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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빼미', 올바르게 '본다'는 것은 [무비뷰]
작성 : 2022년 11월 22일(화) 16:02

올빼미 리뷰 /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과연 우리는 '진실'을 보고 그걸 말할 용기가 있을까. 또한 진실을 밝히지 못한다면, 그것이 올바르게 보고 있는 걸까. '올빼미'는 그렇게 끝없는 질문을 던진다.

영화 '올빼미'(감독 안태진·제작 씨제스엔터테인먼트)는 밤에만 앞이 보이는 맹인 침술사 천경수(류준열)가 소현세자(김성철)의 죽음을 목격한 후 진실을 밝히기 위해 벌이는 하룻밤의 사투를 그린 스릴러다.

이야기는 소경인 천경수가 침술 실력을 인정받아 궁에 입성하며 시작된다. 뛰어난 침술 실력을 가진 소경인 천경수는 밤에만 앞이 보이는 주맹증을 가진 사실을 숨기고 궁 생활을 시작한다.

그즈음 병자호란 후 청나라로 끌려갔던 소현세자가 8년 만에 돌아온다. 소현세자는 소경 침의인 천경수의 주맹증 사실을 알게 되고, 그에게 호의를 보인다.

그러나 인조(유해진)와 정치적 갈등을 빚게 된 소현세자는 어느 날 밤,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그 범인을 목격한 유일한 인물은 천경수다.

과연 천경수는 그날 밤 목격한 진실을 밝히고, 궁 안에 드리운 음모를 파헤칠 수 있을까.

올빼미 리뷰 /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올빼미'는 '소현세자가 마치 약물에 중독돼 죽은 사람 같았다'는 인조실록의 한 줄에서 출발했다. 뼈대인 역사적 사실에 상상력으로 채운 팩션(Faction)을 과실로 만들었다.

특히 소현세자의 죽음을 파헤치는 이가 평범한 이가 아닌 '주맹증'을 앓고 있는 침의라는 점이 흥미롭다. 이미 공공연한 역사적 사실에 예상치 못한 허구의 인물이 등장하며 극의 긴장감을 극도로 끌어올린다.

모두가 볼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하고, '소경놈'이라 멸시했던 이가 사실은 모든 진실을 봤다는 점이 아이러니하다. 천경수는 자신의 비밀을 알게 된 소현세자에게 "사람들은 맹인이 보는 걸 싫어한다. 본 것도 못 본 척해야 한다"고 말한다. '올빼미'에선 모두가 볼 수 없던 것을, 보고도 못 본 척했던 것을 오로지 '소경' 천경수만이 응시한다. 그렇게 '올빼미'는 '본다'의 의미를 재정립하고, 관객들에게 메시지를 전한다.

여기엔 맹인 침술사 천경수 역을 맡은 배우 류준열의 호연이 빛났다. 촛불이 켜져 있는 동안, 공허한 눈빛을 한 천경수는 암흑이 찾아오는 순간 또렷이 눈을 빛낸다. 류준열은 안광만으로 그 미세한 차이를 표현한다.

또한 천경수가 마주하는 인조 역의 배우 유해진은 존재만으로도 위압감을 준다. 탐욕으로 가득 차 위태로운 인조는 금방이라도 흘러넘칠 것 같다. 보고도 못 본 척 감춰야 하는 천경수와 그를 꿰뚫어 보는 것만 같은 형형한 눈빛의 인조를 만들어내는 유해진이다.

역사라는 '진실'에 더해진 몇 가지 상상력은 극에 더욱 깊은 풍미를 더한다. 과연 관객들이 '올빼미'를 통해 제대로 '볼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23일 개봉.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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