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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값' 진선규의 시그니처 탄생 [인터뷰]
작성 : 2022년 11월 16일(수) 09:10

몸값 진선규 / 사진=티빙 제공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빨간색 속옷, 장화, 점퍼. 배우 진선규가 자신만의 시그니처를 만들어냈다. '몸값'으로 강렬하면서도 날 것 그대로의 캐릭터를 그려낸 진선규다.

'몸값'(극본 전우성·연출 전우성)은 서로의 몸값을 두고 흥정하던 세 사람이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에 갇힌 후, 각자 마지막 기회를 붙잡기 위해 위험한 거래를 시작하며 광기의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진선규는 극 중 몸값을 흥정하던 중 뜻밖의 위기에 휘말리는 노형수 역을 맡아 연기했다.

'몸값'은 이충현 감독의 동명의 단편 영화를 총 6부작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극 초반부 외엔 원작과 전혀 다른 이야기로 흘러나가 새로움을 안겼다.

진선규는 "단편 영화를 아주 좋아했다. 장편으로 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뒷부분들이 흥미롭더라. 이들이 하는 말들이 진짜일까, 가짜일까 하는 궁금증이 커서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바로 하고 싶다고 연락했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진서규가 보여준 노형수는 원작과 달리 개성이 넘치는 인물이었다. 그는 "단편에서의 노형수는 굉장히 세고 무서운 느낌이 있다. 그러나 6부작을 끌고 가려면 전체적으로 무섭고 삭막해서만은 안 되겠단 생각을 했다. 그래서 노형수를 어리숙하면서도 순간적인 똑똑함을 지닌 캐릭터로 그리고 싶었다. 또 오로지 살기 위해 행동하는 사람, 말도 안 되는 농담을 던질 수 있는 인물로 보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극 후반부로 갈수록 노형수가 진짜 경찰인지 헷갈리게 하는 요소도 존재했다. 진선규 역시 해당 장면에 대해 "제일 재밌어하는 부분이었다. 새로운 사람을 어떤 정보 없이 만났을 때 상대의 말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모를 때가 있지 않냐. 노형수도 그랬다. 정말 경찰일지 아닐지 믿음이 왔다갔다 하는 느낌이 좋았고, 그 재미로 연기했다"고 말했다.

진선규는 내내 속옷과 장화, 외투 한 개만 입고 열연했다. 민망했을 법한 스타일링이지만 오히려 끝까지 고수하고 싶었다고. 진선규는 "속옷만 입고 연기하는 게 처음엔 민망하긴 했었지만, 원테이크로 길게 찍다 보니 무대 위에 있는 느낌이 들었다. 속옷 차림으로 10~15분 연기하고 있으니 민망하거나 불편한 느낌이 없어지더라"며 "되려 속옷만 입고도 불쾌하지 않게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캐릭터란 점이 매력적이었다. 그래서 저 역시 처음부터 옷을 입지 않아도 되겠다고 말했지만, 안전상에 이유로 후반부에는 바지, 상의를 입게 됐다"고 밝혔다.

특히 노형수 스타일링에 애정을 쏟은 진서규는 "'원피스'란 만화를 좋아한다. 거기에 한 프랭키란 캐릭터가 노형수와 같이 팬티만 입고 나온다. 귀엽기도 하면서 하나의 시그니처가 된다. 프랭키처럼 속옷과 장화, 잠바가 나중에 '노형수 룩'으로 보여줄 수 있는 시그니처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감독님과 얘기를 나눴고, 상의한 부분이 잘 보여지지 않았나 싶다"고 전했다.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 장률과 전종서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던 그다. 진선규는 "전종서는 가지고 있는 유니크함과 독특함이 좋은 배우다. 현장에서 즉각적으로 나오는 것을 잘 받아들이면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장률은 섬세함의 극치를 달리는 배우다. 상대를 배려하고, 상대 배우를 돋보이게 하는 것을 찾아내는 스타일을 지녔다. 특히 모든 장면과 컷에 대해 세부적인 질문을 많이 하더라. 기억에 남는 것 중 '이 장면에서 코로 숨을 쉬어야 할까요, 입으로 쉬어야 할까요'라고 물어보는데 그게 진짜 기억에 남았다. 연기에 대해서 이 정도로 섬세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 놀랐다"고 회상했다.

장률과의 액션신도 언급했다. 진선규는 "장률과 액션 촬영 하기 전 한 달 전부터 연습을 많이 했다. 칼, 업어치기, 주먹다짐 등 굉장히 연습을 많이 했었기 때문에 현장에서는 다른 장면보다 빨리 끝날 정도로 합이 잘 맞았다. 육체적으로 힘든 건 장면마다 있었지만, 액션신은 특히 연습이 잘 됐어서 안 힘들게 빨리 끝난 것 같다"고 웃었다.

원테이크로 촬영됐던 탓에 액션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연습량이 상당했다고. 진선규는 "카메라, 모든 스태프들이 한 번에 다 움직여야 했다. 카메라가 움직이는 동선에 따라서 이동해야해 하루 종일 연습했다. 다 집중하고 긴장하고 있었다. 다들 열심히 하는데 대사가 틀리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긴 시간 촬영을 진행하면서 변수를 무난하게 받아들이고 현장에 있는 것처럼 하는 연습을 여러 번 했다"고 털어놨다.

노력은 성적으로도 이어졌다. '몸값'은 티빙 주간 유료가입기여자수와 공개 첫 주 시청UV 모두 1위에 오르며 실제 기대 이상의 성적을 얻었다.

이에 시즌2에 대한 질문을 받자 진선규는 "원래 시즌을 생각하지 않고 만들어 놓은 시나리오다. 시즌2를 두고 결말을 만들진 않았다. 하지만 반응이 좋아지고, 많은 분들이 원하면 무언가가 또 일어날지도 모르겠다"고 웃었다.


진선규는 올해 '몸값' 외에도 다수 OTT작품, 예능에 출연하며 영역을 넓히고 있다. 그는 "몇 년 동안 영화만 해왔었다. 그런 와중에 OTT, 예능을 하게 됐다. 예능을 못하는 배우라고 생각해 몇 번 고사하기도 했다. 근데 이번에 해보니까 내가 그냥 만들어 둔 울타리였던 거 같다. 누구와 하느냐에 따라 영화처럼 그 이상의 퀄리티가 생기더라"며 "섣불리 무엇만 해야지 보단 좋은 배우랑 함께면 무얼 해도 괜찮다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추후 활동 계획에 대해 "'경이로운 소문 시즌2'를 촬영 중이다. 내년엔 드라마로 찾아뵐 것 같다. 또 코로나19 기간 동안 찍어놨었던 '카운트'라는 복싱 영화와 '너와 나의 계절'이란 음악 영화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뭐든 나오면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고 웃었다.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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