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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효과' 현대캐피탈, 강호의 모습 되찾았다
작성 : 2014년 12월 03일(수) 09:06

현대캐피탈 선수단 /현대캐피탈 제공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천안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가 새 외국인선수 케빈 르 루의 합류 이후 2연승을 달리며 강호의 모습을 되찾았다.

현대캐피탈은 3일 오후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4-2015 V리그 남자부 LIG손해보험과의 경기에서 상대를 압도하며 세트스코어 3-0(25-20 26-24 25-12)으로 승리했다. 5승7패(승점 16)를 기록한 현대캐피탈은 4위 한국전력을 승점 1점 차로 추격하며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토털 배구'를 앞세워 삼성화재의 8연패를 저지하겠다고 나선 현대캐피탈이지만, 시즌 출발은 좋지 못했다. 삼성화재와의 개막전에서 패한 것을 시작으로 10경기에서 3승7패에 그치며 하위권을 맴돌았다. 언제나 강력한 전력을 자랑하며 상위권을 지키고 있었던 현대캐피탈이었기에 충격은 더 컸다.

추락의 원인에는 외국인선수 아가메즈의 부진이 있었다. 시즌 시작 전부터 작은 부상에 시달린 아가메즈는 무릎부상까지 당하며 제 기량을 완전히 펼치지 못했다. '세계 3대 공격수'라는 칭호도 부상 앞에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아가메즈가 제 역할을 해주지 못하니 그 부담감은 '토종 에이스' 문성민에게 고스란히 이어졌다. 문성민이 살아나면 아가메즈가 침묵하고, 아가메즈가 부활하면 다시 문성민이 무너지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결국 현대캐피탈은 아가메즈 대신 케빈으로 외국인선수를 교체하는 강수를 뒀다. 그 어떤 스포츠보다 선수들 간의 호흡이 중요한 배구에서 외국인선수 교체는 큰 모험이다. 그럼에도 현대캐피탈이 외국인선수 교체를 단행한 것은 아가메즈의 부상이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데다, 여기에서 더 추락하면 상위권 복귀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위기의식이 깔려 있었다.

현대캐피탈은 외국인선수 교체를 결정한 뒤, 재빠르게 모든 절차를 마무리하며 케빈의 빠른 출전을 도왔다. 케빈 역시 입국 이후 곧바로 팀 훈련에 합류하며 새로운 무대에 대한 의욕을 보였다.

당초 2일 LIG손해보험전에서나 뛸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되던 케빈은 지난달 27일 OK저축은행전을 통해 한국 무대에 첫 선을 보였다.

케빈이 합류한 현대캐피탈은 이전과는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케빈은 26점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고, 팀 역시 올 시즌 강호로 떠오른 OK저축은행을 3-0으로 완파하며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이 같은 상승세는 2일 LIG손해보험전에서도 이어졌다. 케빈은 또 다시 26점을 올렸고, 공격성공률은 46%에서 58%로 수직 상승했다. 여기에 후위공격 4점, 블로킹 4점, 서브에이스 4점을 기록하며 첫 트리플크라운 달성에도 성공했다.

케빈이 살아나니 문성민 역시 오랜만에 제몫을 다하며 17점을 기록했다. 케빈의 합류가 단순히 선수 개인의 활약을 넘어서서 팀 전체에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물론 단 두 경기만으로 케빈의 성공을 장담하기엔 이르다. 이번 시즌 V리그의 외국인선수 수준은 그 어떤 시즌보다도 높고, 파워에서는 케빈이 다른 외국인선수들을 감당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외국인선수의 비중이 높은 V리그에 케빈이 완벽하게 적응하기까지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케빈의 합류로 김호철 감독이 추구하는 '토털 배구'가 완성된다면, 현대캐피탈의 도약은 이제 시작일지도 모른다.

다가올 3라운드에서 케빈이 현대캐피탈의 도약을 견인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이상필 기자 sp907@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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