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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으로 존중받고 싶었다" 오메가엑스, 꿈 때문에 참았던 대표 갑질+성추행 [ST현장]
작성 : 2022년 11월 16일(수) 16:00

오메가엑스 소속사 전속계약 해지 관련 기자회견 / 사진=방규현 기자

[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그룹 오메가 엑스가 '두 번째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그동안 감내해왔던 소속사 강 대표의 갑질 및 성추행 만행을 폭로했다.

16일 그룹 오메가 엑스(OMEGA X)가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변호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오메가엑스 멤버 11인(재한, 휘찬, 세빈, 한겸, 태동, XEN, 제현, KEVIN, 정훈, 혁, 예찬)과 함께 법률대리인 노종언·서주연 변호사가 자리했다. 멤버들은 검은 수트를 입고 굳은 표정으로 취재진이 가득한 기자회견 현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먼저 오메가엑스는 모두발언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리더 재한은 참지 않으면 마지막 기회가 사라질 것이란 두려움 때문에 지금까지 인내해왔다며 "이런 일에 시간낭비 하고 싶지 않았다. 기다려 주시는 팬분들을 위해 참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맏형으로서, 리더로서 멤버들을 보며 멤버들이 무너질까, 우리 꿈이 무너질까 두려운 마음에 참고 버텨왔다"라고 입을 열었다.

경연 프로그램을 통해 오메가엑스로 두 번째 데뷔한 멤버들에겐 이번이 간절하고 포기할 수 없는 마지막 기회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더 이상 참고 버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고 저희와 같은 꿈을 꾸는 모두를 위해 용기를 내기로 결심했다"라며 소속사 강 대표의 만행을 폭로했다.

멤버들 주장에 따르면 강 대표는 멤버들에게 강제로 술을 마시게 하고 대표라는 점을 이용해 성희롱 발언하거나 허벅지를 마지고 손을 잡거나 얼굴을 만지는 등 성추행을 일삼았다. 술자리 동석을 거부하면 "다음 앨범은 없다"라고 말하는 강 대표 때문에 멤버들은 강제로 술자리에 참석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대해 서지연 변호사는 업무상 위력에 의한 성추행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멤버들에게 메신저와 전화를 수시로 하고 '박박 기어라', '죽여버린다' 폭언만 아니라 "너희 때문에 극단적인 선택을 할 것"이라고 협박해 멤버들을 불안에 떨게 했다. 이 때문에 일부 멤버는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 상황이었다.

오메가엑스 소속사 전속계약 해지 관련 기자회견 / 사진=방규현 기자


예찬은 "황 의장과 강 대표는 '우리는 부모님이 되고 싶은 사람'이라면서 저희에게 잘해주는 것 같아 신뢰하고 따라가고자 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저희의 가치관과 인생에 계속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험이 반복됐다. 개인적 푸념도 들어줘야 했고 연습시간도 빼앗기고 강 대표에게 불려 간 멤버들을 기다리는 날이 많았다"면서 "가스라이팅을 당한 자신이 바보같고 화도 많이 났다. 형들의 희생이 미안해서 (강 대표와) 술자리에 자진해 앉은 적도 있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했다. 이후 애써 장난치고 넘기는 게 습관이 됐다"라고 고백했다.

그러면서도 "세상에 보이고 싶지 않았던 모습으로 보이게 됐으나, 음악과 좋은 무대로 보답하고 싶다"라고 무대과 음악에 대한 포기하지 않는 갈망을 드러냈다.

오메가엑스는 강 대표의 만행을 알리면서 "사람으로서 존중받고 싶었을 뿐이다"라고 호소했다.

1년 넘게 지속적인 학대와 가스라이팅에 노출된 멤버들은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한겸은 "11명 모두 두 번째 기회인만큼 팬분들께 해체라는 말을 들려드리고 싶지 않았다. 연습, 스케줄 중간 또는 일정이 끝난 뒤에도 만취한 강 대표에게 걸려온 전화를 받으면서 집에 오면 전화가 올까 봐 초조하고 불안한 날이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이 때문에 정신과 치료를 받게 된 한겸은 진동소리와 핸드폰 알람소리, 진동과 비슷한 음악 베이스 소리만 들어도 불안감이 찾아와서 일상 생활에도 지장이 있는 상태였다.

한 번은 강 대표와 대화 중 (상담을 받던 때가 아니라 공황장애인 줄 모르고) 숨이 안 쉬어져 자신의 상태를 전했지만, 강 대표의 말에 오히려 충격을 받았다고. 한겸은 "'한겸 공황장애 기사로 7인 체제 활동 기사 나가겠네?'이런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그때부터 저녁마다 강대표가 했던 말들 '너네 때문에 극단적 선택할거야' 이러면 저희가 가해자가 될까봐 두려움에 떨었다"라고 전했다

이어 재한은 "모든 멤버들이 불안감과 공황증세를 보일 때가 있다. 저 역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여성 분들의 하이톤의 목소리만 들어도 흠칫 놀랄 정도로 불안감을 갖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멤버들의 고통 호소와 대표의 갑질이 알려진 뒤에도 소속사 측은 보호나 사과 대신 협박을 선택했다. 정훈은 "귀국 후에도 진심어린 사과는 단 한번도 받지 못했다. 오히려 군대 문제를 거론하면서, 터무니없는 정산서를 보내면서 협박을 일삼았다"라며 더 이상 소속사 측과 대화를 할 수 없다고 판단해 법률 도움을 받아 소송을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터무니없는 정산서는 멤버들에게 멤버들 때문에 빚이 생겼으니 인당 3~4억의 빚을 대신 갚으라는 내용증명이었다.

기자회견서 눈물 흘리는 오메가 엑스 재한 / 사진=방규현 기자


노종언 변호사는 멤버들의 뜻에 따라 소속사 스파이어엔터테인먼트에 계약 해지 통보하고 금일자로 전속계약효력정기가처분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형사 고소, 위자료 청구 등 법적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형사 고소 혐의점에 대해 "일단 폭행, 협박,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강제추행, 부당한 공갈미수 등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전속계약 해지를 최우선 과제로 보고 위자료는 신속히 산정해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 대표와 공동 대표로 알려진 황 의장은 방조 혐의를 받는다. 멤버들이 수차례 황 의장에게 강 대표의 갑질 등을 호소했으나, 황 의장은 이 사실을 인지하고도 묵살한 것으로 전해진다. 노 변호사는 "모른 것이 아니라 방조라고 보기 때문에 황 의장에게도 손해배상과 형사에 대한 책임을 물을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멤버들은 지속적 활동을 위해 그룹명 상표권을 출원했다. 노 변호사는 "멤버들 요청으로 법무법인 이름으로 '오메가엑스' 상표권이 출원된 상태다.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게 되면 양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계획에 대해 재한은 "지금까지 달려온 만큼 저희 오메가 엑스 멤버들과 팬분들을 지키고 싶어서 저희가 포기하지 않았다. 팬분들과 함께 11명이 좋은 무대에 다시 설 수 있도록 많은 가능성을 열어두고 고민하고 있다. 향후 활동을 관심 가져주시면 감사하겠다"라고 전했다.

최근 멤버 11인이 함께 새롭게 개설한 SNS를 통해서도 팬들과 소통을 이어갈 방침이다. 재한은 "그 누구보다 팬 분들의 힘이 있었기에 11명 멤버 모두가 이자리까지 올 수 있었고 용기를 낼 수 있었다. 저희 11명은 포기하지 않고 좋은 모습으로 음악하고 노래하며 인사드리고 싶다"라고 감사 인사를 전하며 끝내 참았던 눈물 흘렸다.

[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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