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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죽의 7연승…올 시즌도 '삼성화재 천하'
작성 : 2014년 12월 02일(화) 13:53

삼성화재 배구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대전 삼성화재 블루팡스의 질주가 멈출 줄 모른다.

삼성화재는 1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펼쳐진 대한항공과의 맞대결에서 세트스코어 3-1(25-27 27-25 25-21 25-19)로 역전승을 거뒀다. 7연승을 달린 삼성화재는 9승2패(승점 27)를 기록하며 오는 4일 우리카드와의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2라운드까지 1위 자리를 확보했다. 삼성화재가 만약 우리카드마저 꺾는다면 2라운드를 6전 전승으로 끝마치게 된다.

각 구단 전력의 상향평준화로 서로 물고 물리는 접전이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삼성화재의 독주는 예상치 못한 결과다. 지난 시즌 우승을 차지하며 7연패의 위업을 달성한 삼성화재지만, '8연패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예상이 나온 가장 큰 이유는 박철우의 부재 때문이었다.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획득에 실패한 박철우는 지난달 20일 OK저축은행과의 경기를 마지막으로 공익근무요원 복무를 위해 입대하며 팀을 떠났다. 레오에 이어 팀의 2옵션 역할을 해주고 있던 박철우의 이탈은 삼성화재로서는 큰 타격일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박철우의 공백을 메워줘야 할 선수들 역시 믿음을 심어주기엔 부족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시즌 박철우의 부상 공백을 메우기도 했던 김명진은 아직 경험에서 불안함을 드러냈고, 류윤식은 잦은 부상에 시달리며 팬들의 불안한 시선을 받았다. "삼성화재는 선수 하나 빠진다고 흔들리는 팀이 아니다"라고 말한 신치용 감독이지만 마음속에는 내심 불안감도 있었을 터.

그러나 박철우가 빠진 이후에도 삼성화재는 강했다. LIG손해보험과 대한항공을 연파하며 리그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박철우만 입대하길 기다렸던 다른 팀들은 박철우 없이도 건재한 삼성화재의 전력에 당황스러움을 숨기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삼성화재 이선규는 대한항공과의 경기를 마친 뒤 가진 인터뷰에서 "김명진이 박철우에 비해 키가 작아 블로킹에서는 부족하지만 아기자기한 플레이로 팀에 기여한다"며 대견함을 감추지 못했다. 비록 김명진과 류윤식이 파워와 높이에서 박철우의 공백을 완전히 메우기는 힘들겠지만, 리시브나 디그 등 수비적인 면에서는 박철우에 뒤지지 않는 만큼, 오히려 삼성화재 특유의 끈끈한 조직력과 지독한 수비를 보여주는 데는 더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화재의 독주에는 외국인선수 레오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2년간 V리그를 '레오 천하'로 만들며 최고의 외국인선수로 군림한 레오지만, 이번 시즌을 앞두고는 다른 외국인선수들의 거센 도전을 받았다.

지난 시즌 레오와 자존심 다툼을 벌였던 아가메즈(현대캐피탈)와 업그레이드 된 모습으로 돌아온 산체스(대한항공), 묵직한 공격을 자랑하는 에드가(LIG손해보험)가 나란히 재계약에 성공하며 다시 한 번 도전장을 내밀었다.

여기에 시몬(OK저축은행)과 쥬리치(한국전력), 까메호(우리카드) 등 새로운 얼굴까지 최고 외국인선수 경쟁에 참전하며 레오의 입지를 위협했다.

특히 시몬의 돌풍은 매서웠다. 레오와의 맞대결을 통해 V리그 데뷔 무대를 가진 시몬은 '세계 2대 센터'라는 평가가 틀리지 않았음을 입증하며, 이번 시즌 레오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했다. 1라운드 MVP 역시 시몬의 몫이었다.

그러나 레오의 진가는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시몬이 경기를 치를수록 체력에 부담감을 느끼는 모습을 보였던 것과는 달리, 레오는 매 경기 꾸준한 활약을 이어가며 팀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시몬 천하'가 왔다던 배구팬들의 반응은 '역시 레오'라는 반응으로 바뀌었다.

레오는 "(박)철우 형이 입대하면서 팀의 빈자리가 많이 생겼다. 내가 채워야 할 역할이 있다"라며 "정신력이 받쳐줘야 체력도 버틸 수 있다. 또 V리그 3년차인 만큼 어떻게 몸 관리를 해야 하는지 지난 2년을 통해 배웠다"고 체력 관리에 자신감을 표시했다.

그러나 레오가 V리그 정상을 지키고 있는 비결은 체력뿐만이 아니다. 레오는 정상의 자리에서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는 노력으로 자신을 채찍질하며 자신을 단련시켰다. 그동안 레오를 상징하는 것은 높은 타점과 강력한 파괴력을 앞세운 공격이었지만, 올 시즌에는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와 블로킹에서도 훨씬 향상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레오 역시 "팀에서 리시브나 수비, 블로킹 연습을 많이 한다"며 올 시즌 달라진 모습의 이유를 밝혔다.

비시즌 내내 레오를 대비한 전략을 짰던 다른 구단들은 진화한 레오의 모습에 또 다시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는 형편이다.

정규시즌이 1/3가량 지난 현재, V리그는 그 어떤 시즌 보다 치열한 명승부와 화려한 플레이로 배구팬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삼성화재가 이번 시즌에도 정상의 자리를 지키며, V리그 8연패라는 전무후무한 업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이상필 기자 sp907@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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