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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수저' 최원영이 말하는 '연기자의 특권' [인터뷰]
작성 : 2022년 11월 23일(수) 12:27

금수저 최원영 인터뷰 / 사진=사람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배우 최원영은 캐릭터나 연기에 대해 연구할 때 '숨을 불어넣는다'는 표현을 사용했다. 그의 말대로 캐릭터를 드라마로 현실화하고 구체화시키는 작업은 연기자의 손에 달려있었다. 최원영의 연기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그가 마치 조각가와 겹쳐 보였다.

22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사람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최원영과 만나 MBC 드라마 '금수저'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금수저'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아이가 우연히 얻게 된 금수저를 통해 부잣집에서 태어난 친구와 운명을 바꿔 후천적 금수저가 된 인생 어드벤처 이야기를 담은 작품. 최원영이 맡은 '황현도'는 돈과 권력 등 '탐욕'을 위해 뭐든 하는 인물이다. 그게 타인의 인생 그리고 생명마저 빼앗는 일이라도.

특히 '금수저'는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웹툰 속 황현도와 약간 달라진 부분에 대해 최원영은 "드라마로 각색이 되면서 원작과 다른 방향으로 다르게 소개된 부분이 있다. 저는 드라마의 전체적인 기획에 포커스 맞춰 역할을 생각해 임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캐릭터 구현 자체는 쉽지 않았다. 그는 "흥미로웠던 인물이다.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인물이기도 하다. 동화 속에 있을 법한 인물을 현실 기반으로 일으켜 세워야 하는데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대본대로 지향해야하는 부분이 있지만 그걸 구체화시키는 것은 저의 몫이고 어찌보면 배우의 특권일 수 있다. 많이 고민하면서 고통스러운 데 그게 재미있어서 연기자를 하는 것 같다"고 의연하게 말하는 그였다.

금수저 최원영 인터뷰 / 사진=MBC 제공


그렇다면 최원영은 어떻게 황현도를 '일으켜' 세웠을까. 최원영은 "이 인물의 기본 틀이 있는데, 나와있지 않은 부분이나 소개되지 않은 부분도 찾으려고 했다. 그게 이해가 되어야 사람의 숨을 불어넣은 인물로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얜 어떻게 태어났을까'로 시작해서 캐릭터 배경 등 디테일한 설정을 세운다고.

걸음걸이나 신발까지 신경쓴다는 그는 "옷을 입더라도 관객에게 시각적인 느낌을 주기 위해 (황현도는) 차갑고 쨍한 느낌을 단추 하나도 금속으로 바꿔서 외형적으로 다듬었다"고 밝혔다.

또한 "내적으론 결국 이 인물이 관계에서 생기는 갈등과 마찰이기에 그걸 잘 받고 잘 내주어야 할 의무가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극 중의 모든 인물과 (현장에서도 계속) 소통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황현도란 인물은 분명 피도 눈물도 없는 악인이었다. 그러나 최원영은 그저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극 중 황현도의 몫이 악역의 이미지로 주인공과 갈등 대립하지 않나. 그 지점을 수행하되, 악역이라고 생각하며 연기하지 않았다"면서 "유독 도드라져 보이는 거다. 돈과 권력 가치관, 시간, 질서 이런 것들을 월등히 뛰어난 집념을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 지점을 극대화해 연기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오랜 연기 경력을 통한 노련함이 있는 최원영이었지만, 그런 그에게도 어려운 부분은 있었다. 최원영은 "현도가 하는 언행이 올바르지 않은 건 믿어 의심치 않는데, ('가난은 질병이야' 같이) 바늘 같은 대사를 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닌 건 분명한 것 같다. 저는 역할을 수행 중이니까 논리적으로는 맞는 말 같다. 그런데 이 인물은 결국 궤변을 남에게 설득시키고 말하는데 (나는) '그게 말도 안 돼'라고 받아들이면 안 됐다. 그걸 수긍하기 위해 애를 먹었다"며 캐릭터에 녹아들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또 확실하게 황현도가 되기 위해 그는 "어떤 부분은 논리정연하게 말하기보다 감정을 쌓아 몰아붙이는 것도 있지 않나. (논리보다는 감정적으로 목소리 높이는) 그런 방법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금수저 최원영 인터뷰 / 사진=사람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러면서 서로 '이승천'과 '황태용'을 오가며 연기해야 했던 배우 육성재와 이종원을 언급했다. 최원영은 "처음엔 정신없었다. '너 승천이냐, 태용이냐?' 이러면서(웃음). 두 분은 나보다 더 어려웠을 거다. 그런데 너무 잘하더라. 열심히 애써서 더 해보겠다고 하는 모습들이 같은 배우로서 감격스러웠고, 저도 힘내서 잘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 부분은 좀 이렇게 해줬으면 좋겠는데' 하는 아쉬움 같은 것도 없이 (육성재, 이종원이) 유연하게 연기해줬다"며 극찬도 잊지 않았다.

황현도는 목표를 향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기계 같은 인물이지만, '인물'로서 숨을 불어넣기 위한 최원영의 노력들 덕분이었을까. 온화한 캐릭터도 많이 소화했지만 이번 황현도라는 악역 캐릭터를 통해서도 많은 호평을 받았다.

이러한 평가에 대해 그는 "재미있게 봐주시고 감사한 일이다. 그만큼 사랑받을 수 있는 기쁨이 어디 있겠나"라며 "주어진 역할과 캐릭터를 소화할 때, 저도 충만해서 하다보니 내 일을 할 만큼 최선을 다했다는 만족감. 그리고 제가 한 결과물을 가지고 대중이 됐든 상사가 됐든 영향을 미쳤을 때 공유할 수 있는 것만큼 기쁜 일이 없는 것 같다. 연기도 마찬가지다. 그러고 싶어서 노력하고 있다. 잘해보고 싶다"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본인의 만족감도 높았을까. 최원영은 "만족도라는 게 어떤 기준인지 모르겠지만, 어떤 작품이든 '내가 진짜 잘했다'고 생각할 수 있는 배우는 없을 거다. 늘 아쉽고 '좀 더 잘 해낼 수 있지 않았을까' 그런 지점이 늘 남아있다. 그저 다행스러운 건 작품을 재미있게 봐준 시청자 분들의 반응이나 결과가 나왔을 때 수혜를 입는 정도다. 스스로가 만족한다 이런 느낌은 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연기를 통해) 다양하게 역할을 소화할 수 있다는, 확장되는 기회가 된 것 같아 개인적으로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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