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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후 4년…김보름-노선영의 '진흙탕 싸움', 이제는 끝날까 [ST스페셜]
작성 : 2022년 12월 10일(토) 07:00

김보름(왼쪽)과 노선영 / 사진=Gettyimages 제공

[서울고등법원=스포츠투데이 이서은 기자]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후 4년, 아직까지 당시 '왕따 주행' 논란을 빚었던 김보름과 노선영의 갈등은 매듭지어지지 않고 있다. 이제는 그 상처가 봉합될 수 있을까.

서울고등법원 민사13부(강민구 정문경 이준현 부장판사)는 9일 김보름이 노선영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 2회 변론을 열어 두 사람을 신문했다.

이날에는 노선영과 김보름 모두 소송대리인과 함께 법정에 출석해 대면했다. 변론은 국회 청문회식으로 마주보고 각 대리인들이 상대 측에 질문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2018년 이후 4년이다. 이 시간동안 아직도 갈등은 현재진행형으로 계속되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팀추월 준준결승 경기였다. 가장 늦게 들어온 선수의 기록으로 순위를 가리는 팀추월 경기에서 당시 김보름, 박지우에 비해 노선영은 크게 뒤쳐져 들어왔다.

김보름은 경기 직후 노선영과의 격차가 벌어져서 기록이 아쉽게 나왔다는 인터뷰를 했고, 노선영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따돌림이 있었다고 주장해 김보름에 대한 거센 비난이 일었다.

김보름은 대회 도중 기자회견을 자처에 자신의 인터뷰 태도 논란에 대해 사과하며 '왕따주행' 논란을 부인했지만 여론의 비난은 멈추지 않았다.

논란 속에 문화체육관광부는 특정감사를 실시해 같은 해 5월 왕따주행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지만, 이미 김보름은 여론의 뭇매를 맞은 상황이었다.

문체부 감사 결과가 나오며 사건은 일단락되는 듯 했다. 하지만 김보름이 돌연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면서 이 사건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김보름은 사건 발생 2년 9개월이 지난 2020년 11월 노선영을 상대로 2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소장에서 "노선영이 평창올림픽 팀추월 경기를 전후의 인터뷰에서 허위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당했고 광고모델 제의나 협찬이 끊겨 재산상 피해도 입었다"고 주장했고, "노선영에게 2010년부터 평창동계올림픽 직전인 2018년 초까지 지속적으로 폭언과 욕설을 당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선영은 반박했으나, 1심은 노선영에게 300만 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김보름의 일부 승소다. 다만 2017년 11월 이전의 괴롭힘은 소멸시효가 지나 배상 범위에서 제외됐고, 노선영의 인터뷰로 피해를 봤다는 김보름의 주장은 인정되지 않았다.

그리고 2018년 1월에서 4년 11개월이 지난 지금, 법정 다툼으로 이어진 '진흙탕 싸움'은 2심까지 향했다. 1차 변론기일이 있던 9월 23일에서 또 세 달이 지난 셈이다.

이날도 양측은 각자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되는 모습이었다. 김보름은 "지난 평창올림픽은 정말 저한테 인생에 가장 큰 일이었다. 그 당시에는 어떤 말도 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고 지금 사실 그 부분을 혼자 모두 안고 가려고 노력했지만 쉽지 않았다. 이제는 사실이 무엇인지 모두에게 정확한 사실을 알려드리고 싶어서 오늘 이 자리에 오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노선영은 "평창올림픽이 끝나고 은퇴한 이후로 스케이트장에 가본 적도 없고, 갈 수도 없었다"며 "부당하다고 생각한 부분에 대해서 억눌린 것을 얘기한 것 뿐이다. 하지만 그로 인해 지금까지도 이렇게 힘든 걸 생각하면 그때 그냥 말하지 않고 지나갔어야 되나하는 생각도 든다. 그렇지만 소송을 당한 입장에서 제가 하지 않은 일에 대해서는 확실히 하지 않았다고 말을 하고 억울함을 풀고 싶다"고 말했다.

변론은 예정된 시간보다 20분 가량 더 지연됐다. 종내에 재판부는 내년 1월 13일로 기일을 선고하면서도 "강력하게 쌍방 화해를 권고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평창올림픽이 열린 지 벌써 몇 년이 지났는데 그때부터 원고와 피고가 모두 지옥 같은 삶을 사는 것에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며 "어느 한쪽의 편을 들 마음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빙상연맹이나 코치, 감독이 소송에서 뒤에 빠져 있다. 어른들이 어린 선수들을 이렇게 가혹하게 지옥에 몰아내도 되는지 우리 사회에 묻고 싶다"고 강조했다. 선수들의 갈등이 여기까지 올 때까지 손 놓고있던 지도자들의 행태를 꼬집은 것.

그리고 "선고 전이라도 좋은 조건으로 조정이 될 수 있으면 특별조정기일을 갖고 합의조정으로 이 사건을 끝냈으면 한다"고 전했다. 최대한 항소심으로 가지 않고 화해하기를 바라는 재판부의 권고다. 만약 항소심이 어느 한쪽의 편을 드는 선고로 끝나게 된다면 이 사건은 대법원까지 갈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렇다면 시간은 더 길어질 수 밖에 없다.

이들은 끝내 재판이 끝난 뒤에도 눈을 마주치거나 같은 공간에 있지 않았다. 안타깝게도 수많은 상처를 남긴 이 갈등이 이대로 잘 봉합되기에는 어려워 보인다.

[스포츠투데이 이서은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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