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서은 기자] 한국의 여정은 16강에서 멈췄지만, 카타르 월드컵은 국가대표의 새로운 공격 옵션인 조규성을 남겼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6일(한국시각) 카타르 도하의 스타디움 974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에서 브라질에 1-4로 졌다.
한국은 앞선 조별리그에서 16강 탈락의 위기에 몰렸으나 포르투갈에 극적인 2-1 역전승을 거두며 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2002 한일 월드컵(4강), 2010 남아공 월드컵(16강)에 이어 12년 만의 원정 16강 진출이었다.
사상 첫 원정 8강 진출을 노렸으나 결국 'FIFA 랭킹 1위' 브라질에 덜미를 잡히며 짐을 싸게 됐다.
하지만 한국은 '난적' 우루과이와 비기고, H조 최강의 전력으로 평가받던 포르투갈을 꺾으며 예상 밖의 눈부신 선전을 보여줬다.
그리고 그 선전에는 새로운 발견도 있었다.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의 주전 스트라이커로 거듭난 조규성이다.
조규성은 지난해 9월 레바논과의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이를 기점으로 조규성은 급격한 성장세를 이뤘다.
K리그에서 전북현대 소속으로 득점왕(17골 5도움)에 오르며 국내 무대를 처음으로 평정했다.
그리고 이 기세를 이어가며 카타르 월드컵 최종 26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이때만 해도 조규성이 주전 스트라이커로 기용될 것이라는 예상은 많지 않았다.
라인업 변동을 자주 시도하지 않는 벤투 감독은 그간 A매치에서 '부동의 주전 스트라이커' 황의조(올림피아코스)를 기용해왔다. 하지만 황의조의 골 가뭄이 길어졌고, 우루과이전에서 후반 20분경 교체 투입됐던 조규성이 공중볼 경합과 몸싸움 등 좋은 모습을 보여주자 결국 가나전에서 '조규성 선발'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리고 그 카드는 거짓말처럼 적중했다. 조규성은 가나전에서 190cm가 넘는 피지컬로 가나 선수들과의 몸싸움에서 지지 않았고, 계속해서 공중볼을 따냈다. 뿐만 아니라 계속해서 유효슈팅을 만드는 등 우루과이전에서 다소 답답했던 공격 흐름을 바꿔냈다.
그 결과 헤딩으로만 두 골을 만들며 한국 축구 역사상 최초로 월드컵 한 경기에서 멀티골을 터뜨린 선수로 이름을 남겼다. 비록 경기는 패했지만, 조규성의 활약에 힘입어 한국은 기세를 이어갈 수 있었다.
그리고 조규성은 포르투갈전에서도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하는 등 벤투 감독의 신임을 받고 있음을 입증했다. 또한 조규성은 포르투갈전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설전을 벌이는 등 기싸움에서도 지지 않는 모습을 선보이며 화제를 낳았다.
이번 월드컵을 통해 한국은 조규성이라는 걸출한 새로운 국가대표 스트라이커를 얻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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