하는 국가대표의 상징적인 의미와 책임감, 자긍심 등을 고려했다"며 "부상 선수가 있다면 엔트리 변화는 있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현재 30명으로 갈 계획"이라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더다이제스트는 "(안우진은) 에이스급 활약을 펼쳐 대표 선발이 당연해 보였지만, 폭행 스캔들로 인한 여론의 반대로 뽑히지 못했다"며 "한국의 제이콥 디그롬(텍사스 레인저스)으로 평가받는 안우진의 대표팀 제외가 어떤 의미일지 궁금하다. 차가운 여론과 도덕성이 우선된 결과"라고 전했다.

일본 팬들의 반응도 다양하다. 한 팬은 해당 기사의 댓글을 통해 "어려운 판단이었던 것 같다. 시간이 지나고 그 사이에 모범이 되는 행동을 하면 '반성하고 있다'고 생각해 발탁할 수도 있겠지만, 이번에는 시간이 그리 오래 지나지 않은 것이 큰 요소였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팬은 "그래도 안우진을 뽑지 않은 것은 의외다. 타고투저의 KBO리그에서 이만큼 성적을 남긴 선수가 나오지 않는 것을 일본 대표팀에게는 솔직히 고마운 일"이라고 했다.

한편 다른 일본매체 베이스볼 킹은 "KBO 최고의 투수라는 호칭이 붙은 안우진은 고교시절 폭력 문제가 물의를 빚고 있어 대표팀에서 제외됐다. 미래 메이저리그 이적 가능성도 거론되는 뛰어난 재능을 갖춘 안우진의 세계 데뷔는 미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포츠투데이 이한주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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