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스포츠
포토
스투툰
고증 논란도 덮은 조선의 국모 김혜수 ['슈룹' 종영]
작성 : 2022년 12월 05일(월) 14:08

슈룹 포스터 / 사진=tvN 제공

[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고증 논란으로 다소 찜찜한 옥의 티를 남긴 '슈룹'이었지만, 배우 김혜수를 통해 이상적이면서도 입체적인 조선의 국모를 만날 수 있었다.

4일 밤 tvN 금토드라마 '슈룹'(극본 박바라· 연출 김형식) 마지막회가 방송됐다. '슈룹'은 자식들을 위해 기품을 내려놓은 중전 화령(김혜수)이 왕자들을 위해 치열한 왕실 교육 전쟁에 뛰어든 파란만장 궁중 분투기를 담았다.

극 중 화령은 세자(배인혁)의 죽음을 파헤치다 왕실의 끔찍한 비밀과 마주했다. 아들 죽음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수많은 증거를 모집했지만, 최후의 순간엔 결국 국왕 이호(최원영)의 결단이 필요했다. 피비린내 나는 과오가 수십 년을 따라다니고 아들까지 잃은 상황. 이호는 결국 자신의 잘못을 바로잡고자 어머니인 대비(김해숙)를 벌하고 폐비윤씨(서이숙)를 복권했다.

다사다난한 사건·사고들이 정리되고, 시끄럽던 궁중이 조용해지는 듯했으나 또다시 사고를 친 대군으로 인해 '엄마'로서 또 다시 궁중을 활보하는 화령의 모습으로 막을 내렸다.

'슈룹'은 각기 다른 어머니 군상을 보여줬다. 극 중에서 자식을 지키기 위해 어떠한 악행도 서슴지 않은 어머니는 결국 아들을 파멸로 몰고 갔다. 게다가 '아들을 위해'라는 명분을 내세워 자신의 욕망과 권력욕을 채우기 위한 것이었음을 뒤늦게라고 깨닫고 반성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끝까지 자존심을 내세우다 안타까운 마지막을 맞이한 어미도 있었다.

그러나 화령은 개성 넘치는 대군들을 각기 다른 방식으로 사랑할 줄 아는 어머니였다. 특히나 화령의 가장 아픈 손가락이었던 계성대군(유선호)을 눈물로 출궁시키는 모습은 매번 강인하게 자식을 이끌기만 한 것이 아니라 자식의 성장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감정으로 공감하는 또 다른 이름의 모성애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화령은 대군들의 어미로서만 아니라, 여성의 자립을 돕는 곳을 운영하는 등 '국모'로서도 백성의 슈룹(우산의 순우리말)을 자처했다. 단순히 친자식만 살피는 것이 아니라, 크게는 조선의 국모로서 소외되는 '자식'이 없도록 두루 살필 줄 아는 백성의 슈룹이기도 했다.

이 모든 것은 김혜수였기에 가능했다. '슈룹'은 에피소드마다 다양한 색깔로 분위기를 달리했다. 중전의 기품이 가득한 정통 사극같다가도, 아들 문제에 골머리 썩어 허둥지둥대는 모습은 시트콤 같기도 했다. 또 대비와 대립하며 카리스마를 보여주면서도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겐 한없이 부드러운 미소로 감싸 안기도 했다. 목소리, 눈썹, 손끝 하나하나 때에 맞춰 달리하는 내공은 이렇게 시시각각 변하는 중전의 모습을 김혜수 외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한 임팩트를 남겼다.

물론 극 초반 고증 논란으로 도마 위에 오르면서 삐걱대기도 했으나, 김혜수를 필두로 김해숙, 최원영 등을 비롯한 노련한 배우들의 열연이 있었기에 '진정한 모성애'에 대한 메시지를 마지막까지 시청자에게 전달하는 것이 가능했다.

한편 '슈룹' 최종화 시청률은 전국 유료플랫폼 가구기준 16.8%(닐슨코리아 제공)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하고, 지상파를 포함한 전 채널에서 동시간대 1위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ent@stoo.com]
스투 주요뉴스
최신 뉴스
포토 뉴스

기사 목록

스포츠투데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