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당구 여제' 김가영이 통산 다섯 번째 우승을 차지하며, 여자 프로당구(LPBA)의 새 역사를 썼다.
김가영은 4일 경기도 고양시 소노캄고양에서 열린 'NH농협카드 챔피언십' LPBA 결승전서 김예은을 세트스코어 4-3(11-8 5-11 11-9 4-11 11-7 7-11 9-5)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김가영은 2019-20시즌 6차 투어(SK렌터카 챔피언십)에서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이후 4시즌 동안 왕중왕전을 포함, 5차례 정상에 오르며 LPBA의 새 역사를 썼다.
지난 4차 투어(휴온스 챔피언십)에 이어 이번 시즌에만 두 차례 정상에 오른 김가영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상금 2000만 원과 랭킹포인트 2만 점을 추가했다. 또 상금 랭킹에서도 스롱 피아비(캄보디아∙블루원리조트)를 제치고 시즌 1위(4675만 원)로 올라섰다.
결승전은 김가영이 한 세트를 먼저 따내면, 김예은이 한 세트를 쫓는 양상으로 전개됐다. 첫 세트서 김가영이 7이닝 공타, 김예은이 8이닝 공타를 범하는 등 장기전 끝에 김가영이 11-8로 승리, 기선을 제압았다. 그러나 김예은도 곧바로 2세트를 11-5로 가져가면서 맞불을 놨다.
두 선수는 3세트부터 집중력을 되찾고 공타를 줄였다. 김가영은 3이닝부터 1-6-3득점을 연속으로 뽑아내며 승리까지 1득점을 남겼다. 상대가 9점까지 따라붙었으나 김가영이 7이닝째 남은 1득점을 추가하며 11-9로 한 세트를 앞섰다.
김예은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3세트서 김가영의 집중력이 앞섰다면 4세트서는 김예은이 집중력을 바짝 끌어올렸다. 2이닝서 4득점을 올린 김예은은 3이닝째 하이런 4점으로 단숨에 8-1로 앞서 나갔다. 이후 4이닝과 6이닝째 각각 1, 2득점으로 11-4를 만들며 다시 승부를 세트스코어 2-2 원점으로 돌렸다.
5세트서 김가영이 또 한 세트 치고 나갔지만 김예은이 차분히 추격하며 풀세트까지 승부가 이어졌다. 5세트 6이닝까지 3-7로 밀리던 김가영은 7이닝째 뱅크샷을 포함한 하이런 8득점을 쓸어담으며 그대로 11-7로 승리, 한 세트를 앞섰다. 김예은은 패배 직전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고 6세트를 11-7으로 따내며 승부를 7세트로 끌고 갔다.
마지막 7세트. 7이닝까지 5-4 근소하게 앞선 김가영은 8, 9이닝 동안 1득점에 그친 김예은의 공타를 틈타 2득점을 추가했다. 이후 7-5 리드 상황서 맞은 10이닝 공격에서 남은 2점을 추가, 9-5로를 만들며 3시간여의 혈투에 마침표를 찍었다.
경기 후 김가영은 "많은 어려움을 이겨내고 우승할 수 있어서 너무 좋다. 좋다는 말 밖에 떠오르지 않는다"면서 "최근 할머니가 돌아가셨는데, 제가 할머니께 크게 해드린 것이 없다. 이번 우승 트로피는 늦었지만 할머니 영전에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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