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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한영웅' 홍경 "범석아, 나만은 너의 손을 잡고 걸어줄게" [인터뷰]
작성 : 2022년 12월 01일(목) 16:03

약한영웅 홍경 인터뷰 / 사진=웨이브(Wavve) 제공

작품 속 인물을 연기함에 있어서, 온 마음을 다해 그 배역을 사랑할 수 있을까. "모두가 등을 돌려도 나만은 눈을 맞추고 같이 걷고 싶었다"는 홍경은 진심으로 '오범석' 그 자체를 사랑했다.

홍경이 출연한 웨이브(Wavve) 오리지널 8부작 시리즈 '약한영웅 Class 1'(이하 '약한영웅')은 상위 1% 모범생 연시은(박지훈)이 처음으로 친구가 된 안수호(최현욱), 오범석(홍경)과 함께 수많은 폭력에 맞서나가는 과정을 그린 약한 소년의 강한 액션 성장 드라마다.

지난달 18일 '약한영웅'은 공개와 동시에 2022년 웨이브 유료 가입자수 기여 1위를 차지했다. 그동안 다소 아쉬운 성적을 거뒀던 웨이브 오리지널 시리즈물 중에선 단연 독보적인 성적표다. 이에 대해 홍경은 "제가 반응을 많이 찾아보지 않는다. 주변에서 말씀해주실 때마다 조금씩 느끼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공개와 동시에 열화와 같은 성원을 얻고 있는 '약한영웅'이지만, 홍경이 작품에 합류하기까진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앞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D.P.'로 인연을 맺은 한준희 감독이 '약한영웅' 크리에이터를 맡으며 홍경에게 오범석 역을 제안했으나, 오히려 본인은 한 발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홍경은 "감독님이 책을 주시면서 '이 작품에 충분히 도전하고 끼어들만한 역할이다. 한 번 믿고 가보자'고 해주셨다"며 "근데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눌수록 두려움이 커졌다. 처음엔 '제가 이걸 해내지 못할 것 같다'고 말씀드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를 많이 기다려주셨고, 동시에 저에게 믿음을 주셨다. 덕분에 안수민 감독님과도 이야기를 나누면서 세부적으로 작품을 알아가며 참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가 연기한 오범석은 다채로운 인물이다. 사랑을 받아본 적이 없어서, 사랑을 주는 방법도 서툴었던 오범석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스스로 가장 아프게 만든다. 8부작 안에서 희로애락을 오가는 그의 모습은 한없이 애처롭고, 처절하다.

캐릭터의 첫인상을 묻자 홍경은 "제가 과연 이 친구가 짊어지고 있는 무게를 가까이 다가가서 손을 잡고 걸을 수 있을지 두려움이 많았다. 시나리오가 저를 매혹시키는 부분도 있었고, 배역이 주는 호기심도 컸지만 두려움이 조금 더 커졌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약한영웅 홍경 인터뷰 / 사진=웨이브(Wavve) 제공


다만 홍경은 '자신만의 오범석'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지 않았다. 그저 오범석을 이해하고, 그와 눈높이를 맞추고, 그의 감정에 차츰 동화됐다. 홍경은 "외적으로 무언가를 하거나, 목소리를 어떻게 하거나, 몸짓을 어떻게 할지에 대해선 단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며 "저는 이 친구가 장면 안에서 무엇을 느끼고 있는지를 쫓기에도 정신없고 버거웠다. 이 친구의 행동이 잘못된 것은 분명해도, 모두가 등을 돌리고 고개를 돌려도 저만큼은 눈을 맞추고 같이 걷고, 진심으로 이 친구를 알아가려고 노력했다"고 이야기했다.

이와 함께 홍경은 "범석이의 감정선 그 무엇 하나 쉽지 않았다. 어떤 분들은 범석이의 변화가 동전 뒤집듯 바뀌었다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실제로는 차곡차곡 연결지점들이 쌓여가면서 하나의 시발점이 되길 바랐다"며 "그런 부분들은 유수민 감독님과 머리를 맞대면서 생각했다. 감독님이 하시는 묘사는 설득력이 있다. 제가 완전히 이해할 순 없겠지만 조금이라도 다가선다면 관객분들이 보시기에도 와닿지 않을까 싶어서 같이 맞춰나가려고 했다"고 털어놨다.

"무엇 하나 쉽지 않았다"는 홍경의 말처럼, 작품 속 오범석은 불안하고 위태롭다. 자아가 형성돼 가는 10대 시절, 어쩌면 자신보다 타인에게 자아를 의탁하며 쉽게 흔들리고, 쉽게 부서져간다. 사랑에 서툴었던 오범석 역시 그러했다. 그런 오범석의 작은 세상 속에선 연시은과 안수호가 첫 온기였다.

약한영웅 홍경 인터뷰 / 사진=웨이브(Wavve) 제공


홍경은 극 중 세 사람의 관계성에 대해 "범석이의 표현하는 방식이 서툴고, 어색하고, 잘못되더라도 이 친구에게 있어선 순수한 사랑이 아니었을까 싶다"며 "사랑엔 부모님, 연인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친구 간의 사랑도 분명히 애틋하다고 생각한다. 처음으로 자신에게 생긴 친구들이고, 내 속을 다 보여줘도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거기서 오는 상실감도 컸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한 홍경은 "10대 시절엔 자기 자신을 명확하게 아는 것이 굉장히 힘들다. 사람에겐 모두 다채로운 모습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10대 때는 자아가 잡히지 않아서 몹시 요동치고, 불분명한 시간이다. 하지만 그게 굉장히 자연스럽다"며 "범석이는 그런 시기를 지나는 10대 소년이었다. 본인이 동경하고, 자신에게 없는 것들이 멋져 보이고, 그런 부분에서 사랑이 생겼을 거다. 범석이에게 있어 두 사람은 결코 작은 존재가 아니었다. 그 시기엔 자신보다 친구가 더 소중할 수 있다. '나'라는 사람의 정의가 본인이 아닌, 내 친구로 만들어지는 시기였기 때문에 사랑과 상실을 느끼면서 발버둥 치려고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홍경은 '오범석'을 향해 "내가 너를 완벽히 이해하진 못할 순 있어도, 다른 사람들이 눈을 감고, 고개를 돌려도 나만은 너의 손을 잡고 걸어주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홍경은 "모든 감독, 모든 배우, 모든 스태프들은 어떤 작품을 해도 혼신의 힘을 쏟아붓고, 마음을 다한다"며 "이 작품에서 저는 '온 마음을 다 한다는 건 뭘까'라는 걸 느꼈었다. 제가 너무나도 무서웠지만, 결국 마주하게 된 '약한영웅'의 한준희 감독님, 유수민 감독님께 너무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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