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한주 기자]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에서 한국이 지난 2010 남아프리카 공화국 월드컵 이후 12년 만이자 통산 세 번째(2002, 2010, 2022) 16강 진출을 달성하는데 힘을 보탠 공격수 조규성(전북현대)이 2701호 논란에 관한 질문에 대해 함구했다.
지난 10일 오후 사전녹화로 진행된 KBS와의 인터뷰에서 앵커는 조규성에게 "불편한 질문일 수 있는데 축구 대표팀 사설 트레이너 관련 보도가 나오고 있다"며 "(파울루) 벤투 감독도 선수들에 대한 지원이 부족했던 측면이 있었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보시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당황한 기색을 보인 조규성은 "어…"라며 약 5초 간 말을 잇지 못하더니 "이건 조심스러운 이야기다. 이 질문은 답변을 안 하는 것으로 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이어 그는 "이건 제가 감히 제 위치에서 말씀드릴 건 아닌 것 같다. 전 그냥 열심히 훈련만 하는 선수로서, 제가 이런 사건에 대해 감히 말씀드리긴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이를 들은 앵커도 "알겠다. 이 정도로 정리하겠다"고 다음 질문으로 넘겼다.
조규성의 이 인터뷰는 KBS 영상 채널을 통해 실시간으로 공개됐지만, 같은 날 방송된 KBS 뉴스9 방송에서 해당 질문 내용은 편집됐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주장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의 개인 재활 트레이너 안덕수씨는 지난 6일 자신의 SNS에 "(대표팀의 숙소와 같은 호텔에 위치한) 2701호에서는 많은 일이 있었다. 2701호가 왜 생겼는지 기자님들이 연락을 주시면 상상을 초월한 상식 밖의 일을 자세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적었다.
안 씨는 이어 "2701호는 대한축구협회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 2701호의 정체를 알게 되면 절대 선수들을 비난 못할 것"이라며 "부디 이번일로 인해 반성하시고 개선해야 한국축구의 미래가 있을 것이다. 저 또한 프로축구팀에 20여 년 가까운 시간을 보낸 사람이기에 한국 축구의 미래를 생각 안 할 수가 없었다"고 폭로했다.
이 글에는 주장 손흥민을 비롯해 김진수(전북), 황의조(올림피아코스FC), 손준호(산둥 타이산), 송민규(전북) 등은 물론 대표팀에서 은퇴한 기성용(FC서울)까지 '좋아요'를 표시했다.
안 씨는 손흥민의 개인 트레이너 자격으로 카타르월드컵 기간 한국 선수들과 같은 숙소에 머물며 선수들의 몸 관리를 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안 씨는 대한축구협회 의무팀과는 별개로 움직였으며 숙소에 대한 지원은 손흥민 측에서 비용을 부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인 정황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이 사건은 안 씨가 대한축구협회와 갈등을 빚은 끝에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추측된다.
이에 대한축구협회 측은 "대표팀이 닥터 두 명과 트레이너 5명 등 총 7명으로 의무팀을 구성했지만, 적지 않은 선수들이 대회 기간 중 안 씨를 비롯해 손흥민이 고용한 개인 자격 트레이너들의 도움을 받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안 씨는 물리치료사 국가자격증이 갱신되어 있지 않아 우리가 채용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다른 선수들도 이 분에 대한 신뢰나 믿음이 있었는데 '비공식'으로 취급받는 상황에 대한 불만이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안 씨는 기자들의 답변에 응하지 않고 있다.
한편 지난 4년 4개월 동안 한국의 지휘봉을 잡았던 벤투 감독도 귀국 후 기자회견에서 "협회 측에서 잘 된 것은 계속 이어가고 잘못된 것은 수정해야 한다"며 "경기장 안에서의 지원도 중요하지만 밖에서도 마찬가지다"라고 말해 많은 관심을 끌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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