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서은 기자] 여자 프로당구(LPBA) 대표 '친한파' 히가시우치 나츠미가 LPBA 11번째 챔피언에 등극했다.
히가시우치는 15일 강원도 정선 하이원리조트 마운틴플라자동 원추리홀에서 열린 '하이원리조트 PBA-LPBA 챔피언십 2022' LPBA 결승전에서 백민주(크라운해태)를 세트스코어 4:1(11:4, 11:8, 11:5, 8:11, 11:2)로 꺾고 프로 첫 투어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히가시우치 나츠미는 2019-2020시즌부터 LPBA에 참가한 이후 22개 투어만에 감격적인 첫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우승상금 2000만 원과 2만 점의 랭킹포인트를 얻은 히가시우치는 종전 시즌 랭킹 9위에서 3위로 점프, 당당히 'LPBA 강호' 반열에 올라섰다.
'웰뱅톱랭킹' 수상자는 64강서 애버리지 1.789를 기록한 히다 오리에(일본∙SK렌터카)가 수상해 200만 원의 상금을 받았다.
결승전 첫 세트는 15이닝간의 탐색전 끝에 히가시우치가 먼저 앞섰다. 기선 제압에 성공한 히가시우치는 내리 3세트를 따내며 승기를 굳혔다.
첫 세트서 백민주가 10이닝 3득점으로 부진한 출발을 보인 사이, 히가시우치가 9득점을 내며 9:3 크게 앞섰고, 14이닝과 15이닝서 1득점씩 채워 11:4 첫 세트를 따냈다. 2세트 역시 히가시우치가 초반 3이닝 동안 뱅크샷을 포함해 6점을 올리며 빠르게 득점을 올렸고, 9이닝부터 1-1-3득점으로 11점을 채워 11:8로 승리했다.
히가시우치는 2:5로 밀리던 3세트 7이닝 공격 기회를 하이런 9득점으로 연결해 11:5 그대로 한 세트를 추가하며 달아났다. 4세트서 백민주가 8:11로 한 세트 만회했지만, 5세트 10이닝만에 11:2로 히가시우치가 남은 한 세트를 따내면서 세트스코어 4:1 승리를 완성했다.
프로당구 출범 원년 멤버인 히가시우치 나츠미는 지난 네 시즌 동안 눈에 띄는 성적을 내진 못했다. 단 두 차례 4강에 진출한 것이 최고 성적이다. 그러나 지난 2012년 '세계여자3쿠션선수권' 우승을 차지했을 정도로 상대하는 선수에겐 어느 경기서나 껄끄러운 존재였다.
이번 시즌부터 본격적으로 상승세를 그린 히가시우치는 직전 투어서 두 번째 4강에 오른 데 이어 이번 투어에서 '21전 22기'만에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히가시우치는 프로당구 대표 '친한파'다. 직접 한글로 빼곡히 적은 우승 소감을 막힘 없이 읽고, 인터뷰도 문제 없이 진행할 정도다.
일본 도쿄외국어대학교에서 한국어를 전공한 그는 2003년 교환 학생으로 한국을 방문해 당구를 만났다. 1년 후 일본으로 귀국한 뒤 본격적으로 3쿠션 선수의 길로 들어섰다. 그는 "한국에 오지 않았다면 당구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경기 후 히가시우치는 "사실 PBA출범 직전에 당구를 그만둘까도 생각했었다. 그러나 프로당구가 한국에서 출범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마지막 도전이라는 각오로 도전했다. 처음엔 잘 안됐다. 코로나 때문에도 힘들었다. 그 힘든 시간을 이겨내고 우승할 수 있어서 더욱 값지다"는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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