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스포츠
포토
스투툰
이해할 수 없는 흥국생명의 선택, 배구 위기 가속화 [ST스페셜]
작성 : 2023년 01월 03일(화) 13:01

흥국생명 권순찬 전 감독 / 사진=DB

[스포츠투데이 이한주 기자]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의 비상식적인 결단이 배구계의 위기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다.

흥국생명은 지난 2일 "권순찬 감독과 헤어지기로 결정했으며, (김여일) 단장도 동반 사퇴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해하기 어려운 결정이다. 흥국생명은 2021-2022시즌 10승 23패(승점 23점)로 6위에 머물자 지난해 4월 권순찬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권순찬 감독이 이끈 흥국생명은 올 시즌 확실히 달라졌다. 흥국생명은 3일 현재 14승 4패(승점 42점)로 여자부 2위에 올라있다. 1위 현대건설(16승 2패·승점 45점)과는 불과 3점 차이로 역전 우승도 노려볼 수 있는 위치다. 게다가 흥국생명은 올 시즌 관중 동원에서 압도적인 1위로 여자배구 흥행을 주도하고 있었다.

그러나 흥국생명은 "구단이 가고자 하는 방향과 부합 하지 않다"라는 이유로 권 감독과의 결별을 택했다. 흥국생명은 사퇴라고 표현했지만, 사실상 경질이다.

배구계에 따르면 권 감독은 최근 선수 기용 문제를 놓고 모기업 고위층의 압박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권 감독의 해임에는 그의 선수 기용을 못마땅하게 여긴 고위층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파장은 컸다. 2일 SBS에 따르면 흥국생명의 대표선수 김연경을 비롯해 일부 베테랑 선수들은 이에 반발해 경기를 보이콧하겠다고 했으며, 권 감독이 이를 만류했다.

팬들의 불만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배구연맹(KOVO) 공식 홈페이지 게시판을 보면 권순찬 감독의 경질에 대해 여러 글이 게시됐다.

한 배구 팬은 "정확한 사유 통보를 알리지 않고 시즌 중 경질이라"라며 "흥국생명이 흥국생명했다. 향후 행보가 어떻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 참 알다가도 모를 팀"이라고 적었다. 또 다른 한 팬도 "게임에서조차 이런식으로 경영하면 게임 오버"라고 날카롭게 꼬집었다.

또한 이번 흥국생명의 선택이 더욱 아쉬운 점은 최근 배구계에 닥친 위기를 더욱 가속화했다는 점이다.

현재 배구계는 분위기가 좋지 않다. 연이어 사건, 사고가 터지며 팬들의 응원에 화답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남자부 KB손해보험과 한국전력의 경기에서는 어이없는 비디오판독 오독 사건이 발생했으며 같은날에는 조재성(OK금융그룹)의 병역비리사건이 터졌다. 여기에 흥국생명이 또 다시 상식 밖의 결정을 내리며 많은 배구 팬들의 시선을 더욱 싸늘하게 만들고 있다.

한편 흥국생명은 당분간 이영수 감독 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이해할 수 없는 선택을 한 흥국생명의 행보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흥국생명은 오는 5일 GS칼텍스와 홈 경기를 치른다.

[스포츠투데이 이한주 기자 sports@stoo.com]
스투 주요뉴스
최신 뉴스
포토 뉴스

기사 목록

스포츠투데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