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스포츠
포토
스투툰
신부 윤시윤 '탄생', 뜨거운 신념 [무비뷰]
작성 : 2022년 12월 01일(목) 17:00

탄생 / 사진=영화 포스터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김대건 신부의 연대기가 151분 동안 펼쳐진다. 천주교의 역사, 용어에 대한 지식 없이는 긴 여정의 의미를 단번에 이해하긴 어렵다. 다만 자신을 희생하며 지킨 신념만은 뜨겁게 남는다.

영화 '탄생'(감독 박흥식·제작 민영화사)은 조선 근대의 길을 열어젖힌 개척자 청년 김대건(윤시윤)의 위대한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이야기는 천주교 박해가 이루어지던 조선, 15세 김대건이 세례를 받으면서부터 시작된다. 세례명 안드레아를 받게 된 김대건은 조선 최초의 신부가 되라는 운명을 받아들이고 신학생 동기 최양업(이호원), 최방제(임현수)와 마카오 유학길에 나선다.

김대건은 호기심 많은 성격과 학구력으로 라틴어, 불어 등의 외국어와 신학을 빠르게 습득하며 성장한다.

하지만 조선의 천주교 박해가 극단적으로 치닫고, 아편 전쟁, 외세 침략 등으로 국제 정세가 어지러워진다.

신부가 된 김대건은 조선으로 되돌아가기 위해 바닷길을 모색하고, 국경지대를 넘으며 고군분투한다. 마침내 조선으로 돌아왔지만, 외국인 신부가 잠입할 길을 개척하려다 체포돼 순교한다.

탄생 / 사진=탄생 스틸컷


김대건은 조선 최초의 신부이자 2021년 유네스코가 선정한 세계기념인물이다. '탄생'은 이런 김대건이 천주교 사제가 되고 순교에 이르는 숭고한 과정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김대건 신부의 10년 간의 여정을 더 담아내려 고민한 흔적도 엿보인다. 김대건이 마카오 유학서 받은 사제 교육, 불란서 극동 함대 사령관 세실의 에리곤호 승선 과정, 라파엘호 서해 횡단 등의 상황들이 연도별로 자세히 풀이된다. 더불어 영국과 중국의 아편 전쟁, 조선을 침략하려는 유럽의 정세 등 당시 역사적 상황도 더해져 의미를 남긴다.

김대건을 연기한 배우 윤시윤의 열연은 '탄생'을 뜨겁게 채운다. 단순히 종교인을 넘어서, 청년 김대건의 뜨거움 을 보여줬다. 특히 호기심만이 가득했던 얼굴에서 신부로 거듭난 뒤 순교할 때 보여준 표정은 신념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장편의 역사책 한 권을 읽은 듯한 '탄생'은 신념의 숭고함을 담아낸 것은 분명하다. 다만, 천주교에 대한 지식, 용어에 대한 기본적 이해 없이는 '탄생'의 재미를 느끼기 어렵다. 역사적 배경은 종교적인 상황과 밀접하게 설명돼 마치 지식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하다. 여기에 불어와 라틴어 등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 외국어 대사까지 더해져 몰입이 힘들다. 151분의 러닝타임이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럼에도 박흥식 감독의 말처럼 김대건 신부의 헌신, 용기는 천주교인만이 아니라 많은 이들이 알아야 하는 역사적인 뜻을 지닌다. 더불어 윤시윤이 배우로서 한 단계 성장한 모습도 볼 수 있는 영화 '탄생'이다. 30일 개봉.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ent@stoo.com]
스투 주요뉴스
최신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